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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마지막 세 종류의 잠언과 결론 (30-31장)

by liefd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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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1장에는 중요한 세 종류의 잠언이 기록되어 있다. 첫째는 야게의 아들 아굴의 잠언이며(30), 둘째는 르무엘의 잠언이고(31:1-9), 마지막은 현숙한 여인에 대한 잠언이다(31:10-31). 이번 주는 이 세 가지 잠언에 대해서 생각해 볼 것이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잠언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을 요약해 보게 될 것이다.

 

1. 야게의 아굴의 잠언(30)

1-1. 서언(1)

"이 말씀은 야게의 아들 아굴의 잠언이니 그가 이디엘과 우갈에게 이른 것이니라(1)."

 

야게, 아굴, 이디엘, 우갈은 누구인가? 30장의 형태와 일부 내용들은 이 장의 저자가 솔로몬이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예를 들면 2,3,8,9절등은 솔로몬의 삶이나 그의 상황과 부합되지 않는다. 왕상 4:30,31은 솔로몬의 주위에는 적지 않은 지혜 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해주고 있는데 아마도 이 장은 그들 중의 하나가 기록했다고 보는 것이 무난하다. 그리고 개역 성경이 '말씀'으로 번역한 '하마사'는 어떤 지명을 가리키는 용어라는 설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본장의 저자 '아굴'은 본 용어의 음역인 '마사'라는 곳에 사는 아라비아인이었던 셈이다. 마사는 아라비아의 한 동네의 이름이기 때문이다(Kidner). 그러나 '마사'라는 히브리어가 '예언', '발언'등의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유 지명으로 단정할 수만은 없다.

 

1-2. 하나님에 관한 지식(2-9)

 

. 사람은 하나님을 알지 못함(2-4)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하면 짐승이라. 내게는 사람의 총명이 있지 아니하니라. 나는 지혜를 배우지 못하였고 또 거룩하신 자를 아는 지식이 없거니와 하늘에 올라갔다가 내려온 자가 누구인지, 바람을 그 장중에 모은 자가 누구인지 물을 옷에 싼 자가 누구인지, 땅의 모든 끝을 정한 자가 누구인지, 그 아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너는 아느냐?(2-4)"

 

저자는 자신이 다른 어느 사람보다 더욱 짐승과 같다고 고백한다. 아마 저자의 주위에는 지혜로운 자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저자가 비교한 지혜는 사람의 지혜라기보다는 하나님의 지혜라고 보는 것이 더 무난하다. 자신이 가장 지혜롭다고 외쳤던 많은 이방 현자들과는 대조적으로 저자는 하나님의 지식에 비해 자신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고 고백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지혜자였지만 자신이 지혜를 배우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참 지혜자이신 하나님에 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칼빈도(Calvin)'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고는 하나님을 알 수 없고,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서는 자기 자신을 알 수 없다'(기독교 강요, 11)고 말했다.

 

저자는 수사학적 표현('너는 아느냐?')을사용해서 하나님과 비교될 수 없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피조 세계에 드러난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사색을 통해 인간은 먼지처럼 낮아져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람은 하늘에 올라갔다가 내려온 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이 하늘에 계시며 특별한 목적을 위해 때로는 지상에 몸소 내려오신다고 믿었다(11:7;17:22).

 

사람은 하나님의 거룩하신 초월성과 낮고 천한 인생을 품어주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은 하나님의 이름도 알지 못한다. 이 말은 하나님이 지니신 속성 곧 그의 영원성, 전지성, 편재성, 전능성을 사람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다.

 

많은 학자들은 이 아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고 말한다(Clark).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고대 랍비 문헌인 미드라쉬(Midrash)에서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아들'로 보는 것을 예로 들어 이 아들이 이스라엘을 가리킨다고도 말한다. 그리고 일부 학자들은 이 아들은 창조주나 로고스(the Logos) 혹은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시적인 표현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것이 타당한지 명확히 단정 내리기는 상당히 어렵다.

 

. 말씀의 완전성(5-6)

 

"하나님의 말씀은 다 순전하며 하나님은 그를 의지하는 자의 방패시니라. 너는 그 말씀에 더하지 말라. 그가 너를 책망하시겠고, 너는 거짓말하는 자가 될까 두려우니라(5-6)."

 

하나님의 말씀은 모두 순전(純全)하다. '순전하다'는 말('체루파')'정화되었다'는 말인데, 이 말은 말씀이 불순물이 제거된 금속과 같이 순수함을 나타내고 있다. 인간 스스로는 하나님에 관한 지식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안 후에 우리는 하나님에 대하여 계시해 주는 살아 있는 말씀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하나님은 그를 의지하는 자의 방패가 되어 주신다.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하나님께서 자기를 의지하고 굳게 의를 지키는 자들을 보호해 주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나님은 자기에게 피하는 자를 결코 그냥 돌려보내시는 법이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해서는 안된다. 정결한 금속에 더러운 찌끼를 섞어서 안 되듯이 완전한 하나님의 말씀에 인간의 상상력이나 전승(傳承) 따위를 섞어서 그것을 흐리게 해서는 안된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율법을 주실 때에 이렇게 명령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말을 너희는 가감하지 말고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라"(4:2). 특히 지식 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성적 판단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더하기도 하고 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지극히 유한하며 불완전한 이성으로 온전한 하나님의 말씀을 망가뜨리는 행위이다.

 

.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7-9)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나의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7-9)."

 

저자는 자신이 죽기 전에 몇 가지 일을 이루어달라고 하나님께 구하고 있다. 이것은 자신의 한계성을 인식한 사람이 드릴 수 있는 지혜로운 기도이다. 저자는 자기에게서 허탄과 거짓말을 멀리 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헛된 것'은 모든 거짓된 모습, 거짓된 행복의 모습들, 그리고 헛된 기대들을 가리키며, '거짓말'은 모든 속임수, 겉치레, 그리고 지키지 못할 약속 등을 가리킨다. 이것은 거짓된 인간의 한계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 드릴 수 있는 기도이다.

 

저자는 다음에 지나친 부와 극한 가난을 피해서 필요한 양식으로 먹여달라고 기도한다. 이 말은 '나에게 정해진 몫의 빵을 음식으로 내게 주소서'란 말이다. 이러한 기도는 주기도문의 기도와 그 내용이 일치한다(6:11). 저자가 이렇게 기도하는 이유는 인간의 나아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너무 부유하면 자만과 불신앙이나 냉소주의(5:2)에 빠지게 되고, 극심한 가난은 부정직과 거짓 맹세 등에 빠지게 할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적당한 재물을 가지고 온전한 신앙 생활을 할 수 있기를 소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도는 자신만만한 사람은 드릴 수 없다. 이런 기도는 자기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무력한 지를 안 후에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 드릴 수 있는 겸손하고 지혜로운 기도라고 할 수 있다.

 

 

1-3. 여러 가지 지혜의 말씀들(10-33)

 

. 조언(10)

 

"너는 종을 그 상전에게 비방하지 말라. 그가 너를 저주하겠고 너는 죄책을 당할까 두려우니라(10)."

 

종을 그 상전에게 비방하지 말라는 말은 공개적으로나 은밀하게 어떤 종을 그 상전에게 가서 모함하거나 고발하지 말라는 말이다. 만일 나중에 조사해 본 결과 그 종에게 잘못이 없을 경우에는 모함한 자가 도리어 수치와 징책을 당하게 된다. 또한 잘못이 있는 경우라도 주인은 고발한 사람을 별로 좋지 않게 볼 것이고, 고발을 당한 종도 그에 대해서 원한을 품게 될 것이다. 특히 이 당시에는 잘못한 종에 대한 형벌이 매우 컸기 때문에 큰 원한을 품을 수 있었다.

 

. 바람직하지 못한 네 가지 행동(11-14)

 

"아비를 저주하며 어미를 축복하지 아니하는 무리가 있느니라(11)...스스로 깨끗한 자로 여기면서 자기의 더러운 것을 씻지 않는 무리가 있느니라(12)...눈이 심히 높으며 눈꺼풀이 높이 들린 무리가 있느니라(13)...앞니는 장검 같고 어금니는 군도 같아서 가난한 자를 땅에서 삼키며 궁핍한 자를 사람 중에서 삼키는 무리가 있느니라(14)."

 

저자는 당대의 지혜 자로서 그 세대에 만연하고 있던 대표적인 악들을 열거하고 있다. 그는 먼저 제 5계명과 관련된 폐단을 언급하고 있는 데 아마도 그 이유는 그 당시에 이 문제가 매우 심각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부모를 모욕하고, 경솔히 대하고, 존경하지 않고 있는 당시의 시대상을 한탄하고 있다. 이러한 일은 유산을 위해 보모를 죽이는 오늘날과 같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두 번째로 부정한 자들이 스스로 깨끗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시대상을 한탄한다. 여기 말하는 '더러움'('체에트')은 일반적으로 육체적인 부정을 말하지만, 여기서는 도덕적, 종교적인 부정함을 의미한다(36:12; 3:3,4). 당시에는 자신들이 불결한 상태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스스로를 정결한 자로 여기는 부류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사람들의 특징은 외적인 의식(儀式)은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내적인 청결에는 무관심하다(1:16). 이러한 현상은 저자 당시뿐 아니라 신약 시대와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해당되는 일이다(23:27).

 

저자는 세 번째로 스스로 고상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교만한 사람들을 풍자하고 있다. 저자는 그의 세대가 '눈이 지극히 교만하고 남을 쳐다보는 눈초리가 매우 경멸적인 사람들이 사는 세대라고 한탄한다. 역시 이러한 일도 오늘의 사태와 비슷하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탐욕 때문에 타인을 잔인하게 억압하고 탈취하되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탈취하기 위해서 힘있는 자들을 보고 한탄한다. 저자는 그들의 탐욕과 잔혹성을 묘사하기 위해서 그들이 휘두르는 긴칼과 작은 칼, 굶주린 갈가마귀와 무자비한 야수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지도자들이 이러한 모습을 띠게 될 때에 그 나라의 운명은 절망적이다. 이스라엘과 유다는 하나님을 불순종하고, 힘없고 소외된 계층을 억압하고 탈취한 죄로 인해 멸망하고 말았다(5:12, 13). 이러한 일 역시 오늘날의 사태와 비슷하다.

 

. 족할 줄 모르는 것 네 가지(15-16)

 

"거머리에게는 두 딸이 있어 다오 다오 하느니라. 족한 줄을 알지 못하여 족하다 하지 아니하는 것 서넛이 있나니, 곧 스올과 아이 배지 못하는 태와 물로 채울 수 없는 땅과 족하다 하지 아니하다 하는 불이니라(15-16)."

 

'거머리'('알루카')라는 말은 성경에서 단 한 번 나오는 용어이기 때문에 그 정확한 의미가 무어인지를 파악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에는 몇 가지 해석이 있는데,

 

1) 저자가 잘 알 뿐 아니라 당대 모든 사람에게 알려졌던 탐욕으로 악명 높은 딸을 가진 여인이라는 해석이 있고(Clark)

 

2) 아라비아 민요에 나오는 사단의 이름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며,

 

3) 개역 성경처럼 피를 빨아먹고 사는 생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하반절이 끝없는 욕심의 개념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피를 빨아먹고도 족한 줄 모르는 거머리로 보는 것이 가장 무난해 보인다. 이를 거머리로 볼 경우, '두 딸'이란 거머리 몸에 있는 강력한 흡인력으로 피를 빨아먹는 두 개의 흡입관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도저히 만족한 줄 모르는 특성을 지닌 네 가지 범례들이 제시한다. 이 범례들은 타락한 인생들의 끊임없는 탐욕과 욕심을 상징한다. 이는 인간의 삶과 피조 세계를 주의 깊게 관찰한 결과 얻은 것들이었다.

 

1) 스올-'무덤(지옥)은 죽은영혼을 삼키고 만족하지 않고 계속 더 요구한다.

 

2) 아이 배지 못하는 태-아이를 갖지 못하는 태는 계속해서 아이를 요구한다.

 

3) 물로 채울 수 없는 땅-땅은 아무리 물을 부어도 모두 삼켜 버린다.

 

4) 만족할 줄 모르는 불-불은 모든 것을 태우고도 또 태우려고 한다.

 

.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 자에 대한 경고(17)

 

"아비를 조롱하며 어미 순종하기를 싫어하는 자의 눈은 골짜기의 까마귀에게 쪼이고 독수리 새끼에게 먹히리라(17)."

 

저자는 11절에 이어 다시 한번 부모를 거역하는 자녀를 저주한다. 자기 눈으로 부모를 경멸하는 태도를 나타냈던 자녀는 그 눈이 뽑혀버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부모를 거역한 자녀는 자기도 역시 후손의 대접을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황량한 곳에서 무덤도 없이 죽게 될 것이다.

 

. 네 가지 기이한 일(18-20)

 

"내가 심히 기이히 여기고도 깨닫지 못하는 것 서넛이 있나니, 곧 공중에 날아다니는 독수리의 자취와 반석 위로 기어다니는 뱀의 자취와 바다로 지나다니는 배의 자취와 남자와 여자가 함께 한 자취며, 음녀의 자취도 그러하니라. 그가 먹고 그 입을 씻음 같이 말하거늘 내가 악을 행하지 아니하였다 하느니라(18-20)."

 

저자는 자신의 이해를 벗어나는 경이로운 사건 세 가지와 그가 알 수 없는 일 한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밝힐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는 네 가지인데, 그 중의 세 가지는 같은 범주에 놓을 수도 있으나, 마지막 것은 다른 범주에 넣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앞의 세 가지는 하늘, 땅 위, 그리고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하나는 남녀간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 행위를 나타낸다.

 

1) 공중에 날아다니는 독수리의 자취

하늘을 나는 독수리는 지나간 후에 어느 길을 통해 날아갔는지 사람이 알 수 없다.

 

2) 반석 위로 기어다니는 뱀의 자취

발이 없이도 능숙하게 바위 위를 지나간 뱀의 자취도 인간이 찾기 어렵다.

 

3) 바다로 지나다니는 배의 자취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지나간 길 역시 사람이 추적하기 어렵다.

 

4) 남자가 여자가 함께 한 자취

본문의 '여자'('알마')'처녀'가 아닌 결혼한 젊은 유부녀를 말한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서 사랑을 나누고 아이를 낳는 과정은 신비로와서 그 길을 이해할 수 없다.

 

5) 음녀의 자취

음란한 여인은 죄를 지은 후에 그 일을 부인한다. 그녀는 음식을 먹고 입을 씻는 것 같이 부정한 행위를 하고도 뻔뻔스럽게 그 일을 부인한다. 그리고 이러한 죄는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이러한 범죄가 숨겨질 수 없다.

 

. 견딜 수 없는 네 가지 부당한 일(21-23)

 

"세상을 진동시키며 세상이 견딜 수 없게 하는 것 서넛이 있나니 곧 종이 임금 된 것과, 미련한 자가 음식으로 배부른 것과, 미움받는 여자가 시집간 것과, 여종이 주모를 이은 것이니라(21-23)."

 

저자는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사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세 가지 일을 제시한다. 이러한 일들은 가정, 사회, 그리고 국가에 큰 소동을 일으킬 것이다.

 

1) 종이 임금 된 것

 

종의 신분이었던 사람이 통치자가 될 수는 있지만, 젼혀 통치자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나라를 통치하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종이었다가 국무총리가 된 요셉의 경우도 있지만, 고대 근동 국가에서는 종이었던 자가 왕이 되는 일이 간혹 있었다. 그런 왕의 경우 왕의 자격에 맞는 훈련을 쌓고 정치를 잘하여 앞선 시대의 통치자보다 훌륭하다는 평가도 듣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격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권력에 굶주린 자가 왕이 될 경우 영락없이 폭군, 압제자가 되기 일쑤였다. 히틀러가 그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2) 미련한 자가 배부른 것

 

재물을 소유할 자격을 갖지 못한 사람이 갑자기 재물을 갖게 되면 거만하고 꼴불견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재물은 소유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소유할 때에 그 가치를 발할 수 있다.

 

3) 미움 받는 계집이 시집 간 것

 

이러한 여인은 '매력이 없거나 밉살스러운 여인'을 말한다. 남자가 원치 않지만 강제로 결혼하게 되면 그 여인은 계속해서 남편의 미움을 받게 된다(29:31, 32).

 

4) 여종이 주모를 이은 것

 

대표적인 예를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와 그의 여종 하갈에게서 찾을 수 있다. 하갈이 임신하고 나서 사라를 멸시하였을 때 아브라함의 가정은 평화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사라는 결국 하갈을 내쫓고 말았다(16:15; 21:10).

 

. 작으면서도 지혜로운 네 가지 생물(24-28)

 

"땅에 작고도 가장 지혜로운 것 넷이 있나니, 곧 힘이 없는 종류로되 먹을 것을 여름에 준비하는 개미와, 약한 종류로되 집을 바위 사이에 짓는 사반과, 임금이 없으되 다 떼를 지어 나아가는 메뚜기와, 손에 잡힐 만하여도 왕궁에 있는 도마뱀이니라(24-28)."

 

저자는 땅에 있는 동물 중에서 작지만 지혜로운 것 네 가지를 제시한다. 이 구절은 이러한 동물을 통해서 미련한 인간이 지혜를 배우라는 교훈에서 주어졌다. 가장 지혜로운 것(하카밈 메후카밈)이란 말은 '지혜중의 지혜'란 말인데, 70인 역은 이것을 '지혜로운 것보다 지혜로운 것'이라고 번역하였다. 생태계에서 드러나는 경이로움은 인간의 지혜로써 포착할 수 없는 것이 많다.

 

1) 개미

 

개미는 '강하지 않은 민족'이다. 곤충을 인간의 무리인 '민족'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메뚜기를 이방 민족에 비유한 (1:6)을 상기시켜 준다. 잘 훈련된 조직체처럼 겨울 식량을 준비하는 개미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 속에 내재된 본능의 경이로움을 보게 된다.

 

2) 사반

 

'사반'은 토끼, 생쥐 등으로 볼 수도 있으나 무대가 팔레스틴인 사실을 고려할 때 팔레스틴 산 너구리로 보는 것이 좋다. 이 너구리는 연약하고 겁이 많은 짐승으로 누구든 보면 바위 틈 사이로 숨어버리는 특징을 지녔다(104:18).

 

3) 메뚜기

 

메뚜기 떼의 이동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질서와 규율이다. 이 곤충은 잘 훈련된 군대와 같이 이동하여 그 지역을 삽시간에 폐허로 만들어 버린다(1:6,7).

 

4) 도마뱀

 

도마뱀은 가옥이나 건물의 벽 속에 굴을 뚫고 그 속으로 자유자재로 다니면서 독을 내뿜는 발로 거미나 그 외의 곤충들을 잡는다. 도마뱀은 가장 경계가 철저한 왕궁도 자유자재로 출입한다.

 

. 당당한 네 가지 피조물(29-31)

 

"잘 걸으며 위풍 있게 다니는 것 서넛이 있나니 곧 짐승 중에 가장 강하여 아무 짐승 앞에서도 물러가지 아니하는 사자와, 사냥개와, 숫염소와 및 당할 수 없는 왕이니라(29-31)."

 

저자는 위풍당당한 동물들을 제시한다. 이것은 만물의 영장인 사람들에게 이러한 자세로 살아갈 것을 교훈해 주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잘 가는 것들 셋과, 가는 데 당당하게 가는 네 번째 것을 제시한다. 먼저 언급된 세 가지 예는 동물 세계에서 관찰한 것이고 마지막 네 번째 예는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위풍당당하게 걷는 왕을 관찰한 것이다.

 

1) 사자

 

짐승 중에 가장 강하여 짐승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는 그 어떤 짐승이 쫓아와도 숨지 않으며 달리거나 걷는 페이스(path)를 바꾸지 않는다. 성도들은 사단과 싸울 때에 이러한 담대함을 가져야 한다.

 

2) 사냥개

 

사냥개라는 말(자르지르)은 구약 성경에서 이곳에만 등장하는 용어이다. '허리에 띠를 두른 사람'이란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말은 몸에 줄이 있는 얼룩말로 보기도 하고, 무장한 전투용 말로 보기도 하며, 때로는 '사냥개''수탉'으로 보기도 한다. 이 짐승은 몸에 띠를 두르고 싸울 준비를 갖춘 동물로서 후퇴하지 않는 용맹한 짐승을 의미한다. 성도들은 진리의 띠를 두르고 용맹하게 싸워야 한다.

 

3) 숫염소

 

숫염소는 "올라간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숫염소는 골짜기나 계곡으로 내려가지 않고 바위나 선 정상을 향해 올라갑니다. 이것은 성도들이 하나님을 향해 영적으로 높이 올라가야 함을 상징합니다.

 

4)

 

왕은 어느 누구도 당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고 위풍 당당하게 걷습니다. 성도들은 만물의 영장으로, 하나님의 자녀로서 위풍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 조언(32-33)

 

"만일 네가 미련하여 스스로 높은 체 하였거나 혹 악한 일을 도모하였거든 네 손으로 입을 막으라. 대저 젖을 저으면 엉긴 젖이 되고 코를 비틀면 피가 나는 것 같이 노를 격동하면 다툼이 남이니라(32-33)."

 

우리는 자신이 실수를 했을 때(스스로 높은 체 했거나, 악한 일을 도모했을 때)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네 손으로 입을 막으라'는 말은 죄를 짓고 난 후에 뉘우치는 마음으로 침묵하고 스스로 억제하는 표현이다(Cook). 사람이 잘못하고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분노하여 소리를 높이면 더 큰 처벌을 받게 된다. 우리가 젖을 저으면 버터가 되고, 코를 비틀면 피가 나는 것같이 실수로 인해 분노한 자를 격동하면 작은 실수도 큰 다툼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죄를 짓고 나서 여러 가지 압력을 받을 때에 더 큰 문제로 나가지 않도록 스스로 절제하고 침묵하여 평화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2. 르무엘의 잠언들(31:1-9)

 

2-1. 서언(1)

 

"르무엘 왕이 말씀한 바 곧 그의 어머니가 그를 훈계한 잠언이라. 내 아들아 내가 무엇을 말하랴, 내 태에서 난 아들아 내가 무엇을 말하랴, 서원대로 얻은 아들아 내가 무엇을 말하랴(1-2)"

 

유대 전승은 르무엘을 솔로몬으로 그리고 그를 훈계하고 있는 어머니를 그가 애굽 아내의 궤계에 빠져서 아침 제사 드리기를 지연하였을 때 그를 충고하기 위하여 밧세바로부터 온 충고자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솔로몬과 르무엘을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고 이방의 왕으로 보고 있다(A.P.Ross). 일부 학자들 중에는 르무엘을 이상적인 왕을 가리키는 상징적인 이름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어느 견해도 확실하지는 않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본 잠언은 국사(國事)를 수행 중에 있는 왕 혹은 젊은 방백을 위해 쓴 잠언이라는 사실이다. 2절을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나의 아들아 무엇이냐? 나의 태의 아들아 무엇이냐? 나의 서원의 아들아 무엇이냐?' 여기서 '나의 아들'이란 표현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왕인 아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다. '서원의 아들'은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결심의 기도를 통해서 얻은 아들을 말한다. '레무엘'의 문자적인 뜻은 '하나님을 위하여'인데, 이것은 그가 하나님께 성별된 자임을 암시한다(Cook).

 

 

2-2. 지나치게 색을 밝히지 말 것(3)

 

"네 힘을 여자들에게 쓰지 말며 왕들을 멸망시키는 일을 행하지 말지어다(3)."

 

이 구절을 원문 그대로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왕들을 멸망시키는 너의 길들, 즉 여인들에게 너의 힘을 주지 말라.' 힘을 준다는 것은 애정이나 관심을 주다가 결국에는 그 상대와 성적 관계를 갖는 것을 말한다(Toy). 성경뿐 아니라 고대 근동 문학에서도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자가 부인이 아닌 다른 여자와의 문란한 관계에 빠지는 것을 매우 위험한 일로 지적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왕이나 지도자들은 후궁을 취하고 싶은 유혹은 치명적인 유혹이라 할 수 있다.

 

 

2-3. 지나치게 술을 즐기는 일을 금함(4-7)

 

"르무엘아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왕에게 마땅하지 아니하고 왕에게 마땅하지 아니하며 독주를 찾는 것이 주권자에게 마땅하지 않도다. 술을 마시다가 법을 잊어버리고 모든 곤고한 자들의 송사를 굽게 할까 두려우니라. 독주는 죽게된 자에게, 포도주는 마음에 근심하는 자에게 줄지어다. 그는 마시고 자기의 빈궁한 것을 잊어버리겠고, 다시 자기의 고통을 기억하지 아니하리라"(4-7).

 

왕은 독한 술을 마시고 만취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독주를 즐겨 마시면 실수를 하기 쉽고, 각종 향락과 쾌락 추구로 연결되기 때문에 한 나라의 운명을 책임 질 왕이 금해야 할 일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 마셨던 독주는 보리나 대추야자에 꿀을 담아 발효시켜서 만들었다.

 

5절의 교훈은 모든 세대의 지도자들이 새겨야 할 교훈이다. 한 왕이 아들에게 주는 교훈을 모아놓은 한 교훈집에도 공의를 집행하는 것은 왕의 의무 중의 하나임을 적고 있다. '땅 위에 있는 동안 공정하라...과부를 압제하지 말라. 부를 보고 사람을 높은 자리에 앉히지 말라. 너 자신을 위해서도 불의하게 재판하는 일을 금하라.' 그러나 왕의 위치는 법을 왜곡시키거나 파괴하고 싶은 유혹을 받기 쉬운 자리인데 특히 독주를 마시고 판단력이나 분별력이 흐려질 때 더욱 그러하다.

 

독주는 죽게 된 자에게, 포도주는 마음에 근심하는 자에게 필요하다. 죽게된 자('오베드')와 마음에 근심하는 자('마레 나페쉬')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뇌 가운데 있는 사람을 말한다(삼상 1:10). 술은 이런 형편에 있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가라 앉혀주는 효력이 있다. 유대 관습에 따르면 슬퍼하는 자에게는 포도주 한잔을 주었다고 한다. 십자가형을 당하는 죄수에게 그 육체적 고통을 잊게 하기 위하여 독주를 마시게 하였던 사실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익히 알려진 일이다(27:34; 69:21). 6,7절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 가운데 있는 자에게 술을 주어 그 고통을 잊게 하라고 말한다.

 

 

2-4. 가난하고 어려운 자를 돌보아 주라(8-9)

 

"너는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 너는 입을 열어 공의로 재판하여 곤고한 자와 궁핍한 자를 신원할지니라"(8-9).

 

왕이 하는 일 중에서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을 돌보아 주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이다. '말 못하는 자'란 '자신을 위해서 변호할 수 없는 형편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왕은 이런 사람의 송사를 위해 대신 변호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왕은 공의로 재판하여 간곤하고 궁핍한 자의 억울한 사정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곤고한 자와 궁핍한 자는 '가난한 자''서정이 딱한 자'를 말한다. 이들은 경제적으로나 신분적으로 비천하여 억울한 일이나 곤란한 일을 당했을 때 어찌해야 할 줄을 모르는 사람들을 말한다.

 

특히 본문에서 이 사람들은 억울한 사법상의 어려움을 당하고도 자신을 보호할 힘이 없는 사람을 말하는데, 8절에서 언급된 '자신을 위해 변호할 수 없는 사람'과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왕은 바로 이런 자들을 도울 의무가 있다. 이런 왕의 의무를 언급하고 있는 성경은 (삼하 14:4-11; 왕상 3:16-28)이다. 특히 (삼하 14:1-11)을 보면 왕은 가난한 과부에게 은총을 베풀기 위해 관습상의 절차도 무시하고 있다.

 

3. 현숙한 여인에 대한 시(31:10-31)

 

완벽한 아내이자 현숙한 어머니로서의 여인에 대한 묘사. 이 부지런하고 능력 있고 양심적이고 경건한 여인에 대한 묘사는 하나님께 순종하며 사는 여인의 삶을 보여준다.

 

3-1. 현숙한 여인의 가치(10-12)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 값은 진주보다 더하니라. 그런 자의 남편의 마음은 그를 믿나니, 산업이 핍절치 아니하겠으며, 그런 자는 살아 있는 동안에 그의 남편에게 선을 행하고 악을 행하지 아니하느니라"(31:10-12).

 

새로운 표제어가 붙지는 않았지만 (10-31)의 내용은 독립된 단락이다. (10-31)은 각 절의 첫 단어 첫 자음이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대로 되어 있는데, 이러한 문학 기법을 답관체라고 부른다. 저자는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고 묻는다. 이 말은 현숙한 여인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을 강조하는 수사학적 의문법이다. '현숙한 여인'은 온갖 미덕과, 영예 그리고 11절부터 말하는 일들을 감당할 능력을 소유한 여인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러한 여인이 진주보다 귀하다고 말한다.

 

현숙한 여인을 아내로 둔 남편은 산업이 핍절하지 않는다. 현숙한 여인의 남편은 가정의 필요를 공급하기 위하여 남을 약탈하거나 도둑질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현숙한 여인은 가산을 잘 관리하기 때문에 그 가정이 풍족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현숙한 여인은 잠시 동안만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줄곧 가산을 지키고 관리하는 일에 신뢰를 받는다. 당시 많은 가산을 가지고 있는 예비 신랑은 신부가 가산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다.

 

 

3-2. 근면함(13-15)

 

"그는 양털과 삼을 구하여 부지런히 손으로 일하며(13), 상인의 배와 같아서  데서 양식을 가져오며(14). 밤이 새기 전에 일어나서 자기 집안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며 여종에게 일을 정하여 맡기며"(15).

 

이러한 여인은 양털과 삼을 구해 그녀의 손으로 기꺼이 일을 한다. 현숙한 여인은 힘든 수고도 기쁨으로 해낸다. 본문이 말하고 있는 가정(家庭)은 사회적으로 높은 신분에 있는 자의 가정이었을 것이다(23). 이러한 가정의 여주인이 기쁜 마음으로 일한다는 것은 오늘날과 같이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는 주부들에게 경종이 되는 일이다. 이러한 여인은 상고의 배(상인의 배, 무역선)와 같이 먼 데서 양식을 가져온다.

 

'먼 데서 양식을 가져온다'는 말은 부지런하고 현숙한 여인이 '양식', 곧 진미를 얻기 위하여 먼 곳에 가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그녀는 밤이 새기 전에 일어나서 집안 사람들에게 음식을 주고 하인들에게 그 날 해야 할 일을 지시한다. 아직 밤일 때 일어나는 이 여인은 근면한 여인임에 틀림이 없다. 일을 정해 맡긴다는 말은 매일 매일의 임무를 식구들 혹은 하인들에게 분담시키는 것을 말한다(5:14). 현숙한 여인은 근면하며 계획성 있게 가정을 관리한다.

 

 

3-3. 사업적 수완(16-18)

 

"밭을 살펴 보고  사며, 자기의 손으로 번 것을 가지고 포도원을 일구며(16), 힘있게 허리를 묶으며 자기의  팔을 강하게 하며(17), 자기의 장사가 잘 되는 줄을 깨닫고 밤에 등불을 끄지 아니하며"(18).

 

그녀는 심사숙고하여 밭을 산다. 밭과 같은 부동산의 구매는 한 가정의 중요한 일로써 대체로 가장이 맡아서 처리하였다. 그러므로 아마도 이러한 가정의 경우 구매 결정은 가장이 하지만 구매과정의 협상 문제는 아내가 맡아 했을 것이다. 현숙한 여인은 가산을 관리하는 일뿐 아니라 가정의 미래의 행복을 위하여 대외적인 일에도 참여한다. 그녀는 부지런히 일해서 번 돈으로 포도원을 일군다. 그녀는 부정으로 번 돈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녀는 정직하게 돈을 벌고 그것을 절약하여 다시 유리한 사업에 재투자한다. 그녀는 힘으로 허리를 묶고 그 팔을 강하게 한다. 현숙한 여인은 근면하며 활동을 하는 데에 민첩하게 움직인다. 그녀는 밤에도 등불을 끄지 않고 일을 한다. 현숙한 아내는 게으르지 않고 할 수 있는 대로 밤새워 일하기도 한다.

 

 

3-4. 구제와 어려을 때를 대비함(19-21)

 

"손으로 솜뭉치를 들고 손가락으로 가락을 잡으며(19), 그는 곤고한 자에게 손을 펴며 궁핍한 자를 위하여 손을 내밀며(20), 자기 집 사람들은 다 홍색 옷을 입었으므로 눈이 와도 그는 자기 집 사람들을 위하여 염려하지 아니하며"(21).

 

또한 그녀는 물레 위에 그녀의 손을 두고 또 다른 손으로 물레 막대를 잡고 일을 한다. 이 말은 현숙한 여인이 가사에 쓸 천을 짜기 위하여 물레질을 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여기의 '물레'는 물레의 둥근 부분을 '물레 막대'는 곧바른 막대 부분, 곧 손잡이를 가리킨다. 그녀는 곤rh한(가난한) 자에게 손을 편다. 이 말은 그녀가 자기의 소유를 움켜잡고만 있지 않고, 타인에게 기꺼이 베풀어준다는 것을 말한다. 현숙한 여인은 근면하게 일을 하여 얻은 부를 이기적인 목적에만 사용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선행과 구제에 투자한다. 그녀의 집사람들은 모두 홍색 옷을 입고 겨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홍색 옷('솨님')'주홍색 옷'을 말하는 데 아마도 본문에서는 이 옷이 두터운 겨울옷을 의미하고 있는 듯하다. 그녀는 추운 겨울을 미리 대비하여 두터운 겨울옷을 미리 준비하기 때문에 그 집 식구들은 겨울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3-5. 적절한 내조와 사업 활동(22-24)

 

"그는 자기를 위하여 아름다운 이불을 지으며 세마포와 자색 옷을 입으며(22), 그의 남편은 그 땅의 장로들과 함께 성문에 앉으며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며(23), 그는 베로 옷을 지어 팔며 띠를 만들어 상인들에게 맡기며"(24).

 

그녀는 자기를 위해 아름다운 이불을 짓고 세마포와 자색 옷을 입는다. 아름다운 이불(마르바딤)'덮개'란 말로서 침상에서 사용하는 '(홑이불)덮개' 혹은 '베갯보'를 의미하는 듯하다. 세마포는 질이 좋고 값비싼 옷을 말하고, 자색 옷은 페니키아에서 수입했던 옷으로서 부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던 옷을 말한다(3:10; 10:9). 특히 자색 물을 들여 만든 옷은 부와 높은 지위를 반영하는 옷이었다(25-37).

 

16:19에 의하면 거지 나사로와 함께 등장하는 부자 가 세마포와 자색 옷을 입은 것을 볼 수 있다. 이 부자는 값비싼 세마포와 자색 옷을 입고도 자비심이 없었다. 그러나 현숙한 여인은 높은 신분의 사람이기 때문에 세마포와 자색 옷을 입기는 했지만 동시에 가난한 자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도 잊지 않았다(20).

 

그녀의 남편은 그 땅의 장로들과 함께 성문에 앉고 유명한 사람이 된다. 그 당시 '성문'은 사법상의 의무를 맡았던 장로들의 회집 장소였으며 중요한 재판이 처리되던 곳이었다(4:1-12). 그러므로 그곳에서 장로들과 함께 앉았다는 말은 그 남편 역시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남편이 그러한 위치에 이른 것은 남편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 근면하고 현숙한 아내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 아내가 근면하고 성실하게 가사를 돌보았기 때문에 그 남편은 집안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없고 마을의 일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다. 그러므로 결국 그는 그 마을의 중요한 임무를 처리하는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는 아내의 근면하고 성실한 내조(內助)가 남편을 성공시키는 일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녀는 베로 옷을 지어 팔고 띠를 만들어 상고에게 맡긴다. 현숙한 여인의 근면성은 상업적 수완에서도 드러난다. 잠언은 아내가 정직한 상거래에 종사하는 일을 유익한 것으로 말하고 있다. 잘 짠 베옷은 팔레스틴에서 여인들의 주요 한 상품이었다. 띠를 만들어 상고에게 맡긴다는 말은 '띠들을 가나안 사람들에게 전해준다'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는 허리띠를 말하는 데 당시에 이것은 가죽으로 만들었으나, 금이나 은실, 또는 보석이나 금으로 장식한 값비싼 것도 있었다(삼하 18:11; 10:5). '가나안 사람들'은 모든 무역 거래를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명칭이었다. 현숙한 여인은 각종 띠를 만들어 무역상에게 팔기도 했다.

 

 

3-6. 지혜와 자비로움(25-27)

 

"능력과 존귀로 옷을 삼고 후일을 웃으며(25), 입을 열어 지혜를 베풀며 그의 혀로 인애의 법을 말하며(26), 자기 집안 일을 보살피고 게을리 얻은 양식을 먹지 아니하나니"(27).

 

그녀는 능력과 존귀로 옷을 삼고 후일에 웃는다. 그녀의 근면과 성실로 이룬 튼튼한 경제력과 사회적 위치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능력 있는 자로 인정을 받게 된다. 후일에 웃는다는 말은 미래를 분명하게 대비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미래를 바라본다는 것을 말한다. 그녀는 입을 열어 지혜를 베풀고 그녀의 혀로는 인애의 법을 말한다. 현숙한 여인은 지혜로운 말을 통해 사람들을 옳은 길로 인도하고,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에게는 자비로운 말로 그들을 위로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격려한다. 그러므로 그녀의 말은 청중들을 바른 길로 안내하는 안내자와 바른 지침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녀는 집안 일을 보살피고 게을리 얻은 음식을 먹지 않는다. 현숙한 여인은 열심히 집안 일을 보살피며, 일하고 노력한 대가로 얻은 양식을 좋아한다. 그녀는 결코 일확천금이나 부정한 방법을 통해 재물을 모으지 않는다.

 

 

3-7. 가정에서 인정을 받음(28-29)

 

"그의 자식들은 일어나 감사하며 그의 남편은 칭찬하기를(28), 덕행 있는 여자가 많으나 그대는 모든 여자보다 뛰어나다 하느니라"(29).

 

그녀는 자녀들에게 존경을 받고 그 남편에게 칭찬을 받는다. 현숙한 여인은 가족의 신망(信望)과 칭찬을 불러일으킨다. 불행히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가정 밖 사람들의 칭찬은 원하지만 가정내의 식구들의 평판은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가정을 먼저 돌아보아 식구들의 인정을 받는 일은 타인의 인정을 받는 일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모든 일로 인해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다른 모든 여인보다 월등하다고 칭찬을 한다.

 

 

3-8. 결론: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인(30-31)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30). 그 손의 열매가 그에게로 돌아갈 것이요, 그 행한 일로 말미암아 성문에서 칭찬을 받으리라"(31).

 

저자는 여인의 참가치는 외적 매력보다 하나님 경외하는 일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여인을 구할 때에 외모가 곱고 아름다운 여인을 찾는다. 그러나 잠언서 저자는 이러한 것은 거짓되고 헛된 것이라고 단정 짓는다. 왜냐하면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인이 진정으로 사람들의 칭찬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훈은 잠언서 첫 장의 내용과 일치한다(1:7 참조).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인은 그가 한 모든 일의 열매를 헛된 데로 돌아가게 하지 않고 모두 다 자신이 거두게 된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인은 성문에서 칭찬을 받게 될 것이다. 성문은 개인에 대한 평판이 조성되는 곳이다. 현숙한 여인은 가정과 사회공동체에서 모두 인정을 받게 된다.

 

 

4. 결론: 잠언서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

 

1) 여호와 하나님

 

.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경외할 줄 아는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의 인생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로 섬길 줄 알며, 매사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할 때에 하나님께서는 모든 일에 우리를 인도해 주실 것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1:7,29, 2:5, 3:7, 8:13, 9:10 ).

 

"여호와를 의뢰하라"(3:5,23-26, 16:20, 18:10 .

 

 

.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

 

"사람의 행위가 자기 보기에는 모두 깨끗하여도 여호와는 심령을 감찰하시느니라"(16:2).

 

"사람의 걸음은 여호와께로 말미암나니 사람이 어찌 그 길을 알 수 있으랴"(20:24).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16:9.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이 완전히 서리라"(19:21).

 

"네가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는 자를 보느냐 그보다 미련한 자에게 오히려 바랄 것이 있느니라"(26:12).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27:1).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악에서 떠날찌어다"(3:7).

 

 

 

2) 왕과 통치자의 길

잠언서는 왕과 통치자의 진정한 길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말해주고 있다.

 

3) 율법(말씀) 사랑(28:4-5,7,9, 29:18 )

 

4) 두 종류의 인간의 길(10:9, 11:5, 11:28, 14;11 )

잠언서는 곳곳에서 의인(지혜자)과 악인(어리석은 자)를 대조한다. 그리고 그들의 결과를 대조하면서 어리석은 죄의 길을 떠나 지혜의 길을 걸을 것을 권한다.

 

5) 지혜의 의인화/ 지혜를 찬양함(2:6, 8:22-31, 13;13,14 19:8)

잠언은 지혜를 의인화하여 지혜의 탁월함에 대하여 설명한다. 지혜는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선물이며 피조물 중 "첫 열매"이다. 참된 생명과 행복이 지혜로부터 나온다. 어리석은 자는 과격하여 절제하지 못하며, 하나님과 그 말씀을 멸시하고 거만한 모습을 나타낸다. 잠언서 독자는 거듭하여 지혜를 구하고 그것을 소유하라고 촉구한다.

 

6) 일하는 태도와 경제 문제(14:21, 15:16, 17:16, 26:14 )

잠언서는 게으른 자들을 조소하고 근면할 것을 권한다. 사람들은 단순하고 청렴해야 하며,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지혜자는 자신의 재물을 가난하고 어려운 자들을 위해 베풀어 줄줄 아는 사람이다.

 

7) 가정 생활에 대한 지혜와 지침들

잠언서 기자는 자녀양육 문제에 대하여 많이 언급하고 있다(10;1, 13:1, 15:20, 29:15-17). 백성들이 안락한 생활을 하기 위해 서로 조화를 이루면 살 것과 다투기를 좋아하는 여인에 대하여 반복하여 언급하고 있다(11:22, 17:1, 19:13, 21:9,19, 25:24, 27:15,16 ). 그와 반대로 어진 여인은 마치 "값진 보석"과도 같으며(31;10-31), 젊은이들은 항상 노인을 존경해야 하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고(13:1, 19:26, 20:20 ), 식사할 때의 예절도 지킬 것을 강조한다(23:1-8).

 

8) 재판과 공의(25:26 )

 

9) 기타 세상 속에서의 처세에 관한 말들

끝으로 잠언은 세상 속에서의 처세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특히 작은 혀 하나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도 하고, 또 고치기도 하는 힘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잠언서 기자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처신을 잘하고, 선행을 베풀 것과, 화목을 도모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잠언서의 교훈은 왕에서 종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경외하며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잠언에는 다음과 같은 윤리적인 교훈들이 들어있다.

 

a. 부모님 공경(1:7-8, 19:26, 20:20, 23:25, 28:23, 30:17 )

b. 성 윤리(5:3, 5:18-19, 6:26,29, 32:7 )

c. 게으름과 근면(6:6, 20:4, 26:13-15 )

d. 온유와 겸손(15:33, 16:18, 22:4 )

e. 언어 생활(10:19,31-32, 11:13, 12;19,22, 13:3, 15:4, 16:24,28, 18:6,21 )

f. , 독주 금지(23:30-35, 31:4-5 )

g. 사회정의(10:2, 11:25,27, 14;31, 15:27, 17:15,23, 18:5, 20;10,17, 28:15-17,27, 29:10 )

h. 탐욕과 절제(10:19, 15:18, 16:32 )

I. 자비와 관용(10:12, 24:29 )

j. 화목(평화)의 중요성(25:24, 27:15-16 )

k. 이웃 사랑(25:21-22, 28:3,27 )

. 이웃과의 원만한 관계(25:17-18 )

m. 면책과 사랑(27:5-6, 28:3 )

n. 우정(27:9-10, 17,18 )

o. 투기(27:4)

p. 공동체 생활(27:8)

q. 좋은 소식(25:25)

r. 회개와 용서(28:13-14,18, 29:1 )

s. 자녀 교육(29:15-17 )

t. 종과 주인(29:2,22 )

 

 

10) 요약: 잠언서의 모든 내용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 하나님 사랑: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경외하게 하는 지혜

참된 지혜는 하나님을 알고 바르게 섬기는 일을 지향한다. 그러므로 잠언 곳곳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이웃 사랑: 공동체의 평화와 안녕을 지향하는 지혜

지혜는 공동체의 평화와 안녕을 지향한다.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건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며 평화와 안녕을 누리기를 원한다. 잠언에 나타나는 교훈들(부모공경, 성 윤리, 근면, 겸손, 말조심, 사회정의, 절제, 관용 등)이 다 이 공동체의 평화와 안녕과 번영을 지향하는 것들이다. 이것은 현재의 삶 자체에 대한 긍정이기도 한 것이다. 어떤 행동과 처신이 평화와 안녕과 번영의 삶을 창조하는가, 또는 어떤 행동과 처신이 이러한 삶을 파괴하는가를 판단하게 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긍정적이고 건전한 삶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 바로 지혜요 잠언이다.

편집부

 

르무엘의 교훈 - 잠언 31장

 

 

본문은 르무엘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교훈했던 말씀이다. 르무엘 왕이 역사적으로 누구를 의미하는 것인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맛사의 왕, 솔로몬의 다른 이름 그리고 히스기야 왕 등 학자들의 의견은 다양하지만 어떤 것도 확정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는 없다. 잠언의 대부분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준 교훈인데, 본문은 예외적으로 어머니가 아들에게 준 교훈을 기록하고 있다.

 

 

1. 르무엘을 위한 어머니의 경고와 권면(31:1-9)

 

본문은 왕을 위한 어머니의 권면과 경고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 경고와 권면의 내용은 무엇이며 율법의 가르침과 어떻게 부합되는가? 그리고 어머니가 여자와 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의로운 왕권이 확립되려면 왕이 어떤 통치를 해야만 하는가?

 

1) 여자와 술을 멀리하라

 

본문은 한 왕의 어머니가 왕에게 주는 교훈으로서, 그녀는 모성애와 자신이 왕을 하나님께 드렸던 사실 이 두 가지에 호소한다. 그 교훈은 경고와 권면으로 이루어졌는데, 경고의 내용은 왕으로서 필요하게 될 정력과 맑은 정신을 무절제 한 성행위나 술에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술은 의식을 둔하게 하는 것으로서 입법과 재판을 관장할 왕에게 이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어머니의 권면의 내용은 의로운 왕권을 확립하라는 것으로서, 그것은 한마디로 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갖고 있지 못한 힘없는 사람들과 외롭고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이와 같은 어머니의 경고와 권면의 내용은 신명기 법전의 왕을 위한 법규와 행동 원리의 말씀(17:14-20)에 나타난 하나님의 대리 통치자로서 삶의 모습과 부합되고 있다. 여기에는 왕의 행동원리가 상세하게 기록되어진 것은 아니나 왕의 통치 행사는 신분에 관계없이 공의에 근거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2) 작은 자를 보호해야 함

 

성경은 지극히 작은 자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특히 하나님은 가난하고 압제하는 자 그리고 고아와 과부 등과 같은 작은 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법을 만들기도 하셨다. 그리고 그들을 압제하는 통치자들과 지도자들을 심판하시기까지 하셨다. 따라서 언약으로 결속된 성도는 언약법에 따라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십자가의 사랑을 전해야 할 것이며, 그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2. 현숙한 여인의 행위(잠31:10-29)

 

본문은 왕에게 필요한 현숙한 여인, 곧 인정받는 좋은 아내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현숙한 여인의 노래를 통하여 왕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그리고 현숙한 여인이 가정에서 받는 상은 무엇인가? 또 현숙한 여인의 조건에 대한 기준을 본문은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가?

 

1) 남편과 자식에게 칭찬받음

 

본문의 노래는 완전한 아내상을 읊은 시이며, 솔로몬의 잠언에서 집중적으로 경계하는 음녀와 비교적 산발적으로 거론되는 무가치한 아내에 대비되는 훌륭한 여인을 노래한다. 본문의 현숙한 여인의 모습은 묵묵히 남편을 신뢰하고 그 보상을 충분히 받으며 모든 일을 자기 의사에 따라 선택하고 헌신적으로 봉사한다. 그리고 가정에서 남에게 너그럽고 지혜로운 신실한 교사가 되어 준다. 이와 같은 현숙한 여인의 모습은 가정에서 인정받는 좋은 아내의 모습과 지혜로움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주며, 여성이 추구해야 할 여성상을 보여 주는 데 목적이 있다. 현숙한 여인의 값어치는 진주와 같으며, 가정에서 남편과 자식에게 뛰어난 존재로 칭찬을 받는 복을 누리며 산다. 따라서 현숙한 여인은 부지런히 일하며(31:17,27), 남편에게 신뢰를 받고(31:11,12,28), 식구들에 대한 관심과 준비(31:21,27) 그리고 광대함과 인내(31:26)의 성품을 가진 자라고 할 수 있다.

 

2) 가정에서부터 인정받는 자

 

하나님과 사람이 인정하는 좋은 아내는 가정에서 칭찬을 받는 아내를 말한다. 미래의 가정에서의 역할은 가정을 화목하게 이끌어 나갈 신실한 교사이며, 고상한 성품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역할이다. 현숙한 여인의 지혜로움과 모습은 남편과 자녀들에게 칭찬을 받는 데서 절정에 이르렀다. 따라서 성도는 믿음의 사람으로서 가정에서부터 인정받아야 사회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3. 현숙한 여인에 대한 노래(31:30,31)

 

"고운 것은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으리라"(31:30)는 말씀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여호와 경외와 잠언 전체의 내용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 또한 여호와 경외에 대한 하나님의 상은 무엇인가?

 

1)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인

 

현숙한 여인의 성품 중에서 최고의 절정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마음이다. 본서의 핵심인 여호와 경외는 이 책의 처음 교훈과 일치를 이루고 있다. 인간의 선함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그분을 경외함으로써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지혜의 근본이다. 현숙한 여인은 하나님을 경외함으로써 얻은 인격과 삶의 지혜를 통해서 뭇사람의 칭찬을 받게 될 것이다. 그는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하나님께 손의 열매를 받게 되며, 행한 일들 때문에 칭찬을 받게 되는 것이다(31:31).

 

2) 여호와 경외는 성도의 최고의 성품임

 

현숙한 여인이 칭찬받는 이유는 오직 여호와를 경외함 때문이다. 우리는 여인을 현숙하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그녀의 매력이 아니며 미모도 아니다(31:29-31). 그것은 하나님을 진실 되게 생각하는 마음 자세이다. 잠언 8장에 나타난 솔로몬 지혜는 숨겨진 것이 아니며, 소수만이 알 수 있는 신비한 것이 아니다. 지혜는 그것을 구하는 모든 이들과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

 

 

르무엘의 잠언은 어머니가 왕에게 경고와 아울러 권면을 통하여 의로운 왕권을 확립하게 한다. 이 말은 곧 왕의 행실이 언약법을 벗어나지 아니하도록 권면했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또한 현숙한 여인의 모습이 좋은 아내상과 여호와를 경외하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지혜로운 생활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본문은 성도들로 하여금 도덕적인 생활 속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원칙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따라서 성도는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지혜로와야 되며, 여러 가지 훈계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정직한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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