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막판에 몰린 세 명의 젊은 친구, 빈집을 털러 갔다가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깜깜한 어둠 속을 걸어서 오랜전에
페업한 가게로 피신한다. 한적한 언덕 위에 낡은 백화점, 나바야 백화점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한 가운데 달이 둥실 떠 있다. 뒷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과 공간이 출렁거린다.
빈집털이 범으로까지 떨어저버린 밑바닥 인생이지만 우연인지 운명인지 거창하게도 남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상담사 역할을 떠맡는다.
저 마다 살아가는 시대와 처한 환경이 다른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네 개의 에피소드는 삶의 바탕이 되는 중요한 문제를
짚어내고 있다.
달 토끼가 보낸 편지의 사연은 이렇다. 사랑하는 남자 친구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여자 친구는 올림픽 대표로 선출되어 연습과 훈련을 중단하고 곁에 있고 싶은데 남자 친구는 좀 더 훈련에 매진하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인색 고민을 상당합니다. 미래에 일본이 올림픽 경기에 충전을 포기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달 토끼에게 그 남자 곁에 있어주라고 권면합니다.
그러나 남자 친구의인야기를 듣고 연습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고 나미야 백화점은 나중에 실컷 후회하세요라고 답변을 보낸다.
생선 가계의 아들 가쓰로는 나미아 백화점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꿈을 향해 달릴 것인가, 아니면 포기하고 아버지의 생선 가게를 이어갈 것인가? 나미야 백화점에서 보낸 답장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음악 외길을 걸어간 것은 절대로 쓸모없는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당신의 노래에 구원받는 사람이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만들어 낸 음악은 틀림없이 오래오래 남습니다.
마지막까지 그걸 믿어 주세요. 마지막 순간까지 믿어야 합니다.
공부하지 않고도 시험에서 백점을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생님께 부탁해서 당신에 대한 시험을 치게 해달라고 하세요.
몇년 연속 베스트셀러에 있기 쉽지 않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류의 내용을 좋아하나보다 싶기도 하다. 책이 두껍다고 해서 절대절대 두려워 말지어다. 책은 과거와 현재와 왔다갔다 하지만 읽다보면 적응이 된다. 2월 28일에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개봉했다. 영화에서는 시제가 왔다갔다 하는 부분이 어느정도 헷갈림 해소가 되었을텐데 그건 그렇다치고, 책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져 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오래된 잡화점인 나미야 잡화점 주인할아버지는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편지에 답장을 해준다.
그 중에는 제법 진지한 고민도 있는 반면, 정말 말도 안되는 편지도 있다. 그
러다 편지답장을 써주는 주인할아버지가 아파서 잡화점이 문을 닫게 된다.
좀도둑 남자 3명은 나쁜짓을 하고 경찰을 피해 숨는다.
숨게 된 곳이 바로 나미야 잡화점. 셋은 그 잡화점에 있으면 시간이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잡화점으로 오는 편지에 우연히(우연을 가장한 필연) 답장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답답하기도 하고 직설적으로 답변했지만 어느새 그들도 상대방의 인생을 걱정하며 진지한 답장을 해준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결말
세 사람은 과거에서 온 고민편지에 답장을 해주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현재의 일을 직접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조언을 해준다. 믿거나 말거나 편지를 받은 사람 마음인데 어쨌든 그 여자는 편지에 나오는 내용을 믿고 실천한 결과 부자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엔 자신들이 답장을 해줬던 여자와 만나게 된다. 결말은 열린 결말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신만의 생각을 펼칠 수가 있다.
이 책이 몇년동안 꾸준히 인기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희망'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별볼일 없던 좀 도둑 세 남자를 통해 그들도 '쓸모없는 사람'이 아닌 누군가의 인생을,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걸
알려주고 편지를 보냈던 사람도 얼마든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열려있다고 말하고 있는 건 아닐지.
이 책을 통해 나 또한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됐으니 작가의 의도는 성공한 걸까?
다른 사람이 고민거리가 있다고 말해온다면?
당신은 고민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는가 아니면 타인의 고민따위..라며 깊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었는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다른 사람의 고민따위 관심없던 결점투성이 세 남자를 통해 그들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들이 보여준 게 기적이기도 하고, 그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는 따뜻함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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