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통해서 배우는 지혜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저자로 알고 있는 나관중은 마지막에 나타나 이전에 있던 모든 것을 수집하고 취사선택과 정리를 거쳐 오늘날의 형태로 완성시킨 사람이 아닌가 한다.
삼국이란 위나라, 촉나라, 오나라를 가리킨다.
중국 사람들의 말에 젊어서는 삼국지를 읽고, 늙어서는 삼국지를 읽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삼국지에는 젊은이들의 용기와 포부를 길러주고 사려 깊게 하는 어떤 것이 담겨져 있다는 뜻이다.
정치로부터 그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면 민중은 종교적인 구원에 의지하게 된다.
늙은이가 유비에게 ‘너는 어째서 두 번째로 나를 업고 건널 생각을 했느냐? 잃어버리는 것과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의 차이입니다. 제가 두 번째로 건너기를 마다하게 되면 첫 번째의 수고로움마저 값을 일게 됩니다. 그러나 한 번 더 건너면 앞서의 수고로움도 두 배로 셈쳐 받게 되지 않겠습니까?
-산상 수훈의 오리를 가자면 십리를 가는 것
사람이 학문을 닦음은 장사치가 귀한 구슬을 구해 살 사람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세상을 위해 쓰지 않을 바에야 학문을 닦아 무엇하겠습니까?
그 고목은 우리 한조였습니다. 나무가 오래되면 높이 있는 가지부터 마릅니다. 그리고 땅에 가까이 올수록 살아있는 것들이 늘지만 그것도 고목의 줄기에서 시작한 가지는 오잖아 말라들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뿌리는 의지했으되 땅의 힘을 빌려 새로 돋은가지는 싱싱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반드시 또 하나의 거목으로 자라리라 믿어집니다. 자는 바로 그런 가지가 되고 싶습니다(유비가 그의 어머니에게)
기성의 권위가 날고 부패하여 흔들리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지적인 계층이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전통의 권위를 옹호하려는 쪽으로, 그들은 자기들이 의지해온 권위가 흔들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열정적으로 그 회복에 몸과 마음을 바친다.
다른 하나는 전통의 권위로부터 탈주하는 쪽이다. 그들 중에 야심과 능력을 겸비한 자는 스스로 새로운 권위가 되어 기존의 체제에 도전하고, 거기에 이르지 못하는 자는 나름대로 선택한 새로운 권위를 위해 낡은 권위를 타도하는데 앞장선다. 좋은 뜻으로는 혁명가이고, 나쁜 뜻으로는 반역자이다.
대항 엘리트의 유형은 네 가지이다.
그 첫 번째는 열정도 재능도 없이 혁명에 참가하는 자들이다.
너무나 쉽게 무너진다는 점에서는 없는 것과 크게 다름이 없다.
두 번째는 혁면 운동에 필요한 재능, 즉 음모나 조직과 선동의 능력은 있으나 열정과 그에 따르는 신념이 없는 부류이다.
이들은 혁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동안에는 놀랄말한 일을 한다. 그러나 기성의 권위가 뜻밖에 완강하게 버티거나 거세게 반격해 오면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세 번째는 혁명에 필요한 재능은 없고 열정만 있는 분류이다
가장 많이 희생하면서도 가장 적게 얻는 부류이다.
마지막이 열정과 재능 한 몸에 지닌 경우이다.
이들이야말로 모든 대항 집단의 핵심세력이 미래의 새로운 권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
비록 정의일지라도 지나치게 독선에 흐르면 화가 따른다는 이치를 마일제는 헤아렸던 것이다(왕윤의 죽음).
가장 못한 치자는 주색과 재물을 탐하고, 그 웃길은 땅을 탐하며, 가장 나은 치자는 사람을 탐한다고 한다.
의로움은 진정을 버리지 않는 것이요, 충성스러움은 죽음을 돌보지 않는 것이라 했습니다(관우의 글).
대장부가 천지간에 태어나서 주인 하나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섬겼으니 그것은 바로 용서할 수 없는 무지다(원소의 전풍).
거기다가 유현덕은 아직 자신이 무엇 때문에 수고는 많아도 얻는 게 없는 자를 모르고 있네. 다시 말해 아직도 자신을 이해 무예와 용맹이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 못지않게 머리를 써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깨닫지 못하더란 말일세. 언제나 있는 사람들끼리 머리를 맞추어 의논해 보고 거기 따라서 그때 그때 일해 나가다가 되면 되고 안되면 그만이라는 식이지(제갈공명).
조조가 정확한 상벌과 능력에 따른 훈작에 의해 부리는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두려움을 아울러 느끼게 했던 것에 비해 유비는 끈끈한 인정과 몽롱한 충의에 호소하여 아랫 사람들로부터 혈연에 버금가는 애정과 오랜 벗 같은 믿음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팔았던 사람들의 사이는 거래가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러나 주고 받았던 사람들의 사이는 그 주고받음이 끝나도 이어지는 그 무엇이 있다. 나는 어떤 이득을 위해 내몰리면 그들을 팔아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유비는 애초에 이득을 사지 않았기에 이득으로 팔아버릴 수가 없다(조조의 말).
조조는 거의 일관되게 사욕으로 주인을 팔아먹은 자는 죽였고, 아무리 자신에게 매섭게 저항해도 그 주인을 위해 힘을 다한 이는 되도록 해치지 않으려고 했다.
무릇 장수된 사람은 굳셈과 부드러움을 함께 갖춰 서로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지나치게 용맹만 믿지 말라. 용맹만 믿는다면 이는 한낱 이름없는 자나 싸워 이길 수 있을 뿐이다(조조가 하후연에게).
옥은 부서질지언정 그 흰빛을 갈려 하지 않고 대나무는 불탈지언정 그 곧음을 잊으려 하지 않는다(관우가 제갈근에게).
사귐을 끊을 때는 나쁜 말이 나지 않게 하고, 떠나가는 신하는 원망을 하지 마라(맹달이 유비에게).
성인께서 말씀하시길 “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따라 주지 아니한다”고 했으나 대왕께서는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오히려 그 미워함을 받게 된다는 것을 들어 보지 못했습니까?(공명이 한중왕 유비에게)
병법에 이르기를 바깥에서 쳐들어오는 군사는 배가 되어야 하고 안에서 지키는 군사는 절반이라도 이길 수 있다.
한중왕 유비의 말, 새는 죽을 때 그 소리가 슬프고 사람은 죽을 때, 말이 착하다 했다.
유빈의 민중적 인기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사람에 대한 추자이다. 유비는 어떤 경우에도 사람을 희생시키는 법이 없고, 그가 이끄는 집단의 결속을 남달리 굳게 해주었다. 그는 속이 넓고 굳세면서도 남에게 너그럽고 후했다.
유비가 죽으면서 남긴 말, 악한 일은 작다고 해서 하는 법이 없게 하라. 착한 일은 작다고 해서 하지 않는 법이 없게 하라.
적의 마음을 치는 게 으뜸이요, 적의 성을 치는 것은 그만 못하다.
병법에 이르기를 그 뜻하지 않는 곳으로 나아가고 준비없는 곳을 친다(공명)
전쟁이란 우연과 행운의 요소에도 많이 좌우되건만 공명은 조금도 그런 요소에 도박을 걸어보려 하지 않았다. 언제나 완벽하게 갖추어진 정면승부로 나아가려 하다 보니 위에게 시간을 주고. 끝내는 위와 촉이 가지는 국력의 본질적인 차이에 밀리게 되고 만다는 것이다.
성인께서 이르시기를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 일을 어지럽히게 된다고 했다.
군사를 맞설 때는 다섯 가지 원칙이 있다.
싸울 수 있을 때는 마땅히 싸워야 하고, 싸울 수 없을 때눈 마땅히 지켜야 하고, 지킬 수 없을 때는 마땅히 달아나야 하고, 달아날 수 없을 때는 마땅히 항복해야 하고, 항복할 수 없을 때는 마땅히 죽어야 한다.
삼국지연의 취급하는 시대는 황건적이 일어나는 서기 183년부터 오가 망하는 282년 약 100년간이며 공명이 죽는 232년은 꼭 그 가운데에 해당된다. 그런데 연의의 5/6는 전반에 바쳐지고, 나머지 50년은 겨우 1/6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