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례
1. 듣는 것도 기술이다
2. 부하 직원이 솔직하게 보고하는 환경을 만들어라
3. 상사를 완전히 신뢰하는 부하는 없다
4. 변화하기를 원한다면 의사소통법부터 바꿔라
5. 대립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6. 숙달된 무능함을 극복하라
7. 숨어 있는 메시지를 파악하라
8. 회의 진행의 노하우를 익혀라
1. 듣는 것도 기술이다
최근 시카고 지역에 있는 주요 제조업체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듣기의 역할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솔직히 지금까지 듣기의 중요성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업무 중 80% 이상이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내 말을 다른 사람이 듣는 것이다.”
․ “지난 2, 3년간 잘못된 일들을 곰곰히 되돌아본 결과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거나 곡해해서 문제가 빈번히 발생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의사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듣기에 대해서는 무의식적으로 간과해 온 것이 사실이다. 듣기가 기업 내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시행이 안 되는 부분이다.”
훈련을 통해 듣기 능력을 키워라
듣기에 어떤 특별한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듣는 법을 잘 알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말을 할 때는 집중하면서도 상대방의 말을 듣는 동안은 집중하지 않는다. 상대의 말을 듣는 동안 집중하기가 더 힘든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는 사람들이 거의 자각하지 못하는, 듣기를 방해하는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본래 말에 비해 생각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므로 듣는 데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분당 125단어 정도를 말한다. 130억 개가 넘는 세포로 이루어진 사람의 뇌가 생각하는 속도에 비하면 말하는 속도는 대단히 매우 느린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는 그에 맞추어 생각하는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 물론 생각하는 속도를 늦추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듣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듣는 도중의 여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듣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때, 다음의 4가지 활동을 효율적으로 하여 최대한 많은 메시지를 들으려 하며, 말하는 사람의 생각에서 벗어나 다른 생각을 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첫째, 말하는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먼저 앞으로 들을 말과 결론을 예측한다.
둘째, 말하는 사람의 주장이 타당한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검토한다.
셋째, 상대방이 하는 말의 핵심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마음속으로 정리한다.
넷째, 상대방의 말에 표현되어 있지 않은 숨은 의미를 찾아낸다. 얼굴 표정, 몸짓, 음색 같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 도구를 주의 깊게 살펴 말의 의미를 더 명확하게 파악하려 한다.
잘 듣는 사람이 성공한다
듣기 능력을 높이거나 듣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비즈니스에서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비즈니스맨이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특히 숫자, 날짜, 장소, 이름 등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 들어야만 한다. 비즈니스에서 이런 실수를 여러 번 반복하게 되면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결국은 심각한 물질적 손해와 비효율성을 초래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듣기를 잘하면 경제적인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우리 주변에는 말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비즈니스맨들이 꽤 있다. 이들은 잘 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종이에 기록하여 의사소통을 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아주 사소한 내용까지 ‘기록’하게 된다. 결국 이런 문서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어느 순간부터는 통제 불능 상태가 된다. 잘 들을 수만 있다면 문서보다는 직접 말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오늘날 유능한 영업 사원은 소비자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영업 방식을 이용한다. 그리고 소비자 위주의 영업 방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말솜씨보다는 무엇보다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 직원들은 듣기를 통해 현장에서 소비자들의 의견을 조사하여 그 즉시 영업 관련 대화에 반영시킨다. 이처럼 영업 직원들에게 듣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영업조직들이 뛰어난 말솜씨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영업을 하려면 말솜씨 외에도 듣기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2. 부하직원이 솔직하게 보고하는 환경을 만들어라
대부분의 회의는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게 하며, 회의를 통해 회사가 얻는 성취도 또한 매우 낮다. 회의의 성취도가 이처럼 낮은 이유 중 한 가지는 소위 말하는 ‘회의’가 상하관계에 놓인 사람들의 모임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회의 중에도 조직의 상벌체계가 작용한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러 명이 모이는 회의의 경우 회의록의 반 정도는 거부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거부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렇게 해야 성숙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석자가 거부에 상처를 입고 화가 났다는 사실은 상대방의 비언어적인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해보면 희미하게나마 알 수 있다. 활기찬 얼굴이 무표정하게 변하고 팔짱을 끼거나 머리를 약간 뒤로 젖히기도 한다.
특정한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에서 잘못에 대한 지적은 거듭된다. 예를 들어 한 참석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하자. 그런데 구성원들이 보기에는 전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해결책은 아니다. 상사와 다른 참석자들이 이 아이디어의 단점에 대해 단호하게 지적한다. 그들은 이 아이디어를 버리고 새롭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찾는다. 사람들은 이처럼 실행할 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아이디어인지 판단하거나,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 재빨리 지워 버리는 것이 이성적이며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 그룹들을 대상으로 수백 번의 실험을 실시한 결과 이러한 방법은 옳지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 10개의 팀에 동일하게 어려운 문제를 주었을 경우 9개 팀은 문제 해결책을 찾는 데 실패했다. 나머지 1개 팀만이 다른 9개 팀에서 버린 아이디어를 검토하여 결국 나쁜 아이디어를 세부적으로 보완하여 좋은 아이디어로 변모시켰다.
이 실험의 결과는 회의의 참가자들이 아이디어의 단점을 극복하기보다는 단점을 지적하는 데 얼마나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실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단점을 극복하는 첫 번째 단계이다. 그러나 수많은 사례들에서 보는 것처럼 단점을 지적하는 차원을 넘어서 아이디어의 장점을 보려는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단점 지적이 다른 목적으로 이용된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있다. ‘잘못을 지적하는 태도에도 어떤 목적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동료의 아이디어를 가치 없게 만들거나 최소한 손해를 보게 만들어서 동료들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것이다. 관리자들도 이런 감정에서 결코 예외가 아니다.
회의 수준이 향상되는 시기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참석자들 사이에 방어나 복수를 불러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관리자가 인식할 때다. 관리자는 불완전한 생각이나 아이디어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룹은 모든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사용해야 한다. 결점도 살펴보고 그룹 전원이 결점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경험적으로 볼 때,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면 거부하거나 비우호적인 질문을 하거나 결점을 지적하는 행동은 실제로 사라지게 된다. 아이디어 창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며, 모든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지고 검토하게 된다. 이렇게 회의를 마치면 참석자들은 가치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에 유쾌해지고 심지어는 개인적인 이득을 얻게 되기도 한다.
3. 상사를 완전히 신뢰하는 부하는 없다
계획대로 일이 잘 수행될 때는 정보를 얻기 쉽다. 대체로 직원들은 상사에게 좋은 소식을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계획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좀처럼 보고하려고 하지 않는다. 문제를 밝혀 책임을 떠안게 되거나 밀고자나 신입사원처럼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하직원들이 문제를 솔직히 말하지 않는 데는 문제와 관련된 위험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하직원들이 보고하기 힘든 나쁜 소식도 보고하게 만드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문제를 빨리 발견하고 진단하고 바로잡을수록 유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사에 개방적이고 솔직한 직원들이 있는 회사조차 완벽하게 솔직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솔직함은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계층 조직에서 신뢰는 본질적으로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함의 장애물 중 하나는 자기 방어이다. 가끔 자기 부서의 실패를 숨기고 자체 내에서 일을 바로잡으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례로 소프트웨어의 일부를 개발하는 한 그룹이 일정에 차질이 생겨 납품 기일을 더 이상 미루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그때까지 관리자에게 아무런 사실도 말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결국 납품은 3개월이나 늦어졌고 회사는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문제를 감추는 동기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칭찬받을 만한 경우도 가끔 있다.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동안에는 문제에 대해 침묵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급여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생각이 옳다고 믿고 있다. 물론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매번 상사에게 달려갈 필요는 없다. 그러나 문제가 심각해지면 관리자는 문제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사내 정치도 솔직함을 막는 장애물이다. 조직은 정치적인 체계이고 피고용자들은 정치적인 투쟁에 종종 개입될 때가 있다. 부하 직원이 자기편이 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인수 합병이 많은 요즘에는 다른 기업을 흡수하거나 혹은 흡수를 당한 후 정치적인 대립이 첨예하게 일어난다. 구조조정과 합병은 어마어마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의사소통의 통로가 단절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신뢰를 쌓기 위한 6가지 요소
① 의사소통
부하 직원들에게 계속 정보를 주고 정확한 피드백을 하며 결정과 정책을 설명하는 것을 뜻한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야 하고 상벌에 사용할 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다음 사례에 나오는 여직원의 사장은 돈이 힘이라고 믿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현재의 사장 밑에서 2년간 일해 왔지만, 아직 한 번도 업무에 대한 평가를 받은 적이 없다. 매년 급여가 인상되는 것을 보아 잘하고 있다고 나름대로 추측할 뿐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전혀 생각할 수 없다.”
② 지원
이것은 부하직원들에게 인간적인 면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다가갈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부하직원들을 돕고 조언하고 아이디어를 격려하고 그들의 위치를 지켜 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제가 있거나 좋아하지 않거나 혹은 인기 없는 직원을 버리고 싶은 유혹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직원들도 나중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 부하 직원들은 위급할 때 자신을 지지해 줄 거라고 생각하는 상사를 가장 깊이 신뢰한다.
③ 존중
존중의 가장 중요한 형태는 위임이며, 그 다음은 부하직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의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대인관계에서는 상호관계의 법칙이 지배하는 경향이 있다. 상사가 신뢰와 존중에 대해 많은 말을 늘어놓으면서 행동은 전혀 다르게 한다면 부하직원들은 더 이상 상사를 신뢰하거나 존중하지 않을 것이다.
④ 공정
마땅히 칭찬해야 할 곳에 칭찬을 하며, 실적 평가에서 객관적이고 편견이 없이 칭찬을 한다는 의미다. 공정과 반대되는 행위로는 편애, 위선, 아이디어와 업적의 횡령, 비윤리적인 행동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신뢰를 무너뜨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⑤ 예측 가능성
이는 일관성 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보이든 안 보이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것을 말한다. 예측 가능성은 곧 일관성을 뜻하는 것으로 신뢰를 나타내는 가장 좋은 증거이다.
⑥ 유능함
이는 기술적․전문적인 능력과 뛰어난 비즈니스의 감각을 나타낸다. 직원들은 무능해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복종하려고 하지 않는다. 신뢰는 물론 올바른 행동에서 싹트기 시작하지만, 능력 있는 지도자에게만 칭찬과 존경을 바탕으로 신뢰를 보내는 것이다.
4. 변화하기를 원한다면 의사소통 법부터 바꿔라
상대에게 자신의 가치를 멋지게 포장하고 싶은 충동은 뿌리치기 힘들다. 그러나 자신의 가치를 전달하고 싶은 충동은 자신이 가치에 맞지 않게 행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가치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유일한 방법은 그 가치와 일치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고객 서비스 실적에 근거하여 직원 모집, 실적평가, 승진, 보너스를 실시해야 한다. 실적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해준다면 말보다는 훨씬 명확하게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비즈니스로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상대방이 명함을 건네면서, “저의 가치를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에 적혀 있습니다. 거짓말하지 않고 속이지 않고 거래하는 동안 성실하게 일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겠는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다면 믿을 수 있게 된다.
조직의 리더들은 이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직원들은 경영자들의 행동에서 그들의 가치를 추론한다. 직원들은 그 가치가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을 때만 경영자들의 가치를 받아들인다. 경영자들이 자신을 선전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주요 조직을 개편하고 있는 대규모 제조회사의 수천 명의 직원들은 최고경영자가 새로운 임무를 발표하는 모습을 직접 혹은 TV로 지켜보았다. 연단 뒤의 거대한 현수막에는 ‘신뢰, 팀워크, 내일’이라는 표어가 쓰여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직원들은 펜, 모자, T자가 3개(Trust, Teamwork, Tomorrow) 새겨진 커피 머그잔을 받았다. 그런데 사무실의 자리로 돌아왔을 때 노동조합에서 보낸 편지가 모든 게시판에 붙어 있었다.
편지에는 회사가 사립 탐정을 고용하여 절도, 마약, 부당 이득이 의심되는 직원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림 탐정들은 근무 시간은 물론 그 외 시간에도 직원들을 감시하고 있으며, 방금 전에 끝난 선포식에서도 일부 직원들은 감시당했을 거라는 것이다. 당황한 경영자들은 갑자기 불거진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사립 탐정을 고용한 것은 직원들을 신뢰하지 못해서가 아니며, 결코 직원들을 감시하려는 뜻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번 신뢰를 잃어버리자 가치 캠페인으로 포장한 조직 개혁은 큰 손상을 입고 말았다.
현장 책임자를 목표로 하라
직원들은 고위 경영자들보다는 현장 책임자로부터 정보를 받고 싶어한다. 고위경영자가 아닌 현장 책임자들이 회사의 오피니언 리더들인 것이다. 현장 책임자들은 직원들의 태도와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어떤 변화가 성공하려면 그들의 존재를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 현장 책임자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데는 현장 책임자 브리핑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현장 책임자 브리핑은 변화를 주도하는 고위 경영자와 소규모의 현장 책임자들이 대면하는 회의다. 이 브리핑은 대개 두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 고위 경영자가 변화에 대한 설명을 하고 현장 책임자들이 의견을 제시한다. 1단계가 지나면 고위 경영자는 현장 책임자들의 의견을 얼마나 수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2단계 브리핑에서는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보고하고 마지막 계획안을 설명하게 된다.
현장 책임자 브리핑은 대단히 혁신적인 방법이다. 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고 싶은 현장직원들에게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바로 현장 책임자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정보는 일대일로 현장 책임자가 설명하게 된다. 대규모 집회도 없고 대규모 발표회도 없다. 경영자들의 로드쇼도 없으며 TV로 중계되는 연설도 없다. 차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었던 정보를 현장 책임자에게만 주게 되면 그는 정보와 영향력을 갖게 되어 힘과 지위도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현장 책임자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변화를 돕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경영자라 하면 정열적인 연설로 직원들을 분발시키려는 카리스마적인 모습을 떠올리지만 회사의 현장 직원들이 기대하는 경영자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고위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친근해하며 믿을 만한 정보원으로부터 기대하는 정보를 얻게 될 경우에만 업무 수행 방식을 바꾼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행동 변화가 가장 중요한 현장에서는 현장 책임자와 직원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5. 대립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최고경영자들은 경영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어려움을 종종 겪게 된다. 그들은 문제에 대한 대립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합리적인 사람들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최고의 방법을 놓고 적의가 없는 의견 차이를 보인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자신의 선택을 더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며 더 많은 대안을 만들고 더 나은 결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불행히도 건전한 대립은 비생산적이 되기 쉽다. 실질적인 의견도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으며, 어려운 선택에 대한 걱정과 좌절이 동료를 향한 분노로 발전할 수 있다. 사람의 성격도 문제와 자주 얽히게 된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자신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의 감정적이고 불합리한 면을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최고경영자들이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의 대립, 정치, 속도의 상호작용을 조사했다. 한 연구에서 우리는 기술 기반 기업의 10여 명의 최고경영자들을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모든 기업들이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 왔다. 그리고 커다란 불확실성에 직면하여 위험도가 높은 결정을 내린 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는 압력에 시달렸다. 이 연구의 목적은 최고경영자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대립을 관찰하고 비즈니스 의사 결정에서 감정의 역할을 파악하는 데 있었다.
12개 기업 중 4개 기업은 주요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견해 차이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었다. 하지만 나머지 8개 기업은 상당한 대립을 겪었다. 8개 기업 중 4개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상호 적대감이나 불화를 피하는 방법으로 대립을 해결했다. 브라보 마이크로시스템, 프리미어 테크놀로지, 스타 일렉트로닉스 등이 그러한 기업들이다. 임원들은 문제점을 토론하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정치공작이나 줄서기에는 전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반면 문제 해결에 대립을 겪은 나머지 4개 기업은 상호 대립을 잘 피하지 못했는데, 이 회사들의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경영진들은 격앙된 증오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임원들끼리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심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파벌을 짓기도 하고 공개적으로 욕구불만이나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사이가 좋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우리는 조사 결과 이 회사들이 상호 대립을 관리하는 전술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사실에 근거하여 토론하였으며, 토론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대안을 개발했다. 또 공동으로 합의한 목표를 공유하고, 균형 잡힌 권력 구조를 유지하면서 합의를 강요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던 것이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이와 같은 전술이 경영진들의 의사 결정 속도를 늦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속시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었다.
건전한 의견 대립은 성과를 높인다
상당히 많은 연구 자료들이 문제에 대한 대립이 최고경영진들 사이에도 있으며, 이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립으로 임원들은 포괄적인 정보를 더 많이 얻으며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많은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의 연구 결과도 바로 그러한 사실을 입증해 주었는데, 문제에 대한 의견 대립이 적을수록 의사 결정 과정이 빈약했다.
대립이 없으면 그룹들은 효율성을 잃는다. 관리자들은 뒤로 물러나서 표면적으로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대립의 반대는 대개 합의가 아닌 적대감이나 이탈을 초래한다. 대립을 만들지 못하는 팀들은 대부분 저조한 실적을 보인다. 우리가 관찰한 회사 중에 대립의 정도가 약한 팀은 중요한 사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거나 자신들의 전략적 상황의 중요한 면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집단사고(Groupthink)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주요 정책을 와해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집단사고가 반직관적으로 보이는 반면, 문제 해결을 위해 건전하게 대립하는 팀들은 결정을 훨씬 더 잘 내렸으며 기동성도 높았다. 빠르게 변모하는 시장에서 속도를 늦추지 않고 문제에 대해 활발하고 다양하게 대립을 촉진하는 팀이 성공적으로 전략을 결정하게 된다.
6. 숙달된 무능함을 극복하라
익숙함에서 벗어나라
우리는 최고 경영진들을 모아 놓고 세미나를 실시했다. 최고 경영진들에게 세미나에 참석하기 전에 각자 짧은 사례를 작성해오도록 요청했다. 사례의 목적은 2가지였다. 첫째, 최고경영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여러 문제들을 개진하는 데 있었다. 그들의 거의 대부분이 상품과 고객 서비스 간의 충돌에 관련된 문제를 적었다. 둘째는 사례를 통해 경영진들이 사용했던 대표적인 규칙이나 관례를 살펴보는데 있었다.
세미나 과정에서 최고 경영진들은 자신의 사례를 적으면서 비로소 회사의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고 말한다. 경영자들 자신이 직접 만들고 쓴 사례들은 숙달된 무능함을 여실히 드러내었다. 자기 분석을 통해 그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고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에 자신의 견해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숙달된 무능함을 버리기 위해서는 연습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숙달된 무능함을 극복하는 데는 테니스 초보자만큼이나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나 조직에 혼란을 주지 않고 숙달된 무능함을 버릴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경영자들이 해결하려는 조직의 문제를 감싸고 있는 방어 관례를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조직의 방어 관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답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왜 조직의 간부들이 처음에는 적절하지 못한 정책들과 혼란스러운 역할을 고수하고 실행하며 유지했는가? 방어 관례는 경영자들이 솔직한 결정을 내리는 데 방해가 된다. 의사소통에 숙달된 관리자들은 실제 문제를 숨기는 데도 매우 익숙하다. 방어 관례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방어 관례는 다시 활발해져 해결책을 약화시키고 다른 대립을 숨기게 될 것이다.
7. 숨어 있는 메시지를 파악하라
관리자들은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회의에 투자하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 할애한다. 그들이 사용하는 이미지, 배경, 몸짓은 의사소통의 일부분이지만, 단지 의사소통의 부속물은 아니다. 이것들은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그 자체가 메시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것들은 관리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어떤 것을 이야기하려는지 알아내는 것도 관리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관리자들이 이러한 것들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심한 경우 자신들은 그런 분야에 대한 재주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데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인식하든 인식하지 않든 이미지, 배경, 몸짓을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미지, 배경, 몸짓은 분명한 정보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메신저 채널로는 알 수 없는 것을 관리자에게 제공한다. 이런 언어에 대한 기술을 갖고 있는 관리자는 문제에 대한 본능과 ‘느낌’을 개발할 수 있어 문제의 미묘한 부분까지 감지하게 된다.
말 속에 숨은 메시지를 이해하라
뉴욕의 큰 은행의 수석 부사장이 함께 일한 그룹에 대해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 “새장을 여니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횃대에 앉아 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항상 움직인다. 사람들은 휙휙 소리를 내며 매우 빨리 움직인다! 새장이 무너지기 전에 나는 내려왔다.” 이 말은 매우 시각적이며, 부사장이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말을 음미해보면 그는 자신을 기업가로 생각하는 반면, 은행의 다른 경영자들은 옷을 잘 차려입고 좋은 학교를 졸업했지만 그 속에는 불타는 열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전부 ‘새들’이다. 그들은 예쁘게 새장에 앉아 있지만 너무 연약하다고 부사장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본래 자신의 모습인 기업가처럼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은행의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겼을 때 부사장은 비로소 안도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와 자기 주변 세계의 특징을 말로 표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이미지와 은유는 그가 살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는 단초가 된다. 관리자의 언어 환경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상징이다. 상징의 의미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상징은 매우 분명해 보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일상적인 행동에서의 가정과 모순되기도 하는 등 까다롭다.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는 이유는 자신들이 사용하는 말을 상대방도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고 가정하는 데 있다. 소비재 상품을 생산하는 한 대기업의 팀 경영 방식에 대한 회의에서 회의 도중 마케팅 부사장이, “누가 버스를 운전하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이 말을 사용했다. ‘비즈니스’를 ‘버스’로 비유하여 ‘운전하다’라는 단어를 쓴 것이며, 경험에 바탕을 둔 명확한 은유였다. 그런데 부사장이 자리를 뜨자 이 명확해 보이는 질문에 대해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부장은 마케팅 부사장이 책임자가 없어 불안해한다는 말로 이해했다. 팀 경영의 시각에서 말했던 부사장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해석이었다.
8. 회의 진행의 노하우를 익혀라
명확히 목표를 정하라
‘이번 회의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이 말은 ‘회의를 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라든가 ‘회의가 끝난 후 회의가 성공인지 실패인지 어떻게 판가름할 것인가?’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회의는 참석자들이 시간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명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회의를 활용하려 한다면 회의에서 도달할 수 있는 목표의 형태는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의제의 모든 항목들은 다음 4가지 기능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에 해당할 수 있다.
① 정보 중심
사실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회의는 시간 낭비로 문서로 회람하는 편이 낫다. 단, 특정한 사람에게서 정보를 들어야 하거나 설명이나 해설이 필요한 경우라면 회의 안건에 넣어야 하겠지만,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행동에 옮기지 않고 보고만 받고 토론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② 기획 중심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기능에는 새로운 정책, 새로운 전략, 새로운 판매 목표, 새로운 상품, 새로운 마케팅 계획, 새로운 절차와 같이 새로운 것을 고안해야 하는 안건이 포함된다. 이런 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과 판단과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③ 업무 분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기능으로, 구성원들의 할 일이 결정된 후에 과제의 세부 내용에 대한 집행 책임을 나누어야 한다. ‘기획 중심’ 기능에서는 참석자들이 지식과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하지만, 이번 기능에서는 계획을 실천하는 책임감이 중요하다.
④ 시스템 수립
‘무엇을 하는가?’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룰 때는 부서 조직과 같은 체제를 비롯해 규칙, 과정, 절차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모든 활동들은 시스템 안에서 또 시스템을 통해 일어난다. 따라서 시스템 수립을 하는 주요 리더들은 구성원들과 함께 결정하고 확인해야 한다. 반대 의사가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토의를 마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토론은 논리적인 순서가 있어야 한다
집단 토론에는 논리적인 순서가 있다. 이 순서를 꼭 따르지는 않더라도 순서는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다음에 제시하는 절차를 따른다면 토론이 방해받지 않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이 절차는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과 같은 형식이다.
① 무엇이 문제인가
한 안건이 회의에 상정되는 이유는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야 하는 증상과 비슷하다. ‘등에 계속 이런 통증을 느낀다’는 말은 ‘독일에서는 판매가 증가하는데 프랑스에서는 감소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두 경우 모두 어떤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② 얼마나 오래 되었는가
의사는 관련 병력을 묻는 것부터 진찰을 시작하며 위원회 토론도 마찬가지다. ‘언제부터 프랑스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는가? 독일 매출 증가는 예외적인 현상인가? 프랑스에 배송 문제는 없는가? 영업 노력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가? 광고가 부족한가? 경쟁사의 매출도 감소했는가?’ 처음에 이런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토론은 시간 낭비일 수 있다.
③ 침대에 누우시오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알기 위해 신체검사를 실시한다. 위원회도 마찬가지로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알고 싶어한다. ‘지금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가? 현재 주가는 어떤가? 광고 예산으로 얼마나 남아 있는가?’ 이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④ 추간 연골이 빠진 것 같습니다
사실이 확인되면 의사는 진단을 내리게 된다. 의사의 신속한 진단은 경험과 훈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사는 진단과 관련이 적은 사항은 배제하고 짧은 목록을 남긴다. 위원회 역시 여러 가지 진단을 지워 버린 후 가장 가능성 있는 것만 남긴다. ‘독일에서는 최근 성공적인 광고 캠페인을 활발하게 펼친 반면, 프랑스에서는 마켓 리더가 새로운 포장을 내놓았다’는 식의 진단을 내린다.
⑤ 이 처방전을 약사에게 가져가시오
다시 의사는 간결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의사는 처방전 한 장을 주고 위원회도 신속하게 한 가지 조치 과정을 결정한다.
오해나 혼란을 막는 것이 의장의 몫이다
의장은 모든 참석자들이 이슈를 이해하고 토론하는 이유를 알도록 해주어야 한다. 안건이 명확하지 않거나 전에 토론한 적이 없는 경우, 의장이나 부의장이 회의 전에 브리핑을 하여 짤막하게 문제를 소개하고 왜 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었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의 상황, 현재 상태, 해야 하거나 결정하거나 제안할 것들, 몇 가지 질문이나 지금까지 제안되었거나 검토되었던 조치 과정, 문제에 대한 양측의 논의 내용도 설명해야 한다.
오해나 혼란을 막는 것도 의장의 몫이다. 의장은 회의 참석자들이 발언자의 주장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경우 발언자에게 다시 명확하게 말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의견을 제시하는 두 사람이 같은 단어를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면 의장이 개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판촉이라는 단어를 한 사람은 판매현장 광고로 이해하고 다른 사람은 미디어 광고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의장은 발언된 내용을 적절한 시기에 요약해 주어야 한다. 중간 요약은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고, 토론을 따라가지 못한 일부 참석자들에게는 안전판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편, 회의 진행자가 흔히 저지르기 쉬운 잘못으로는 토론이 충분히 무르익기 전에 서둘러 토론을 끝내는 것이다. 또한 합의에 이르기 전에 너무 빨리 토론을 마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회의가 실제로 결론에 이르렀음에도 의장이 재빨리 파악하지 못해 아무 소득 없이 토론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는 회의를 중단해야 한다. 첫째, 토론이 더 진전되려면 더 많은 ‘사실’이 필요한 경우 둘째, 불참한 구성원의 견해가 필요한 경우 셋째, 구성원들이 주제에 대해 더 생각해 봐야할 필요가 있는 경우 넷째, 상황이 변하여 토론의 기초를 변경해야 할 경우 다섯째, 주제를 검토할 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여섯째, 2~3명이 회의 밖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토론 진행이 어렵다거나 논란이 예상되거나 참석자가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의를 연기해서는 안 된다.
회의 참석자들 관리하기
회의 때마다 중요하지도 않은 말을 장시간 늘어놓는 사람이 있다. 이때 의장은 말을 간단히 해달라고 급박하게 주의를 주어야 한다. 급히 발언자의 의견을 중단시켜야 한다면 어떤 대목이든 관계없이 그 말에 끼여들어 중단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발언자가 “어쩔 수 없는 감소….”라고 말하면 그 틈을 파고 들어 “어쩔 수 없는 감소라 아주 흥미로운 말이군요. 조지 씨, 당신도 이 어쩔 수 없는 감소라는 말에 동의하시나요?”라고 말을 돌리며 다른 사람에게 발언 기회를 준다.
제대로 운영되는 회의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의 시간에 침묵한다. 침묵은 전반적인 동의를 의미하거나, 발언할 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보거나, 자신의 의사를 말하기 전에 상대방의 의견을 더 들어볼 필요가 있거나 하는 경우에는 침묵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자신감이 결여되어 침묵하는 경우와 적대감으로 인해 침묵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침묵을 깨뜨려야 한다.
그리고 아이디어의 대립은 격려하되 참석자들의 성격이 충돌하게 해서는 안 된다. 참석자들과 의장이 단순히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없다. 토론과 논쟁이 다양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의장은 회의를 진행하면서 다른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도록 만들어야 한다. 회의는 사람들 간의 다툼이 아닌 아이디어의 다툼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제안을 했다가 웃음거리가 되거나 무시를 당하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느끼게 되면 제안을 중단해 버린다. 이런 경우 회의는 아무 성과 없이 끝나고 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의장은 어떤 사람이든 제안을 하면 각별히 존중해 주어야 하며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주의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 아랫사람들부터 발언하게 하는 것이 좋다. 윗사람이 주제에 대해 먼저 언급을 하게 되면 아랫사람들은 발언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것보다는 아래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더 다양한 시각과 아이디어를 얻기 쉽다. 그리고 회의를 마칠 때는 잘 해결된 안건들을 언급하고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 또 해산하기 전에 다음 회의 시간과 장소를 결정하게 되면 나중에 전화 통화로 허비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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