세상과 타협한 교회(계 2:12-17), 김덕선 목사

 

'버가모'는 서머나 북쪽 약 100km되는 곳에 위치한 수도로 300미터 정도의 언덕 위에 성채가 세워진 도시입니다. 버가모는 요새지란 뜻으로 현재는 베르그라러 불립니다. 이곳은 에베소와 서머나가 상업적으로 아시아의 중심 역할을 한 반면에 문화적인 측면에서 아시아의 중심부 역할을 했습니다 . 버가모 유적 중 유명한 것은 에베소, 알렉산드리아와 함께 장서 20만권을 보유한 당대 최고로 뽑힌 도서관이 있었습니다. 이곳은 지혜의 신인 아테나, 풍요와 결혼의 신인 데메테르, 술의 신인 디노니소스 등 다양한 신들을 숭배하였고, 로마황제 숭배의 중심적인 역할을 핟엿던 곳입니다.

 

버가모는 아스클레피온 신전으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신전 안의 돌 기둥 안에는 뱀의 형상들이 부조되어 있는데 아스클레피오스는 의료의 신입니다. 버가모는 로마의 식민지가 되기 전에 헬라 문화가 가장 꽃피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버가모라는 단어는 양피지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버가모에서 세상과 타협하는 목회자나 교인들은 사회에서 우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반면에 세상과 타협하기를 거부했던 목회자와 교인들은 가난하고 핍박을 받고 순교를 당하였습니다.   

 

1.버가모 교회에 나타나신 주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본문 12절입니다. “버가모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좌우에 날선 검을 가지신 이가 이르시되.” 좌우에 날선 검을 가지신 이로 나타나셨습니다. 좌우에 날선 검,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대적들을 심판하시는 모습을 가리킵니다(2:16;19:15, 21) '검'은 권위와 능력을 가진 심판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으로 버가모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발람의 교훈을 따르는 자들과 대적하여 심판하실 것임을 시사합니다.

2.버가모 교회에 대한 칭찬과 책망

버가모 교회에 대한 칭찬

본문 13절입니다. “네가 어디에 사는지를 내가 아노니 거기는 사탄의 권좌가 있는 대라 내가 내 이름을 굳게 잡아서 내 충성된 증인 안디바가 너희 가운데 곧 사탄이 사는 곳에서 죽임을 당할 때에도 나를 믿는 믿음을 저버리지 아니하였도다.” 버가모 교회가 어디에 사는 것을 내가 안다는 것은 버가모 교회의 신자들이 어떤 어려움 가운데서 신앙생활하고 있는지를 안다는 것입니다. 즉 버가모가 황제 숭배와 온갖 우상 숭배의 중심지였기에 그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당하는 고난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안디바의 우상숭배에도 굴하지 않고 순교당하였습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따르는 것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버가모 교회에 대한 책망

버가모 교회는 외부의 박해는 이겨냈지만 내부의 유혹에는 넘어간 교회였습니다.  버가모 교인들 가운데 일부는 충성스러운 믿음의 증인이었지만 부분적으로는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본문 14절입니다. “그러나 네게 두어 가지 책망할 것이 있나니 거기 네게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발람이 발락을 가르쳐 이스라엘 자손 앞에 걸림돌을 놓아 우상을 제물을 먹게 하였고 또 행음하게 하였느니라 이와 같이 네게도 니골라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

 

발람의 교훈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여금 이방사람들 잡혼(雜婚)을 하게 하고 우상 숭배하도록 미혹하였습니다 (민 25:1, 2). 우상숭배란 하나님보다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더 사랑하는 것입니다(벧전 4:2-5). 발람은 모압 여인을 통해 이스라엘을 유혹하여 우상숭배와 참여하고 음행하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24000명이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이러한 '발람의 교훈'은 신약성경에서 (벧후2:15; 유1:11) 경계해야 할 교훈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당시 버가모도 특히 우상 숭배가 많은 지역이었고,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를 먹는 형식으로 세상과 타협하였습니다. 따라서 버가모 교인들이 우상 숭배에 동참하고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니골라당의 교훈은 발람의 교훈을 가리킵니다. '발람'은 어원적으로 '백성을 정복하라'는 의미의 '니골라당'과 동일한 의미를 가집니다. 니골라당은 방종하는 자들이었습니다.

 

본문 16절입니다. “그러므로 회개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속히 가서 내 입의 검으로 그들과 싸우리라.” 발람의 교훈을 받아들인 것에 회개하여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회복하지 아니하면  마치 하나님이 발람의 추종자들을 칼로 심판하셨던 것처럼(민 31:8) 심판하실 것임을 예고합니다. 주의 말씀은 성도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 주지만 불신자들에게는 영원한 정죄와 심판의 말씀이 됩니다

3. 버가모 교회에 주신 약속

본문 17절입니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감추었던 만나를 주고 또 흰 돌을 줄 터인데 그 돌 위에 새 이름을 기록한 것이 있나니 받는 자 밖에는 그 이름을 알 사람이 없느니라.”여기서 이기는 자란 발람의 교훈, 니골라당의 교훈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믿음으로 승리한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환난 가운데 믿음을 지킴으로 승리한 자는 어린 양의 혼인잔치에 참여하는 영광, 새 이름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감추었던 만나'는 후손들을 위해 언약궤 안에 두었던 만나 항아리가(출16:32-34; 히9:4) 솔로몬의 성전이 파괴될 때에 예레미야 혹은 천사에 의해 감추어졌다가 장차 메시야 왕국에서 공개 된다는 유대 전설을 반영한 것입니다. 즉 '감추어진 만나'는 생명나무의 열매와 마찬가지로(7절) 하나님께서 생명의 떡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의 나라에서 주실 영원한 생명을 상징합니다. '흰 돌'은 신자의 상징이며(벧전 2:5, 6)하나님 나라에서 신앙의 정절을 지킨 승리자에게 주는 상급이며, 영광스런 하나님 나라의 잔치에 참여케 하는 상급을 가리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