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과 외경, 위경
1977년, 우리나라 기독교와 카톨릭이 힘을 합하여 펴낸 공동번역 성경은 기독교가 사용하는 성경은 전체가 66권인데 비해, 카톨릭이 사용하는 공동번역 성경은 78권이었다. 그 이유는 카톨릭은 기독교에서는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는 집회서, 유딧, 에스델을 비롯한 외경 12권이 구약에 포함되었기 때문이었다.
정경이란 이처럼 성경에 포함된 책이고, 외경이란 정경에 포함되지 않은 유대인의 저작물로서 성경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는 유대 문헌을 말한다. 정경과 외경에 포함되지 않는 비성경적 유대인의 저작을 위경이라 한다.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처음으로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70인역 성경이었다. 주전 3세기경 히브리어를 모르는 유대인들을 위해(디아스포라) 이스라엘 12지파를 대표하는 72명의 장로들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모여 히브리어로 된 구약 성경을 그리스어(헬라어)로 번역한 성경으로 초대교회의 공식적인 성경이었으며, 알렉산드리아 성경이라고도 불렸다. 초대교회는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유대인들에게서 이 구약 성경을 전해 받았다.
그런데 알렉산드리아 성경은 히브리어 성경에 없는 문서, 즉 외경을 15권이나 추가했다. 주후 90년경에 유대학자들은 팔레스타인의 지중해 연안 도시 얌니아에서 모여 최종적으로 구약성경의 범위를 정했는데, 히브리어로 기록된 성경 이외의 문서들은 내용과 관계없이 정경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한 결정에 따라 구약 성경이 39권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그리스어를 사용하던 유대인들은 여전히 외경이 포함된 알렉산드리아 성경을 애용했는데, 이후로 구약 성경은 두 갈래로 갈라지게 되었다. 즉, 히브리어로 된 성경만 정경으로 인정하고 외경을 거부하는 팔레스타인 성경과 그리스어로 번역된 외경이 포함된 알렉산드리아 성경이 그것이다. 로마 카톨릭 교회는 알렉산드리아 성경을 받아들여 기독교보다 구약성경의 권수가 많게 된 것이다.
세월이 흐르자 교회들이 그리스어로 된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그로 인해 라틴어 번역본들 역시 종류가 많아지면서 어떤 성경이 더 정확한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16세기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 정경의 범위를 결정하는 문제로 논란이 빚어졌고, 뛰어난 성경학자였던 마르틴 루터는 처음부터 정경에 관한 확고한 입장을 취했는데 그는 히브리어로 된 성경만 정경으로 인정하고 15권의 외경을 거부했다. 루터의 영향으로 기독교인들은 외경을 제외한 39권만 구약성경으로 받아들였다.
그러자 외경을 포함시킨 알렉산드리아 성경을 받아들여 사용하던 카톨릭은 1545년에 소집된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기존의 외경 15권중 3권을 제외한 12권을 정경으로 간주하기로 공식적으로 결정했다. 그 결과 오늘날 카톨릭의 성경은 기독교보다 12권이 많은 78권이 된 것이다.
정경과 외경에도 포함되지 않는 유대인의 저작을 위경이라 한다. 위경이란 하나님의 사람뿐 아니라 유대인 랍비들 전체가 거부한 비성경적인 책들을 말한다. 역사적인 오류와 뚜렷한 이단성을 포함하고 있는 위경은 구약시대가 종료되고 신약시대가 시작되기 전에 많이 등장했다
성경 형성 과정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의 모세오경 다음으로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 열왕기라는 역사서가 있는데 이들 성경을 초기 선지서(전기 예언서)라고도 불렀다. 역사서는 일반적으로 신명기의 율법적 관점에서 기록되어, 율법대로 살면 축복을 받지만 율법을 어기면 하나님의 저주를 받는다는 율법주의적 사관을 가지고 있다. 이들 역사서는 기록 연대로 따지면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 시작인 주전 1400년경으로부터 포로시대인 주전 6세기 포로시대까지로, 많은 역사적 사실과 함께 역사를 통해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했다.
열왕기하 마지막 부분인 25장에 보면 유다왕 여호야긴이 바벨론에 잡혀갔다 석방되는 내용이 있는데 이때가 주전 600년경이다. 이것으로 보아 사무엘, 열왕기가 지금의 정경 형태로 완성된 것은 6세기 경 포로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후기선지서들은 포로기를 전후해서 다양한 선지자들에 의해 쓰여져, 포로 후에 정경으로 들어왔다고 보여진다.
성경의 각 권들이 정경으로 들어온 것은 율법서가 먼저이고 그 다음이 역사서를 포함한 선지서이다.
성경을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눅 24:44)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서 시편은 율법서와 선지서 다음으로 성경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율법서와 선지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유대인들은 성문서라 불렀다. 이들 성문서는 포로시대 이후 독립적으로 전승되어 오다가 정통 유대교에 의해 정경으로 인정되어 율법서와 선지서와 함께 성경 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모든 책이 처음부터 정경으로 지금의 성경에 들어온 것은 아니며, 정경의 기준은 에스라와 느헤미야 시대(주전 440년 경)에 유대교를 대표하는 회당의 서기관들과 그들의 전통을 따르는 사람들에 의해 정해졌다.
신약성경은 예수님의 부활 이후, 예수님의 말씀을 기록해야 된다는 필요성과 흩어진 교회에 성령의 영감으로 권면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시작되었다. 주후 90년에는 초대교회들이 바울의 서신을 돌려보기 시작했고, 100년에는 4복음서가 하나로 묶여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통용되기 시작했으며, 120년경에는 바울서신 13권이 하나로 묶여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통용되었다.
145년에는 초대교회가 신약성경의 모든 책을 권위 있는 성경으로 인정했다. 이때 인정한 신약성경은 오늘날의 성경과 거의 동일했다.
신약 27권이 정경으로 확정된 것은 397년 카르타고 종교회의에서였는데,
정경으로 정하는 기준은 1.성령의 영감성 2.사도성 3.얼마나 많이 읽혔는가였다.
히브리어 원문 구약성경의 순서와 편집(24권)
율법서 5권 :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초기선지서 4권 :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 열왕기
후기선지서 4권 :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소예언서(호세아-말라기)
성문서집 11권 : 시가 - 시편, 잠언, 욥기
다섯 두루마리 - 아가, 룻기, 전도, 애가, 에스더
역사 - 다니엘,
에스라-느헤미야(합하여 한 권) 역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