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의 기도(삼상 2:4-11), 김덕선 목사
오늘 본문의 기도는 한나가 자식이 없음으로 말미암아 겪어야 했던 슬픔과 원통함과 괴로움으로부터 자기를 구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개인적 기도이고 승리의 노래입니다. 그러나 이 기도는 단지 한 개인의 기도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몇 구절만 예를 들면, 4절에서 " 용사의 활은 꺾이고 넘어진 자는 힘으로 띠를 띠도다" 한 것이나, 8절에서 "가난한 자를 진토에서 일으키시며 빈궁한 자를 거름더미에서 올리사 귀족들과 함께 앉게 하시며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시는도다. 땅의 기둥들은 여호와의 것이라. 여호와께서 세계를 그것들 위에 세우셨도다" 한 것이나, 10절에서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는 산산이 깨어질 것이라. 하늘에서 우레로 그들을 치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땅 끝까지 심판을 내리시고 자기 왕에게 힘을 주시며 자기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의 뿔을 높이시리로다" 한 것입니다.
한나의 기도는 개인의 삶의 여건이 달라졌음을 기뻐하고 감사하는 기도를 넘어서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가 뒤바뀌게 될 것임을 미리 보여주는 예언적 기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남편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면서도 아이를 낳지 못해 수치와 멸시를 당하며 슬픔과 고통의 날을 보내던 한나가 하나님의 은혜로 아들 사무엘을 낳음으로써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당당하게 머리를 들 수 있는 여인이 된 사실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역사의 변화의 징표로 사용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과 은총을 누린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충성과 순종의 열매를 맺지 못하고 주위의 이방족속들로부터 멸시와 침탈에 시달리는 굴욕적인 상태에서 다윗왕의 출현으로 만방의 경의와 칭송을 받을 영화로운 왕조로 변화될 것임을 예견케 하는 징표로 사용하신 것이었습니다. 한나가 훗날 다윗왕의 출현을 미리 알았던 몰랐던 하나님께서는 그의 입을 통해 이스라엘을 향하신 당신의 뜻을 미리 나타내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 한나의 기도는 개인의 기도를 넘어서서 하나님에 의한 이스라엘 민족의 승리를 노래하는 예언적 찬가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나의 기도 속에서 그 어떤 것보다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이신지를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시고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유일하신 하나님이시며, 반석처럼 신뢰할 수 있는 견고하고 불변하는 우리의 피난처이신 하나님이시라고 2절에서는 노래합니다: "여호와와 같이 거룩하신 이가 없으시니 이는 주 밖에 다른 이가 없고 우리 하나님 같은 반석도 없으심이니이다." 3절 하반절에서는 "여호와는 지식의 하나님이시라. 행동을 달아 보시느니라" 라고 합니다. 여기서 "행동"이란 인간의 악한 짓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모든 악한 행위를 다 알고 계시며 정확하고 공의롭게 심판하신다는 말입니다.
7절에 보면 "여호와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 라고 했습니다. 인간사회의 만사가 다 하나님의 주권과 능력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여호와는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 스올에 내리게도 하시고 거기에서 올리기도 하시는도다"(6절). 생명과 죽음까지도 하나님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9절에서는 "그가 그의 거룩한 자들의 발을 지키실 것이요 악인들을 흑암 중에서 잠잠하게 하시리니 힘으로는 이길 사람이 없음이로다" 라고 합니다. "발을 지킨다"는 것은 미끄러지지 않게 한다는 뜻입니다. 미끄러짐은 패배의 상징입니다. 따라서 "그가 그의 거룩한 자들의 발을 지키실 것이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거룩하고 의로운 백성들로 하여금 결코 패배함이 없이 궁극적인 승리를 거두도록 지켜주신다는 뜻입니다.
"흑암 중에서 잠잠하게 한다"는 말은 죽어서 조용하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악인들을 흑암 중에서 잠잠하게 하시리라"는 것은 악인들이 아무리 자기들이 옳고 잘났다고 떠들어도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의의 심판을 내리시고 멸망케 하신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의로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지혜와 권능을 피할 자는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안에 그의 백성의 힘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언제나 당할 자 없는 하나님의 힘 안에서 위로와 소망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께 항상 순종해야 하는 것입니다.
9절 하반절에서 이미 하나님께는 "힘으로는 이길 사람이 없다" , 10절 상반절에서도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는 산산이 깨어질 것이라. 하늘에서 우레로 그들을 치시리라" 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에게 순종하는 이들은 어디에서도 영원히 복될 것임을 10절 하반절에서는 이같이 노래합니다: "여호와께서 땅 끝까지 심판을 내리시고 자기 왕에게 힘을 주시며 자기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의 뿔을 높이시리로다."
한나의 기도 속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우주만물의 창조주이시고 모든 생명과 역사의 주인이시며 의로운 심판자이신 하나님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특히 한나의 기도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은 역사를 반전시키시는 하나님이심을 주목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자식을 낳지 못해 슬퍼하고 원통해하며 괴로워하던 여인을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머리를 드는 여인으로 역전시키셨습니다. 그리고 그 여인의 입을 통해 개인의 처지뿐 아니라 한 민족의 역사를 반전시키시는 하나님을 노래하게 하십니다.
5절에서는 "풍족하던 자들은 양식을 위하여 품을 팔고, 주리던 자들은 다시 주리지 아니하도다. 전에 임신하지 못하던 자는 일곱을 낳았고, 많은 자녀를 둔 자는 쇠약하도다" 라고 합니다. "가난한 자를 진토에서 일으키시며 빈궁한 자를 거름더미에서 올리사 귀족들과 함께 앉게 하시며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시는도다" 합니다(8절).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의 출생을 통하여 한 여인의 삶을 반전시키셨고, 다윗의 출현을 통해 이스라엘의 역사를 반전시키셨습니다. 그리고 다윗의 자손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태어나게 하심으로써 세상의 역사와 우리 모두의 삶을 반전시키신 것입니다. 우리를 죄인에서 의인으로 반전시키셨습니다. 하나님과 원수 된 자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반전시키셨습니다. 저주와 죽음의 자리에서 구원과 영생의 나라에로 반전시키신 것입니다.
역사를 반전시키시는 하나님과 그가 보여주신 반전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모든 위로와 소망과 힘과 용기를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한나처럼 우리도 하나님으로 인해 즐거워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뿔이 하나님으로 인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입이 우리를 적대시하는 자들을 향하여 크게 열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주의 구원으로 인해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가 의지할 반석이십니다.
따라서 우리를 향해 심히 교만한 말을 하며 오만하게 행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지식의 하나님이십니다. 악한 자들의 모든 행적을 정확하게 심판하실 것입니다. 지금 권세를 휘두르는 자들의 활은 꺾이고 지금 그들에 의해 넘어진 이들이 힘으로 띠를 띠게 될 것입니다. 지금 불의하게 풍족한 자들은 양식을 위하여 품을 팔게 되고 의롭게 주리던 이들은 다시 주리지 않도록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실 것입니다. 정직하여 가난한 이들을 진토에서 일으키시며 깨끗하여 빈궁한 이들을 거름더미에서 올리셔서 귀족처럼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실 것입니다.
거룩한 백성들의 발을 지키실 것이며 악인들을 흑암 중에서 잠잠하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치심으로 산산이 깨어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의 구석구석까지 의의 심판을 내리시고 택하여 세우실 지도자에게 힘을 주시며 그가 머리를 높이 들게 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한나의 기도를 통해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려지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