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잃어버린 장갑

liefd 2025. 1. 2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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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 전에 음성에 계신 모 장로님(90)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노회의 임원들과 찾아뵙고 왔습니다.

 

그 장로님은 목회자와 교회를 얼마나 잘 섬기시는지 문득문득 생각이 나는 그런 분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 마음이 상하고 힘들 때 그분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기억을 잘 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되어서 좀 알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부탁드리고 찾아갔습니다.

 

저희 일행을 보는 순간 너무 반가워하셨습니다.

 

특히 저를 알어 보시면서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뭔데 이렇게 귀하신 분들이 멀리까지 찾아오셨다고 어린애처럼 좋아하셨습니다.

 

문제는 식사 하시면서 계속 그 말씀을 한 열 번이나 반복하셨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침해에 걸리면 안좋은 이야기를 자꾸 반복하시는데, 이 장로님은 좋은 이야기를 반복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믿고 안 믿고의 차이입니다.

 

맛있는 닭도리탕 식사를 대접받고 올라오면서 참으로 보람이 있고 흐뭇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함께 가셨던 다른 장로님이 혹시 스타렉스에 자신의 장갑이 없는지 확인해 달라는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 장로님은 장갑을 차에 두고 내렸던 것입니다.

 

제가 그 장갑을 카렌스 차 운전석 보조석에 보관해 놓고 다음에 갖다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후에 그 장로님이 삼성병원에 오셨다가 우리 교회에 들려서 장갑을 찾아가시겠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그 장갑을 미리 챙기려고 카렌스에 가서 보니 장갑이 없는 것입니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내에게 전화해 보니카렌스 차에  장갑이 있어서 집에 장롱에 두었다는 것입니다.

 

아뿔사 제가 침해에 걸린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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