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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신학교 어떻게 할 것인가?

by liefd 20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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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의 고민

 

기독교연합신문(아이굿뉴스)은 창간 28주년을 맞아 개혁주의생명신학실천신학회와 공동으로 설문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전국에 있는 신학대학원 11곳을 선정해 M.Div.과정을 밟고 있는 재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교회의 신학대학원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졸업 후 진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 계획에 대해 '목회자'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은 57%였으며, 목회자의 꿈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척 준비'를 하는 신학생은 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진행한 '신학대학원생의 의식과 사역에 대한 설문조사',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예비 목회자들의 생각 및 시각과 신학교육에 대한 만족도 전반을 알아보기 위해 기획됐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11개 신학대학원을 대상으로 정원에 비례해 300명의 표본을 뽑아 일대일 면접 형식으로 진행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신대원생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졸업 후 진로'라는 응답이 57.6%를 차지했다. 이어 결혼과 이성 문제가 39.0%, 경제적 어려움이 36.0%였다.

 

진로에 대한 계획에 대해 졸업 이후 '목회자'를 계획하고 있는 응답자는 53.3%, '선교사' 13.7%,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13.3%, '특수사역' 7.7%, '선교단체/NGO 등 기독교단체' 3.7%, '일반 교회사역' 2.7%, 기타 1% 순이었다. '목회자' 비전은 남학생이 57.4%로 여학생 29.5%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으며,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는 여학생은 25%4명 중 1명꼴이었다.

 

목회 사례비에 대해서는 '전임전도사'는 월 158만 원, '부목사'는 월 225만 원, '담임목사'는 월 304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지난 2012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담임목사 실제 사례비는 월 213만 원 수준이다.

 

신대원생들의 '본인에 대한 윤리의식'은 매우 엄격한 것으로,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인식은 비관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회 신뢰도 회복을 위한 개선점으로 '교인과 교회 지도자들의 신행불일치'(64.3%)를 가장 많이 꼽았고, '목회자 세금 납부' 문제는 신학생 5명 중 4(79.0%)'찬성한다'고 답했다.

 

 결과부터 말하면, 이번 설문조사에서 11개 신대원 재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백분위 점수로는 약간 만족매우 만족53.7%10명 중 5명 정도가 자신의 학교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 5점 척도로는 3.49. 그러나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2.3%로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약간 불만족’ 11%, ‘매우 불만적3%에 그쳤다.

 

학교별로 보면 학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은 고신대 90.5%, 합신대 81.3%였으며, 서울신대와 한세대, 총신대, 한신대, 장신대는 34.6% ~ 47.9% 사이에서 만족도를 보였다.

 

항목별 질문에서 설문 응답자들은 교수진에 대한 만족 비율이 70.3%(3.9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교육 커리큘럼51.3%(3.48)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성경공부와 영성훈련41.3%(3.27), ‘졸업 이후의 진로’ 35%(3.19), ‘장학금 제도 및 지원36.7%(3.12)으로 만족도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전반적인 만족도를 분석해 보면, 복음주의권의 학교와 에큐메니칼권의 학교 간 차이가 두드러진 점이 눈에 띈다. 성별과 연령에서는 만족도 차는 크지 않았지만, 복음주의 학교가 56.3%, 에큐권 학교는 47.1%가 지금 다니는 신대원에 만족한다고 보여 차이를 보였다.

 

세부항목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교수진에 대한 만족도가 복음주의 학교와 에큐메니칼 학교는 각각 75.3%57.6%, ‘성경공부와 영성훈련만족도가 46%29.4%로 상당한 간극을 보였다. ‘졸업 이후의 진로만족도가 25.9%38.6%로 차이가 컸다. ‘교육 커리큘럼48.2%52.6%, ‘장학금 제도 및 지원48.2%52.6%였으며, 학교시설만 에큐메니칼 학교들이 50.6%47.4%를 보인 비에큐메니칼 학교보다 앞섰다.

 

특히 교수진에 대한 만족도는 고신대합신대100%, ‘백석대91.3%, ‘침신대84.6%까지 답변했다. ‘감신대42.9%, ‘한신대’ 50%, ‘한세대’ 52.6%로 낮은 만족도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으로 A~E 등급까지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교육여건, 학사관리, 교육과정, 학생지원, 교육성과, 특성화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결과에 따라 재정지원 제한, 정원감축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근 교육부로부터 C~E등급을 받은 일부 신대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학교의 경쟁력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주체는 바로 학생들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학교에 몸담고 있는 신대원생들이 자신의 학교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지도 중요하게 살펴볼 대목이다.

 

총신대 신대원생 구현 전도사는 학생들의 역량과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학사일정이나 커리큘럼에 대한 불만족이 있다. 시스템을 넘어선 배려를 신대원생들은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감신대 신대원생 박근조 전도사는 현재 학교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아 학교 만족도가 낮게 나타난 부분이 이해된다. 교수진이 자리가 비어있는데도 다른 이유로 임용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수진 보강 필요성을 지적했다. 감신대의 경우 교수진만족도는 42.9%로 가장 낮게 조사됐다.

 

신대원생의 학업과 관련한 설문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들이 발견된다.

설문에서는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신학분야를 물었다. 이에 성서신학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9%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실천신학22.3%로 다음을 이었으며, 조직신학 15.7%, 선교신학 7.7%, 해방신학/민중신학 0/7%, 기타 1% 로 조사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복음주의권 학교의 신대원생들의 53%성서신학을 선택한 반면, 에큐메니칼 학교의 신대원생들은 36.3%만 선택했다. ‘실천신학은 각각 17.7%, 34.1%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양상에 대해 설문조사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합신대 이승진 교수는 복음주의권 신학생들은 성경과 같은 이론신학에 집중하는 반면에 에큐메니칼 신학생들은 목회실천과 연관성이 높은 데 더 집중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학생들은 학교에서 더 강화해 주었으면 하는 교육과 관련해서는 성경강해’(35.7%)영성훈련’(27.7%)을 주요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찬양인도(8.3%)와 설교방법(6.0%), 심방과 설교 노하우(3.0%) 등 실제적으로 도움도 바라고 있었다. ‘영성훈련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 가운데는 여학생50%, ‘전임전도사45%로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의 신학교육, 이대로 좋은가"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신학교육 주제로 학술대회 개최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는 기독교연합신문과 함께 23일 강성교회에서 한국의 신학교육,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열었다. © 뉴스파워 범영수

 

신학교육의 현실을 진단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는 기독교연합신문과 함께 23일 강성교회에서 한국의 신학교육,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열었다.

 

기독교연합신문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전국 주요 신학대학교 M.Div. 재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직접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설문작업에 함께 한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와 함께 신학교육의 방향성을 진단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준비됐다.

 

양병희 목사(기독교연합신문사 사장)본지는 창간 28주년을 맞아 국내 최초로 목회학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신학대학원생 300명을 표본 추출하여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 장차 한국교회 강단을 이끌어갈 예비 목회자들이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오늘 학술대회를 통해 조사결과가 더 구체화되고 한국신학교육에 새로운 비전과 대안이 제시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제발제에는 김상구 교수(백석대)와 이승진 교수(합신대)가 기독교연합신문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5년 한국 신대원생들의 의식과 사역에 관한 이해를 설명했다.

 

김상구 교수는 신학교육의 핵심 목표를 역사와 교회의 주인이신 삼위 하나님으로부터 목양의 소명을 받은 목회 후보생들을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주님의 몸된 교회를 섬길만한 유능한 자격과 인격을 구비한 목회자로 훈련하여 양성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김 교수는 이런 신학교의 목적에 외형적인 규모에서는 본래 목표를 잘 달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인가받은 신학대학교 및 대학원은 60개교 정도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하지만 한국 신학교들이 외형적 규모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안팎에서 신학교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신학교들이 21세기 들어 급감 혹은 다소 소강상태에 빠져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는 매년 떨어지고 있는 신학대학원 입학 경쟁률과 신대원생들의 소명의식 저하 및 인문학적 소양이나 학습능력 하향 등으로 잘 대변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00412, 국내 9개 신학대학교가 공동으로 신학교육개선공동연구협의회를 조직하고 1년간 신학교육 개선 방안에 대해 연구한 백서를 소개했다. 해당 백서는 신학교육의 문제점을 지나치게 이론신학 교육에 치우쳤다는 점과, 신학교와 목회 현장 사이의 분리현상으로 결론지었다.

 

김 교수의 설문조사 개요 설명이 끝난 후 이승진 교수(합신대)가 각 설문 항목별 설명에 들어갔다. 기독교연합신문의 설문조사는 신대원생들의 소명의식과 경건훈련 신학교육의 만족도 신학이론과 목회실천의 조화에 대한 이해의 정도 졸업 이후의 진로에 대한 이해와 그에 대한 준비 이상 4가지로 구분되어 진행됐다.

 

먼저 소명의식과 경건훈련 항목에서 현재의 신학생들은 대체로 고등학교 때(31.3%)나 혹은 대학교 재학 중(16%)에 신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또한 신대원 입학 동기는 목회자로서의 소명(57%)이 가장 많았고, 하나님의 계시/성령체험(14%), 신학 연구에 대한 관심(10.7%) 순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신학생들의 신대원 입학동기는 주로 자발적 동기(92%)로 시작되지만, 신학생 주변의 가족들과 지인들의 후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등학교 이전에 신학 전공을 고심하는 경우 부친이나 부모의 목회 활동이 자녀의 신대원 진학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목회자 가정 내에서의 기독교 신앙의 세대 간 전승과 직업으로서의 소명부여는 목회세습이라는 부정적 측면과 모태신앙으로 자라나 이로 인해 축적된 경험으로 사역의 연속성이 보장된다는 긍정적 시각이라는 양날의 검이 존재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목회자로의 소명을 후회하지 않는 비율이 신학생의 경우 25.7%, 목회자의 경우 65.6%로 나타나 일반 목회자들에 비해 신학생들이 훨씬 더 많이 소명을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학생들이 자신들의 소명을 후회하는 계기로는 교회 안에서 목회자 혹은 성도들과 갈등을 느낄 때(27.7%), 경제적 어려움(25.3%), 과중한 업무(25.3%), 그리고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 실추(24.7%)로 이 교수는 신학생들이 일반 담임목회자들보다 더 자신의 정체성이나 소명의식을 확고하게 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신학생들이 자신의 소명을 더욱 확고히 다지는 계기는 설교와 성도양육에 보람을 느낄 때(54.7%)와 개인적 기도와 말씀 묵상에 집중할 때(54%), 그리고 아직 구원받지 못한 영혼들이 많음을 느낄 때(26.7%), 신학교육의 깊이를 느낄 때(18.3%)로 나타났다.

 

신학생들의 경건생활과 관련해서는 기도시간이 신대원생의 경우 평균 52분으로 평균 2시간 42분의 일반목회자들과는 다소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 교수는 신학교육의 가장 우선적 목표는 사변적이고 추상적인 신학적 지식을 연구하는 것이 아닌, 성경을 통해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을 먼저 신학생 자신들이 생명으로 받아들여 그 진리를 교회 신자들에게 전수하는 목회적 역량을 구비하는 것이라며, 경건훈련들이 더욱 효과적이고 실제적으로 이뤄져 신학생들이 학문연구와 경건훈련이라는 신학교육의 두 수레바퀴가 제대로 굴러가도록 할 것을 지적했다.

 

신학교육의 만족도로는 교수진에 대한 만족도가 70.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기독교연합신문의 설문조사는 신학대를 에큐메니컬 신학교와 비 에큐메니컬 신학교로 나눠 조사했다. 전반적으로 비에큐메니컬 신학교 학생들이 에큐메니컬 신학교 학생들에 비해 신학교육의 전반적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 차이를 해당 신학교들이 신학교육의 목표를 어떻게 이해하고 신학교육 전반의 역량들을 어디에 쏟고 있는지에 관한 신학교육의 패러다임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에큐메니컬 신학교의 경우 학문적이고 이론적 교육에 치중하는 한편, 비에큐메니컬 신학교는 예비 목회자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교수는 대체로 비에큐메니칼 진영의 신학생들이 에큐메니컬 진영의 신학생들에 비해 교수진의 만족도와 교육커리큘럼 등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신학교육의 강조점을 단순히 이론적이고 사변적인 학문으로 집중할 때 그 부정적인 여파가 고스란히 신학교육 전반에 대한 신학생들의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신학교육에서 강화해야 할 점에 대한 항목을 묻는 질문에 성경강해(35.7%)와 영성훈련(27.7%)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설교방법(9%), 찬양인도(8.3%)와 리더십(5.7%), 교회행정(3.7%)이 뒤를 이었다.

 

신학이론과 목회실천의 조화에 대한 항목에서는 비에큐메니컬 신학생들은 성경과 같은 이론신학에 집중하는 반면, 에큐메니컬 신학생들은 목회실천과 연관성이 높은 실천신학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신도들을 향한 사회 윤리적 문제에 있어 에큐메니컬 신학생들은 비교적 관용적인 입장으로 나타났으며, 비에큐메니컬 신학생들은 자신과 동일한 수준의 윤리규범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에큐메니컬 신학교 신학생들이 기독교의 예수그리스도의 절대주의가 현대에 배타와 독선으로 비춰지면서 대사회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을 염두 해두며, 자신에게는 기독교적 윤리와 도덕을 엄격히 적용하더라도 일반 평신도들에게까지는 그대로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고려라는 긍정적 평가와, 신학교에서 배우는 기독교 진리와 윤리 실천을 그대로 일반 평신도들에게 분명히 가르치지 못하는 기독교 교육의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신대원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으로는 졸업 후 진로(57.3%)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이성문제 39%, 경제적 어려움 36%이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졸업 후 진로 부분에 있어서 신학생들은 현재 자신이 속한 교단의 위상이나 대외적 이미지 혹은 신뢰도가 고민의 수준에 반비례한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신학생들의 눈에 비친 현재 교회 교단의 모습이나 위상, 대외적 영향력의 정도는 곧 자신들이 관여할 미래 목회 사역의 청사진과 같은 의미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학생들은 졸업 후 자신의 진로를 대체로 목회자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신이 섬길 교회의 이상적 규모(주일예배 참석 장년 기준)를 평균 238명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는 담임목회자들의 평균치(450)와 개신교인들이 기대하는 평균치(627)에 비교해 굉장히 낮은 수치이다.

 

이 교수는 이 결과의 원인에 대해 현재 신학생들이 지역교회에서 맡고 있는 교육부서의 가시적이고 현실적인 규모가 담임목회자들이 현재 담임하고 있는 교회의 규모에 비해 다소 작다는 점 주일학교 쇠퇴로 인한 비관적인 한국교회의 미래 등의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백석학원 설립자인 장종현 박사의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는 선언을 인용하며, “한국의 신학교육기관들은 신학교 본연의 목표를 학문연구보다는 교회가 요청하는 유능한 목회자를 양성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제발제가 끝난 후 오후 세션에는 김순성 교수(고려신학대학원)와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이관직 교수(총신대)가 심층연구발표를 진행했다.

 

실천지향적 신학교육을 위한 방법론 및 실천적 제언을 발표한 김순성 교수는 전통적 신학교육이 현장과 괴리된 이론중심의 교육이 시행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신학교육의 방법론적 오류에 있다며 이런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이론과 실천을 통합하는 새로운 실천신학 모델의 정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급변하는 21세기 목회상황과 본격적인 쇠퇴기에 들어선 오늘의 목회환경 속에서 실천 지향적 신학교육은 한국교회의 미래가 걸린 시급성을 요하는 중대한 과업이라며, “이 일을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 및 시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신학교와 신학회, 범교단적 자원의 연대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목회자가 바라본 신학교육의 진단과 처방에 대해 논한 정성진 목사는 신학교의 난립으로 인한 목회자 수준 저질화와 대량 실업자 양산 등의 한국교회의 현실과 신학교의 문제를 지적하며 교단 차원에서 신학교를 개혁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교역자 과잉배출을 인정하고 줄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곧 통일이 될 것이고, 통일이 되면 남한의 목회자들이 북한으로 갈 것이라는 한국교회 판 통일대박론에 대해 정 목사는 이는 신학대학원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기독교연합신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응답 중 선교사를 지망하는 이는 13.7%에 불과하고 53.3%가 국내교회 목회자를 희망하고 있다. 정 목사는 이를 근거로 북한은 해외선교지와 진배없다. 그리고 언제 열리지 모르는 해외선교지이다며 북한선교를 바라보며 신학교 규모를 유지하자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앞으로의 신학교육에 대해 심화교육을 통한 목회자의 질적 향상과 은사중심의 전문목회자 양성교육 등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하며 교단과 신학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 교육의 연한을 늘려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회상담학자가 바라본 신학교육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이관직 교수는 교수와 신대원생과의 직접적인 대상관계 경험 부족 신앙적 부모/선배로서 교수들에 대한 이상화 경험 부족 신대원생들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탈진 신대원생들의 각종 중독현상 일부 교수들의 성격장애 인본주의적 학교행정 역기능적 교육 시스템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 교수는 목회자로서의 정체성 발달을 돕기 위한 지지와 공감경험 제공 기혼 신대원생 및 가족을 위한 기숙사 건립 및 운영 신대원생들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 제공 교수들의 정신건강 검진 및 심리치료 실시 교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학교 시스템으로의 변화 신대원 교육의 내실화 등을 선정했다.

 

이 교수는 신대원에 소속돼 있는 공동체가 힐링 공동체가 될 때 미래의 한국교회는 역기능적 요소 대신에 순기능적 요소가 많아질 것이라며, 마음을 새롭게 하는 갱신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권면했다.

 

 

 

신학생,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반복되는 목회자 적체, 개선방안 시급

 

 

"당장 교회를 개척해 목회를 시작할 수 있는 여건도 안 되고, 그렇다고 전임으로 목회를 할 기존 교회를 찾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죠.”

 

모 신학대학교 교정에서 만난 김 전도사. 2년 전에 신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는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학부 과정을 끝내면 곧바로 전임으로 목회를 할 수 있는 교단의 특성상 2년 전에 이미 목회를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상황은 그에게 녹록치 않았다. 먼저 교회를 개척한다는 건 그에게 버거운 일이었다. 하나님의 사역을 해내는 데 버겁다는 게 무어 그리 큰 문제냐 할지 모르지만, 그건 엄연한 현실이었다. 우선 교회 건물이 필요했고 최소한의 교회 구색을 갖추려면 아무리 작은 돈이라도 목돈이 필요했지만 김 전도사에게 그런 목돈은 없었다. 그러면 기존의 목회지에서 목회를 하면 될 것 아닌가. 하지만 그것도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 목회지가 어디 쉽게 생기나요? 그건 쉽게 말해 목회지에 빈 자리가 생겨야 된다는 말이거든요. 생각을 해 보세요. 한번 목회를 시작하면 큰 일이 없는 한 은퇴할 때까지 대략 70세까지 40년 간 목회를 하게 되는데, 은퇴하는 목회자 수에 비해 매년 배출되는 목회자후보생이 더 많으니저처럼 전임 목회지를 찾지 못하는 이들이 생겨나는 건 당연한 결과죠.”

 

게다가 기존의 목회지를 찾는 일도 교단 차원에서의 연계는 전혀 없고, 목회자후보생들이 벌여야 하는 각계전투여서, 순전히 인맥학연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현실에서 적절한 인맥도 학연도, 우연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던 김 전도사는 아직도 목회의 꿈(?)을 펼칠 장을 찾아서 오늘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목회자가 남아돈다

 

위의 사례가 소수 신학교졸업생 이야기라고? 그렇지 않다. 비록 각 교단의 목회자 양성과정의 특성에 따라 수적인 가감이 있을지언정, 이것은 한국 교회의 보편적 현실이다. 이런 목회지 부족에 따른 목회자 적체현상에 관한 한국 교회 전체의 통계적 수치는 없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은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으며, 비공식적이거나 미미하게나마 각 교단별로 연구되고 있는 실 정이다.

 

지난 해 장로교(통합)신학교수 세미나에서 발표된 한 보고서(‘교역자 수급대책에 관한 소고이용남·장로교총회 신학교육부장, 목사)에 따르면, 매해 적체되는 목회자후보생의 수가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400명에 이른다. 이것은 1995년에서 2000년까지 5년 간의 목회자후보생 수, 전체 교회 수, 교인 수, 성장 교인 수, 교역자 수, 은퇴 교역자 수 등의 통계 수치를 근거로 작성된 것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한일장로회신학대학교를 비롯한 7개 교회를 교단 산하로 두고 있는 장로교는 신학과를 비롯해 목회연구원 과정에 있는 이들을 합쳐 매년 900여 명의 목회자후보생을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목사는 이 보고서를 통해 매년 수급되고 있는 목회자 수가 500명 많게는 700명을 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적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 간 개척교회의 수를 통계적으로 볼 때 매년 380여 개라고 보고, 거기에 매년 은퇴하는 목회자를 340여명 가량으로 예상하여 380명에 합한다 하더라도 700여 명을 웃도는 수다. 그렇다면 매년 배출되는 900여 명의 목회후보생 중 목회지로 진출하는 비율은 크게 잡아도 80%를 넘지 못한다. 이것도 지난 5년 간의 개척교회 증가수가 평균적으로 380여 개인데 반해, 지난 3년 간의 개척교회 증가수는 170여 개인 것을 본다면, 교회 증가율이 저조할 경우 이조차도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감리교의 경우 목회자 적체 문제에 관해 공식적으로 연구된 바는 없지만, 미자립교회 문제를 연구한 보고서(‘미자립교회 정책 대안김일환·감리회 본부 국내선교부장, 목사)에서 관련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이 보고서는 2000년과 2001년의 서리 목회자(목사 안수 이전에 목회지로 부임하는 목회후보생) 파송 수를 각각 317, 413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매년 적체되는 목회자 수를 통계내고 있진 않지만, 감리교에서 매년 배출되는 목회자후보생의 수를 근거로 비율을 내 본다면, 적체 목회자 수를 추측해 볼 수 있다. 2000년과 2001년의 신학과 졸업생과 대학원 졸업생은 495, 589명이다. 이를 근거로 2000년에는 495명의 목회자후보생 중에서 317명만이, 2001년에는 589명중 413명만이 목회지로 부임한 것을 비율로 따져보면 각각 64%, 70%가 된다. 지난 2년 간 30%가 넘는 목회자후보생들이 목회현장으로 진출하지 못하고 적체되어 있는 셈이다.

 

위의 사례가 매년 배출되는 7,000여 명의 신학생, 3,000여 명의 목회자후보생들의 상황을 대표한다고 하기에는 좀 더 전체적인 통계작업과 조사를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한국교회수급조절세미나에서 발제한 황성철(총회신학대학원) 교수가 한국 교회 전체에 앞으로 10년 간 2,700여 명 정도의 목회자가 과잉 공급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본다면 목회자 적체 문제는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의미가 상실된 예배공동체

 

이렇게 계속되는 목회자 적체현상이 문제가 되는 것은 교회내에서 갖가지 부정적 문제들을 불러 일 으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선 미자립교회의 양산을 부추긴다. 목회지의 부족으로 인해 순수한 의미에서의 개척이 아니라 등떠밀리듯 하게 되는 개척교회 중 상당수가 미자립교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한국 교회에서 개척되는 교회들은 교인 수를 늘려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교단 지원금이나 선교 후원금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은 교회를 미자립교회가 되도록 만든다. 따라서 경제적으로나 교인 수로나 자립할 수 없는 미자립교회의 상태에서 부흥하는 길은 요원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또 목회자와 목회지를 연결하고 구조적으로 어떤 구조를 통해 목회지에 부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목회자는 당연히 학연이나 지연에 얽매일 수밖에 없게 된다. 지방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한 목회자후보생은 목회지가 부족한 현실에서 괜찮은목회지에 부임하기 위해서는 온갖 학연과 지연을 동원해야 하며, 게다가 그 지역의 가장 높은 목사에게 잘못 보여서는 그 곳에서 목회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통탄하기도 했다.

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맞지 않는 현실은 결국 목회자들을 어쩔 수 없이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게 해 목회지를 정치판 아닌 정치판으로 몰고가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몇 년 간 크게 문제가 됐던 한국 교회의 교회세습문제도 이런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한국교회의 심각한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한국 교회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부정적으로 바라볼 때, 이런 문제들이 계속적으로 누적된다면 교회는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예배공동체가 되지 못하고, 처절한 약육강식의 인간사와 생존법칙만이 남는 교회가 되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신학대학 졸업생들의 다양한 고민

 

그러나 이런 목회자 적체현상의 문제만큼 심각한 것은 목회로 진로를 정하지 않은 신학대학 졸업생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비록 신학대학이 목회자 양성 기관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신학대학의 전공과목 중에는 신학과만 있는 게 아니다. 최근 많은 신학대학들이 종합대학으로 변모하면서 신학과 관련된 다양한 관련학과들을 신설하고 있고, 단과 신학대학이라 할지라도 기독교교육학, 종교교육학 과나 교회 음악, 종교 철학과 등은 이미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넓게는 역사교육이나 유아교육, 사회복지학과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전공을 이수한 학생들 중 소수는 목회로 진로를 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목회가 아닌 다른 진로를 택하고 있다. 물론 비율이 매우 적기는 하지만 신학과 출신의 학생들 중에도 목회가 아닌 다른 진로를 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총신대학교 학생생활연구소에서 펴낸 한 연구 (‘졸업생들의 진로분석을 통한 진로지도의 모색김봉수 소장)에 따르면 2001년 졸업한 신학과 학생 중 40%가량의 학생들이 목회가 아닌 다른 진로를 택했으며, 종교교육과에서도 50%가 넘는 학생들이 목회가 아닌 다른 진로를 택했다. 영어교육과의 경우 16%만이 목회로 진로를 택했고 교회음악과의 경우도 단 10%만이 목회로 진로를 택했고 나머지 90%이상의 학생들이 목회 이외의 진로를 택했다.

 

중요한 것은 목회자가 아닌 다른 길을 택하려는 신학대학 졸업생들에게도 진로문제는 여전히 척박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서 당연한 결과가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문제는 현실이 관련학과를 신설한 이유에 부응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기독교교육이나 종교교육과 전공자는 교회교육 전문가로 육성되어 교회 현장에서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하며 교회 음악과의 경우도 교회에서 활동하는 교회음악전문가로 활동하는 것이 그 설립 취지다. 더불어 위의 연구에서 영어교육과는 실제 선교에서 일할 수 있는 인물들을 양성하는 데, 역사교육과는 기독교 역사철학을 배우게 함으로써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우리의 역사관을 바로 보고 역사신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비젼을 두고 있다라고 밝히듯이 다른 관련 학과의 취지도 모두 교회 현장에서 활동하는 것을 그 기초로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 현장은 그런 전문가들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전문영역화 돼 있지 못하다. 오로지 목회자중심으로 꾸려지고 있는 교회에서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의 개념이 자리잡기에는 현실이 아직은 척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년 배출되는 관련학과 졸업생들은 자신의 전문영역을 펼치기 위해 반드시 목사 안수를 받아야 하거나 자신의 전공과는 무관한 직업을 선택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으며, 적게는 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다른 학교로 편입을 해 다른 전공을 이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 전체에서 바라볼 때 엄청난 손실이다. 신학대학에서 4년 간 학업을 하며 관련학과에서 학위를 받은 이들 모두가 교회에서 활약할 또 다른 목회자요, 선교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선교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 역할을 감당해 내기에 교회는 아직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보인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크게 두 범주로 나눠볼 수 있는 신학생들의 현주소는 사뭇 다른 대안점을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신앙을 바탕으로 한 신학대학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함께 공부하고 신앙을 키워 온 이들은 현실적 진로를 앞에 두고 두가지로 양분되어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현실적 문제의 공통된 근본적인 원인에서 문제가 기인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신학대학이 지나치게 양적으로 비대해졌다는 점이다. 김일환(감리교 본부 국내선교부장) 목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엇보다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신학대학들이 생존을 위해서 지나치게 많은 신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목회자를 훈련시켜 배출하는 신학대학교육에 있어서 일할 수 있는 수급지 수요를 파악하여 입학 정원, 졸업 정원 제도를 고려하는 정책 변화가 있어야 해요. 그것이 없다면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거라 생각합니다.”.

 

지나친 양적 증가. 많은 신학대학들이 졸업이후 그들을 수요할 수 있는 교회 현장에 대한 고민없이 관련학과와 신학과 및 대학원 과정의 학생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왔고, 그것이 결국 목회자 적체현상을 부른 원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신학대학의 양적 조절을 위한 구조조정은 목회자 적체 현상을 위해 가장 우선 수행돼야 할 일이다. 이런 양적 조절은 김일환 목사가 지적하듯이 입학, 졸업생들의 수적인 조절과 더불어 각 교단별로 소속된 신학대학교의 숫자도 줄여야 한다. 평균적으로 각 교단들은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7,8개에 이르는 소속 신학대학교를 가지고 있으며, 대학원 과정도 다양하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수의 학교는 불필요하다. 학부든 대학원 과정이든 일원화된 창구와 제한된 수를 통해 수적인 조절이 필요하며, 이는 현재의 목회자 적체현상의 해소를 위한 일차적 대안이다. 또 신학과 이외의 교회음악, 기독교교육, 종교철학, 사회복지와 같은 다른 분야의 전공자들이 교회 현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회 활동 영역에 변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목회 이외의 진로를 택하는 많은 이들을 더 이상 교회 밖이 아니라, 교회 안에 수급함으로 인적 자원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신학생들의 진로의 새로운 모색일 뿐 아니라, 넓게는 선교 영역의 확장이 된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대안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현재 목회자 적체현상을 비롯한 신학대학생들의 진로문제에 해답이 되기에는 넘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그것은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일한 해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신학대학교나 학생들의 수를 무작정 줄이는 것은 신학대학교 자체의 존립과 맞물려 있으며, 각 교단별로 자신의 교단에서 많은 목회자를 배출하려는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있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어디서부터 시작돼야 하는 걸까.

 

여기에 대해 이후천(협성대학교 선교학) 교수는 수적인 감소나 구조적 변화보다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은 교단, 학교, 목회 현장 세 곳의 유기적 관계"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해결점은 학교, 목회현장, 교단 이 셋의 유기적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학생수를 줄여 공급을 감소시키는 것보다도 교단 차원에서 구조적 통제와 제도를 정착하는 것 이전에 세 곳의 밀접한 관계의 유지, 그리고 열린 대화가 가능한 분위기가 돼야 한다는 점이죠."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예배공동체. 그 참된 의미를 살리고 그 목회적 본분을 다하는 것. 그것이 사명과 신앙'을 바탕으로 공부하고 살아가는 신학대학생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며 본분이다. 또 그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이 암울한 현실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그러나 그런 모든 구조적, 정책적으로 개선돼야 하는 대안보다도 가장 시급한 건, 그 모든 대안을 가능케 하는 교단, 학교, 교회의 유기적 관계의 형성이며 자신의 이기적 이익관계를 벗어나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단초를 만드는 일이다

 

 

신학대 졸업 후 뭘 해야 할지 막막해요.”

 

신학대생 김학인(가명, 23) 씨는 최근 군 제대 후 3학년으로 복학했다. 그러나 진로 때문에 걱정이다. 지난해 같은 학교 선배 중 단 한 명도 취업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로 고민은 더 깊어졌다. 부모가 목회자이거나 중대형 교회 장로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기들도 대부분 같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일부 신학대 취업률 0%, 미래는 더 비관적

 

교육부와 전국신학대학협의회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정부 인가를 받은 신학교는 신학대와 신학대학원, 신학대학원대학교를 포함해 60여 곳이다. 비인가 교육기관까지 합하면 200개가 훨씬 넘는 것으로 파악되며 매년 6000명 넘는 신학생이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개신교인이 급감하면서 교계는 이미 신학생 과잉수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광부가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2011년 한국의 종교현황에 따르면 국내 개신교단은 2006290개에서 2011262개로 감소했으나, 교회는 58612개에서 77966개로 33% 늘고 교직자는 95596명에서 14483명으로 47% 늘었다.

 

통계에서 나타난 교직자 증가는 대부분 미자립교회 증가에 따른 것이다. 교인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신학생이 과잉수급 되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신학생 중 일부가 교회를 개척한 결과다. 그러나 정작 늘어나야할 교인은 급감하고 있다. 최근에는 860만 명(2005년 통계청 기준)이던 개신교인이 10년 내 400만 명 이하가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미국에서 목회를 하다 몇 년 전 한국에 온 신학박사 김민국(가명, 68) 목사는 한국교회 교인은 이미 500만 명을 밑돈다는 말이 목회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학생 취업난은 4년제 대학 중 신학대가 취업률 최하위라는 결과로도 확인된다. 대학정보공시센터인 대학알리미가 발표한 ‘20134년제 대학 취업률 통계에 따르면 전체 4년제 대학 중 종교계 대학의 취업률이 가장 낮았다. 특히 개신교계 신학대의 경우 대부분 10~30% 내외의 낮은 취업률을 보였으며 감리교신학대, 아세아연합신학대, 장로회신학대의 취업률은 0%였다. 취업률 10~30% 대학도 이름만 신학대인 종합대인 경우가 많아 실제 목회와 관련된 취업률은 훨씬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이른바 짬뽕 신학대에 대해 신학교가 신학에 대한 고민 없이 세속화됐다는 지적도 있으나, 신학교 유지를 위한 자구책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전문성 없고 스펙 낮아 사회서도 찬밥

 

신학교 학부졸업생의 경우 사역지를 구하지 못해 일반직장에 취업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사회적인 전문성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스펙도 낮은 데다 신학생이라는 편견 때문에 취업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신학대학원 졸업생도 교회사역을 시작하려면 청빙을 받아야 하지만 사역자 이동이 많은 11월을 제외하고는 교단신문에서 구인광고조차 찾기 어렵다.

신학생의 특성상 나이제한으로 사역지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사회에서 잘 나가다 신념을 가지고 신학교에 진학했지만 나이제한에 걸려 청빙을 거절당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성 신학생의 경우 목회를 허용하지 않는 교단도 많아 사역지를 구하기는 더 어렵다. 대부분 신학생이 서울경기 지역과 교단 안에서도 지명도가 높고 규모가 큰 교회에만 주로 지원하는 것도 취업률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부와 명예가 보장되는 안정적 직장을 찾는 세속적 현상이 그대로 신학생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낮은 취업률로 인한 신학생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최근 일부 신학교에서는 목회뿐 아니라 사회로도 진출할 수 있는 진로가이드를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교회세습 95, 품계로 갈리는 신학생 운명

 

하지만 모든 신학생의 미래가 암울한 것은 아니다. 신학생과 목회자 사이에 공공연히 통용되는 성골(대형교회 담임목회자 집안), 진골(대형교회의 영향력 있는 장로 집안)에 속한 학생 대부분은 학위만 따면 부와 명예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성골도 진골도 아닌 신학생을 6두품 혹은 백골(일반 가정)이라고 부르지만 웃을 수 없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소위 성골인 경우 집안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명문대 졸업 후 신학대학원을 거쳐 유학까지 다녀와 부모가 있는 교회 목회자로 부임하고 이후 교회세습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회 개척으로는 생계가 어렵다는 인식이 짙어지면서 품계가 진로를 결정하는 양상은 심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교회개혁실천연대가 교인들의 제보를 받아 취합한 국내 세습교회는 모두 95곳으로 서울 39, 경기인천 38, 경북대구 4, 광주전라 2, 충청대전 11, 부산경남 1곳이었다. 한 때 교회세습이 크게 논란이 되자 각 교단은 교회세습금지법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교회세습금지법을 통과시킨 교단은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 세 곳뿐이다.

 

지난 10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는 교회세습금지법을 무산시켰고, 예장고신은 부결시켰다. 예장합동 총회장 백남선 목사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비판이 있다고 해서 교회세습금지법을 만드는 자체가 용어도 안 좋고, 비성경적, 비민주적이라고 무산 이유를 설명했다.

 

201212월 충현교회의 고() 김창인 원로목사는 경험과 자질이 부족한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한 것을 뒤늦게 후회한다며 아들 김성관 목사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국내 대형교회 세습 1호인 충현교회는 예장합동 소속이며, 김 원로목사가 성명서를 발표한 때는 이미 수많은 대형교회가 그를 따라 교회세습을 한 뒤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예장합동 총회의 교회세습금지법 부결은 김 목사의 때늦은 후회가 정작 소속교단인 예장합동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음을 방증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교회세습방지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모 노회 목사는 교회세습은 한국교회 목회자나 신학생 전체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성골, 진골이 아니라고 박탈감을 갖는 신학생도 형태만 다를 뿐 교회를 기업으로 보는 잘못된 교회관을 갖고 있는 것이라면서 신학생에게 올바른 교회관을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성장 동력이 멈췄다.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찍혀 마이너스 성장만 안해도 본전이다. 이름만 들어도 내로라하는 목회자들의 각종 추태는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의 기대마저도 꺾어 버렸다. 그렇다고 다음세대를 향한 희망도 쉽게 갖기가 힘들다. 당장 한국교회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신학생들이 졸업을 해도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양질의 자원들이 대거 쏟아져 나와도 이를 수용할 곳이 태부족이다.

 

설령 목회 임지를 찾았다 해도 끝까지 자신의 목회철학을 고수해 나가기도 힘들다. 경제적 여건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하루에도 수십번씩 자신의 소명에 대한 갈등으로 외줄타기를 한다. 그나마 목회 임지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요즘에는 젊은 목회자들이 부목사를 청빙하거나 전도사를 구한다는 구인란을 보면 저 먼 곳 시골 깡촌까지 이력서를 들고 내달린다. 어느 지방의 중형교회에서 부목사를 한명 청빙할 경우 경쟁률이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에 이른다. 그만큼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잘 대변해 준다.

 

그렇다면 이처럼 갈 곳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출발점은 바로 무분별한 신학교의 난립에 있다. 또 각 교단 정통 신학교라고 불리는 곳조차도 학생모집에만 열을 올리는 행태에 있다. 사실 과거 교단의 분열과 교세확장 등으로 무분별하게 세워진 신학교에서는 무한대로 목사후보생들을 양산해내기에 바빴다. 물론 한 때는 양으로 승부한다고 이들의 역할이 통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보인 것이지, 실상 이들에게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의 공을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시간이 갈수록 이렇게 양산된 목회자들은 목회자 수급 자정능력을 상실시켰고, 스스로 그 어느 곳에도 설자리가 없게 만들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키운 것은 각 교단과 신학교의 안일한 대처에 있다. 학교운영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해야 하는 신학교로서는 신입생 수를 늘리기에만 열을 올렸고, 교단에서도 외부적으로 교세 자랑에만 혈안이 되어 코앞에 닥친 위기를 알지 못했다. 설령 알았다고 해도 당장 수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나 몰라라 한 것이다.

 

그나마 정식으로 인가를 받은 신학교는 다행이다. 목회자 과잉공급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곳을 바로 비인가 신학교다. 이들 신학교는 정규 신학교를 갈 수 없는 고령자나 학력 미달자, 사회적 범죄자 등까지도 모조리 받아들여 학위 남발을 하고 있다. 심지어 몇몇 신학교들은 최소한의 형식적인 신학교육마저도 무시한 채 어느 정도 시간만 지나면 학위를 수여하고 졸업생들을 배출시키고 있다. 이는 곧 가짜박사를 양산해 내는 결과를 초래했고, 가뜩이나 취업의 문이 좁은 신학생들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처럼 넘쳐나는 신학교는 아무런 대책 없이 졸업생들만 세상에 내놓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세상에 나온 졸업생들은 혹독한 시련을 맛볼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했다. 넘어지고 또 넘어져 결국에는 스스로 목회자의 길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단순하게 신학교만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한국교회도 수저 계급 존재, 빽 없는 신학생은 어디로(?)

 

금수저-편안히 교회세습, 흙수저-투잡 뛰어도 막막

 

이는 마치 오늘날 청년실업의 문제를 학교의 잘못으로만 치부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졸업생들을 모두 수용할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한 정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신학교에서 배출된 졸업생들이 소명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목회 임지를 비롯한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책임은 한국교회 스스로에게 있다. 특히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관이나 각 교단, 단체에서 뚜렷한 대비책을 세워 양질의 목사후보생들이 마음 놓고 목회에만 전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각 교단과 단체 등은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강 건너 불구경 중이다.

 

여기에 졸업생들 스스로 일명 스펙쌓기에 실패한 것도 주된 요인이다. 사실 일반대학 졸업생들도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 기업에서는 같은 조건이라면 보다 좋은 스펙을 쌓은 자원을 먼저 뽑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신학교 졸업생들도 그저 학위만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남들과는 차별적인 목회철학을 갖고 스스로 한국교회에 자원으로 쓰임 받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력서만 툭 던지면 어디든 날 쓰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임하면, 돌파구를 찾기 힘들다.

 

신학교 졸업생들이 갈 곳이 없는 데에는 앞서 살펴 본대로 무분별한 신학교 난립, 교단과 단체, 기관의 안일한 생각, 신학생 스스로의 경쟁력 약화 등이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문제는 바로 한국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금의 교계 환경은 교인들이 감소하고, 그로 인한 교회 예산도 줄어들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할 지도자들이 오히려 한국교회의 얼굴에 먹칠을 해, 그나마 한국교회에 남아있는 이미지마저 실추시킨 대가다. 혹자는 한국교회 붕괴론까지 들고 나와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

 

이런 상황에서 신학생들이 큰 뜻을 품고 소명을 다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경제논리가 팽배한 한국교회에서 살아남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우선 신학생들이 학교의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당장 먹고 살 걱정부터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주요 교단 산하 신학대학원까지 나온 A 전도사나 B 전도사 모두 현실과 다른 교계 환경에 고개를 숙였다. 월세도 내기 힘든 환경 속에서도 소명을 다하기 위해 이곳저곳 지원서를 냈지만,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뿐이다. 몇몇 전도사들은 주중에는 택시기사나 영어강사 등 파트타임 직업으로 일하고, 주일에만 전도사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군소 교단이나 무인가 신학교의 경우 더욱 심각해진다. 목회 임지는 정해져 있는데, 군소 교단이나 무인가 신학교 출신의 졸업생들까지 챙길 자리는 없는 것이다. 이는 군소 신대원이나 무인가 신대원 졸업자들이 사역지를 찾을 비율이 20%가 채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개척을 꿈꿀 수도 있지만, 개척한 교회의 1%만이 살아남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버텨내기가 더욱 힘들다. 때문에 여기저기 지원서를 넣는 것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내 맥이 풀린다. 겨우 연락이 와서 큰 기대를 했는데, 사례비를 보는 순간 눈앞이 캄캄하다. 교회에서는 88만원 세대에도 절반도 미치지 않는 액수의 사례비를 내민다. 울며 겨자 먹기로 이빨을 깨물지만, 현실은 더욱 참혹하다.

 

이것도 혼자 생활하거나 혹은 나이가 어린 경우에는 경험이라 생각해 버틸 만 하다. 하지만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책임이 주어진다면 말이 달라진다. 파트타임이나 아주 적은 비용의 사례비만을 받고서 삶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교회에서는 정당한 대가보다는 헌신만을 강요하고 있다. 혹시라도 자신의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면은 아주 파렴치한으로 몰고 간다. 때문에 먹고살기조차도 힘든 상황에서도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그렇게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렇다고 투잡(two job)을 뛰기에도 벅차다. 육체적인 고통보다는 이중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다. 몇 년 동안 택시운전과 대리운전을 해 온 모 목회자는 어디 가서 떳떳하게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기가 두렵다. 혹시라도 목사가 얼마나 변변찮으면 설교가 아닌, 택시운전이나 하고 있을까라는 시선 때문이다. 때문에 이 목회자는 자신이 운전대를 잡는 순간에는 철저히 신분을 속이고 있다. 간혹 같은 목회자가 손님으로 탔을 때에도 반갑게 맞아주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가 목회자 이중직을 통과시켰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다. 생계유지도 힘든 목회자가 스스로 살 방도를 찾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다만 목회자 이중직 허용 자체가 목회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열쇠는 아니라는 점이다. 목회자는 목회에만 집중해야만 올곧이 하나님 말씀을 전할 수 있다. 목회자 스스로 생계문제에 내몰리는데 과연 좋은 설교가 나올까 의문스럽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어깨를 처지게 만드는 것은 바로 한국교회 안에서도 일명 수저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오직 주님만을 의지해 사명을 감당하는 자보다, 능력 있는 아버지 목사를 만나 부족함 없이 살다가 교회를 물려받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말 그대로 금수저로 태어나 아버지 목사에게 자연스럽게 바통 터치를 하는 것이 관례가 되어 버렸고, 흙수저로 태어나면 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는 단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그치지 않고, 사위, 혹은 사돈에 팔촌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면서 거대 맘모스 집단을 만들고 있다. 일개 신학교 졸업생들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이를 막기 위해 각 교단에서 세습방지 법안을 만들고, 시행하고 있지만 직계세습만 줄어들었을 뿐, 현실은 보다 구체화된 세습관례를 확산시키고 있다. 바로 징검다리 세습, 교차세습, 합병세습, 지교회 세습 등 직계세습의 틀에서 벗어난 세습으로 법의 망을 교묘하게 벗어나고 있다. 이렇게 세습까지 자행하면서 자신들의 가족, 친지 등이 장악하고 있는데, 신학교를 이제 갓 졸업한 졸업생들이 갈 곳은 없다.

 

따라서 신학교 졸업생들이 방황하지 않고, 올곧이 하나님 사역을 감당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화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우선 난립하고 있는 신학교의 숫자를 줄이고, 각 신학교에서도 대의적인 명분으로 신학생들의 정원을 줄여나가야 한다. 당장은 경제적 손실이 있겠지만, 이는 먼 훗날 한국교회를 바라본다면 투자나 마찬가지다. 더불어 여러 개로 나뉜 신학교를 하나로 통폐합하고, 무인가 신학교의 경우는 체계화된 신학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가도록 이끌어야 한다.

 

또한 각 교단이나 단체, 기관에서는 졸업생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이들이 마음 놓고 목회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경제적인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각 교회에서도 현재 관행처럼 되어 있는 헌신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능력에 따른 사례비를 적절하게 지급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더 이상 목회자 세습과 같은 악행이 독버섯처럼 확산되어서는 안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만을 물려주려는 노력을 다해야 하고, 교회는 온전히 주의 몸으로 남도록 가만히 둬야 한다.

 

아울러 한국교회 자체적으로 다양한 사역지를 만들어 해마다 쏟아지는 졸업생들이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사역에도 전력을 다하고, 이 사회와 국가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꼭 필요한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

 

이는 특별한 단체나 기관, 교회만이 나서서 해결되는 것이 아닌, 한국교회 목회자나 성도들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한국교회연합이 턴업 운동을 하듯이 이제는 한국교회 전체가 개혁과 갱신을 위한 회개운동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신학교 졸업생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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