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종말, 토드로즈
인간 만사에서는 오랫동안 당연시해왔던 문제들에도 때때로 물음표를 달아볼 필요가 있다
.- 버트런드 러셀, 영국의 철학자-
어느새 우리가 선두 그룹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속도보다, 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우리 스스로 찾고 세워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여기에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4차산업혁명의 물결은 산업 분야를 넘어 사회 전 분야로 급격히 퍼져 나가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이버 세상과 현실 세계가 연결되고,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세상에 살게 됐다.
예전에는 ‘평균’이라는 개념에 묻혀 무시될 수밖에 없었던 개개인의 특기와 장점을 고려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됐고, 사회의 발전은 이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세상으로 진입했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면 중·고등학교 내내 우수한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 한순간의 일탈도 허용되지 않고 자기가 속한 집단의 평균보다 늘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위인전에서 흔히 보는 위대한 인물들은 거의 예외 없이 ‘열등’과 ‘실수’의 유소년기를 보냈다. 우리는 그런 과정을 통해 자기 스스로 깨우쳐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학습 과정이라고 말한다.
9개 항목의 치수 중 5개 항목에 한정한 경우에서도 평균치에 든 여성은 3,864명의 참가자들 가운데 40명도 되지 않았다.
9개의 전체 항목에서 평균치에 가까운 여성은 마사 스키드모어까지 포함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대니얼스의 조사에서 평균 체격의 조종사라는 것은 없다고 밝혀졌듯 ‘노르마’ 닮은꼴 찾기 대회에서도 평균 체격의 여성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증명됐다.
앞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될 테지만 평균적인 신체 치수 따위는 없듯 평균적인 재능, 평균적인 지능, 평균적인 성격 같은 것도 없다. 평균적 학생이나 평균적 직원도 없고 그 점에서라면 평균적 두뇌 역시 없다. 이러한 일상화된 개념들 모두는 잘못된 과학적 상상이 빚어낸 허상이다.
사실 내가 인생 반전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처음엔 직관에 따라, 또 그 뒤엔 의식적 결심에 따라 개개인성의 원칙을 따랐기 때문이었다. -
테일러는 평균주의의 중심 지침, 즉 개개인성의 등한시 개념을 채택함으로써 업계의 비효율성을 체계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과거에는 인간이 최우선이었다면 미래에는 시스템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
테일러는 1906년 한 강연에서 사원들과 관리자들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우리의 조직에서는 인간의 창의력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그 어떤 창의력도 필요치 않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시키는 대로 명령에 순종하고 시키면 바로바로 행동에 옮기는 태도입니다.”
1918년에 테일러는 이 개념에 몰입해 야심 찬 기계공학자들 앞에서 비슷한 견해의 조언을 전했다. “모든 인간에게는 매일같이, 또 해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묻고 또 물어야 할 두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내가 지금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와 (중략) ‘이 사람이 나에게 바라는 일은 무엇인가?’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여러분의 뜻이 아닌 여러분을 지휘하는 그 사람의 뜻을 섬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