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는 변화의 핵심은, 한 마디로 정착문명의 긴 지배가 마감되고 드디어 유목이동문명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목민이란 영토가 아니라 사상을 중심으로 모이는 부류의 사람들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사람들이었다.
징기스칸이 정복한 땅은 777만 평방 km, 알렉산더 대왕 348만 평방 km, 나플레옹 평방115만 km, 히틀러 219만 평방 km, 세 정복자가 합친 것보다 훨씬 넓다.
징기스칸은 상상력을 통해서 바깥 세상에 대한 그리움을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제까지 적과 동지로 또는 주인과
노예로 길러서 싸웠던 몽골인들을 하나로 단합시켜서 밖으로 이끌고 나갔다. 그 일을 가능케 한 것은 다름 아닌 열정이었다. 그들을 신바람과 피눈물의 정신으로 무장하게 만들었던 무한한 열정이었다.
기업 인류학자인 김중순은 [문화를 알면 경영전략이 선다]라는 책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기업의 실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아랍 국가에서 술과 돼지고기가 금기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돼지가죽으로 만든 제품까지도 금기사항이라는 것은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어떤 미국 회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행할 중요한 사업계획을 오랜 기간 훌륭하게 작성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은 그 계획서를 들쳐보지도 않았다. 그 계획서를 보기 좋게 만든다고 계획서의 표지를 가죽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질문을 알아들었다는 표시로 하는 ‘예'를 동의와 승락의 표시로 이해해서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일본인들에 대해서 알지 못해서 일어나는 해프닝이다.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기업 모토는 ‘전략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오해와 갈등이 반복되는 원인은 통신수단의 문제도 인종과 언어의 문제도 아니다. 결국 문제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 부족, 더 나아가 인간 이해에 대한 부족 때문이다.
몽골 유목민의 리더였던 칭기스칸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유별났던 사람이다. 우선 그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알았다. 나의 부하(예수베이)는 참으로 훌륭한 용사다. 그래서 그는 모든 아랫사람들이 자기 같은 줄 안다. 자기만큼 하지 못하면
버럭 화를 낸다. 그런 사람은 절대 지휘관이 될 수 없다. 군대를 통솔하려면 병사들과 똑같이 갈증을 느끼고 똑같이 허기를 느끼며 똑같이 피곤해야 한다.
이점은 원정에 오르는 부하 수베에테이 장군에게 한 말에서는 이해할 수 있다. “등을 지고 있어도 서로 마주 보는 것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까운 데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면서 간다면 하늘도 그대에게 가호를 내릴 것이다.
몽골 제국의 이민 포용정책은 절대적이었다. 그래서 인종이 다르고 종교가 다른 정복지 사람들도 쉽게 몽골제국의 백성으로 편입될 수 있었다. 그러나 노예나 포로에게도 무한한 가능성과 충분한 기회를 주었다. 현지 예속민들도 과거 다른 정권 아래에서와 큰 차이 없이 살 수 있었다. 과거 부패한 정권이나 독재시대보다 세금이 훨씬 더 적은 경우도 많았다. 예속민들은 무역에서 생기는 관세 등만 납부하면 됐다. 그들은 이유 없이 약탈당하지 않았다.
징기스칸을 성공한 정복자로 만든 첫 번째 요소가 강인함이었다. 그는 불우하고 고난에 찬 어린 시절을 스스로 단련시키고 변해가면서 홀로 서기에 성공했다. 그는 적어도 세 차례의 시련을 겪었다. 첫째는 아버지가 독살된 후 먼 일가쯤되는 타이찌오트 가문 사람들이 테무진 가족을 버리고 가버린 것이다. 둘째는 말 도둑을 당했을 때이다. 셋째는 아내 버르테가 메르키족에게 납치된 일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그는 특유의 낙관적인 생각으로 그 불행을 맞았다. 비관론자는 실패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소재부터 따지지만, 낙관론자는 성공한다고 믿기 때문에 성사되는 방법을 생각하는 법이다.
징기스칸은 몽골인들을 굶주림과 전쟁의 공포로부터 해방시키고자 하는 신념에 찬 리더, 그리고 그 신념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신에 찬 리더였다. 단순한 전망이 아닌 신념의 낙관주의, 이것은 리더가 갖출 또 하나의 조건이다.
기업의 흥망과 성쇠는 궁극적으로 기업가의 사람됨에 달려있다.
세계적인 하이테크로 키운 이나모리 가지오 명예회장의 말이다. ‘그는 최고 경영자가 가져야 할 경영원칙으로 열정(passion)을 제시했다. 열정은 다시 7가지 머리 글자로 나뉜다. 이익(p), 야망(a), 진실(s), 용기(s), 혁신(i), 낙관(o), 인내(n) 등이다.
2005년 한국에서 열렸던 ‘글로벌 리더십 페스티벌’에서 미래가 요구하는 사람은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자신이 미래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있는 자아를 가진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1997년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폴 스톨츠는 지능지수(IQ)나 감성지수(EQ)보다 역경극복지수(AQ, advwersity quotient)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편을 가르는 순간 모든 것이 불완전해진다. 학연, 지연, 혈연, 끈으로 연결된 속칭 인맥사회다. 리더가 편을 나누는 순간은 불평과 불만, 반목과 질시라는 단어가 활개를 치기 시작하고 조직은 끝내 멈추어 서고 만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말하라.
진실한 말은 사람을 움직인다. 노닥거리는 말은 힘이 없다.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칭찬할 줄 아는 것은 리더의 필수조건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은 모두 감성 지수가 높았다고 한다. 감성지능은 자기인식, 자기규제, 동기부여, 감정이입, 사회성 등의 다섯 가지 요소로 이루어지며 믿음, 연민, 추진력, 자제력, 끈기 등이 위대한 지도자를 만드는 속성들이라는 것이다.
복종자가 아닌 추종자를 만들라
몽골사람들은 5대 가축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낙타, 소, 말, 양, 염소를 가리킨다. 그런데 이 짐승들이 풀을 뜯어 먹을 때면 순서가 있다. 맨 먼저 말이 서고, 그 다음 소, 마지막으로 염소와 양이 뒤따르는 식이다. 이런 현상은 말은 큰 풀만 엉성하게 뜯어 먹고, 맨 마지막에 서는 양은 아주 작은 풀까지 꼼꼼하게 뜯어먹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한다.
추종자가 많은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마음을 자신의 편으로 움직이게 하는 사람이다. 과거의 상명하복식 기업체제로부터 벗어나 상사와 부하의 관계가 아니라 동지의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
리더의 약속이 제국을 만든다.
몽골의 수도 울반바르트에 자리 잡은 복드 산에 가면 행운의 오보가 있다. 오보는 우리나라로 치면 상황당쯤 되는데, 길가는 행인이 들르거나 또는 사람들이 찾아가서 자기 소망이 이루어지라고 비는 곳이다. 돌을 던지면서 시계 방향으로 세 바퀴를 돌기만 하면 된다. 몽골 유목민들은 자기가 소망한 것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유별났던 민족이다. 믿음은 달리 보면 약속이다.
몽골인들은 절대로 식언을 하지 않는다. 법에 거짓말한 자는 처형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들은 거짓말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사목지신(徙木之信)이라는 말이 있다. 약속은 반드시 실천에 옮긴다는 뜻으로 [사기], [상군 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동지같은 참모, 참모같은 동지
리더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인간에 대한 편견이다. 동지같은 참모는 사라지고, 관료같은 참모만 남게 된다.
꿈을 결집시키는 자가 리더다
이것이야말로 리더가 반드시 가져야 할 필요충분조건이다.
징기스칸은 세 가지 중요한 정책을 시행한다. 그 첫째는 지연과 혈연 등은 철절히 무시하고 각 단위의 조직의 리더, 즉 십호장, 백호장, 천호장을 조직원들이 스스로 뽑도록 한 천호제였다. 두 번째는 케식텐이라는 교육제도를 들 수 있다. 엘리트를 모아 전투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전문교육을 시켰다. 세 번째는 코릴타라는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 방식이다.
가장 앞에서 가장 먼저 길을 열어라
리더십의 본질은 그 사람의 인격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것을 말해 주는 단어가 먼저, 혹은 솔선수범이다.
리더는 속도에 사활을 건다
속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는가? 모든 것을 경량화, 휴대화, 간소화해야 한다. 식기에 가까운 마상술도 속도중심의
사고이다. 말을 잘 타지 못하면 속도경쟁에서 완패한다. 몽골인은 갑옷을 입이 않았다. 옷 안에 일종의 스플링만 있는 허름한 군복을 개발했다. 속도는 선택이 아니라 승패와 사활을 가르는 문제이다.
성을 쌓는 자, 성을 넘는 자
몽골의 개는 낮에는 잠만 잔다. 밤이 되면 늑대가 쳐들어오는 것을 주인에게 알리는 보초 근무를 서야 가축을 지킬 수 있다. 늑대가 습격하면 양 200-300마리가 한 시간도 못돼 도륙된다. 늑대는 습성상 양을 한 마리씩 먹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부위만 뜯어먹고 또 다른 양을 공격한다.
성을 쌓는 일에 급급한 자, 혹은 정착민이란 쓸데없는 시간과 정력의 대부분을 하지 말아야 할 일과 안해도 될 일에 90%를 허비하고 겨우 남은 5-10%의 정열과 시간을 투자해서 해야 할 일을 한다. 하지만 성을 넘어서 이동하는 자, 혹은 유목민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인간들이다.
귀가 밝고 눈이 맑은 사람, 타인의 말을 들을 줄 알고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볼줄 알고, 생각할 줄 알고, 선택할 줄 아는 능력, 이것이 바로 동양적 지혜의 기원이다.
종종 사람들은 리더와 매니저를 혼동한다. 리더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아는 사람이다. 이 일을 해야 할 것인지, 아닌 지를 가릴 줄 아는 것이다 매니저는 주어진 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할 지를 아는 사람이다. 리더는 효과성에 초점을 맞추고, 매니저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다. 리더는 방향 설정에, 매니저는 실현방법에 에너지를 쏟는다.
리더는 앉아서 천리 밖과 소통한다. 몽골 사람을 만나면 ‘소인 사이항 요웬’이라고 인사한다. 무슨 새로운 소식이 없느냐는 뜻이다. 안부를 넘어 정보를 주고받는 게 유목민들의 인사법이다. 유목민들의 정보소집 능력은 생존을 위한 필수과목이다. 몽골인들은 평균 시력이 4.0이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몇 십리 밖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작은 날씨 변화도 기막히게 감지해낸다.
역참제에 대해 미국 워싱톤 포스트는 1995년 12월 31일자에서 인터넷이 발명되기 7세기 전에 몽골인들은 글로벌 통신망을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역참제는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스스로 최단거리를 찾아가는 시스템이다. 이것은 디지털 시스텝이다. 징기스칸에서 천리안의 정보를 제공한 또 다른 그룹은 포로출신인 장인, 기술자이다. 징기스칸이 정보전 못지않게 중시한 것은 심리전이다. 심리전에는 주로 대상들이 동원됐다. 리더로서 징기스칸의 뛰어난 점은 그가 늘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았다는 것이다.
신기술을 가진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몽골의 말들은 모두 등자를 메고 있다. 등자는 말을 탈 때 몸을 지지하는 다리 받침대이다. 받침대가 있어야 말을 타는 사람은 무게중심을 잡을 수 있다. 등자야말로 당시엔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었다.
칭기스칸은 몽골 민족의 미래를 여는 것은 기술이라는 것을 알았던 리더였다. 기술자라면 그는 적이든 동지든 노예든 여성이든 가리지 않고 우대했다.
징기스칸은 푸른군대는 당시에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부대였다. 군대의 효율성은 적은 병력으로 대병력을 물리치는 것을 뜻한다. 푸른군대는 편제는 천호제였다 그 조직에 군장과 신병기를 갖춘 공병단과 포병단을 천호대별로 배당해 호환성을 갖추었다.
성공신화에 중독되면 나타나는 첫 번째 병폐는 우상화이다. 두 번째 폐단은 이른 바 51%선호풍조 혹은 집착 풍조이다.
사람들은 똑같이 오늘을 살고 있지만 어제의 끝을 사는 사람들과 내일의 시작을 사는 사람들이다.
리더는 세계 속에서 태어나지만 세계 밖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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