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악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전도서 8장), 김덕선 목사

 

 

1. 권세자들을 어떻게 섬길 것인가(1-9절)?

 

우리는 크고 작은 악의 권세자들 밑에서 시달린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쥐꼬리만한 권세로 괴롭힙을 주는 상사로부터 시작하여 도무지 참을 수 없는 많은 압제자를 만납니다. 이런 경우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이 악한 권세자들을 감당하며 살 것인가?

 

먼저 우리는 지혜자로서의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지혜자와 같은 자 누구며 사리의 해석을 아는 자 누구냐 사람의 지혜는 그 사람의 얼굴에 광채가 나게 하나니 그 얼굴의 사나운 것이 변하느니라 (굳은 표정을 바꾸어 준다: 표준 새번역).

 

본문에서 솔로몬은 궁정 안에 있는 어떤 관원, 전제 군주의 명령을 수행해야 했던 어떤 관원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혜가 있습니다. 그 얼굴에 광채가 나고 항상 굳은 표정을 지은 것이 아니고 부드러운 표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먼저 마음을 항상 지혜롭게 다스려야 합니다. 표정 관리를 항상 밝게 가져야 합니다. 굳은 얼굴을 부드러운 얼굴로 바꾸어야 합니다. 우리가 악한 세상에서 힘든 일을 많이 만날 때 우리의 얼굴은 무거워지고 항상 부담스러운 인상을 갖기 쉽습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너무 심각한 사람들로 치부해 버리고 가까이 하기를 꺼려 할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자는 어떤 일을 만나도 그의 얼굴에 광채가 나야하고 부드러운 얼굴을 가져야 합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실제적으로 악한 권세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첫째, 권세자의 명령에 복종해야 합니다.

 

내가 권하노니 왕의 명령을 지키라 이미 하나님을 가리켜 맹세하였음이니라(2절)

 

지혜자는 왕의 명령에 불복종해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권세자가 인격적이 아니고 비열하다고 해도 나는 그 권세자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그의 고결함을 버리는 것도 아니고, 꼭 비굴한 것도 아닙니다. 기회주의 자로 오해 받을 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성경은 모든 권세는 다 위로부터 왔다고 말합니다. 현재 내가 누구 밑에 있든지 그분은 하나님이 나에게 복종하고 순종하도록 허락하신 분이라는 것을 우리는 받아 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충성하는 사람은 왕궁에서 일할 때나 왕에게 복종할 때도 먼저 하나님께 순종한다는 한계를 두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위험한 상황을 판단하고(3절), 행동을 할 때 그 과정이 중요합니다.

 

둘째, 충동적으로 사표를 내서는 안됩니다.

 

왕 앞에서 물러가기를 급거히 말며 악한 것을 일삼지 말라 왕은 그 하고자 하는 것을 다 행함이니라(3절)

 

비 인격적이고 강제로 대하는 권세자 밑에서 늘 부당하게 압제 받느니 차라리 사표쓰면 되지 않는가? 이런 생각이 하루면도 수 없이 많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에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합니다. 왕 앞에서 물러가기를 급거히 말며. 이러한 행동은 왕에게 어떤 벌을 받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항상 이런 태도로 인생을 사는 사람은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은 패인이 되고 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정직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 세상이 악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포괄적으로 이해 하지 못한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사람입니다. 또한 그 가운데 두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지 않고 사는 자요, 그 가운데서 하나님이 어떤 선한 역사를 이루실 것인가 하는 하나님의 권능을 믿지 못한 처사이입니다.

 

셋째, 정면 도전해서는 안됩니다.

 

8:3 왕 앞에서 물러가기를 급거히 말며 악한 것을 일삼지 말라 왕은 그 하고자 하는 것을 다 행함이니라

 

악한 것을 일삼지 말라 이 말은 왕에게 정면 도전해서 왕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미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설령 마음에 맞지 않는 권세자가 있다고 해서 무력이나 인간적인 방법으로 그를 제거하려는 생각을 갖는 것은 옳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끔 기업체내에서 회장 몰아 내는 운동, 학교에서는, 교장, 총장 퇴진 운동을 벌이는 경우가 많이 있고, 교회에서는 목사 몰아 내는 운동을 벌이는 교회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사단의 독무대를 만들고 마는가? 우리는 조용한 가운데 하나님이 어떻게 하실 것인가를 바라보며 기도하면서 권능의 하나님을 믿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불의한 독재자를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인가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토마스 제퍼슨 같은 분은 '폭군에게 저항하는 것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베드로 역시 사람보다 하나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여 종교 당국자들의 명령을 담대히 거부했습니다(행 5:29).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독제자들과 싸우다가 순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전도자가 말하는 것은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악한 정부를 무너뜨리고자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이 악한 세상을 살아 가기 위하여 때와 과정을 알아야 합니다.

 

무릇 명령을 지키는 자는 화를 모르리라 지혜자의 시기와 판단을 분변하나니 무론 무슨 일에든지 시기와 판단이 있으므로 사람에게 임하는 화가 심함이니라(5, 6절)

 

여기서 '시기와 판단'이란 때를 분별하고 그 과정이 지혜로워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왕의 명령에 불복종한다든가, 관직을 버리고 떠난다든가, 불의의 권세에 도전한다던가 하는 것은 때로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때를 잘 살펴야 되고 그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자기가 옳고 권위를 가진자가 나쁘다고 할지라도 때를 봐 가면서 대항해야 합니다. 정말 어리석은 자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웃사람에게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어디가서나 사람들의 미움을 받고 따돌림을 받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항상 눈치만 보고 할말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머뭇 하면서 사는 것도 우유 부단한 사람, 기회주의 자로 오해 받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지혜자는 그것에 대하여 분명한 분별력이 있어야하고 중용을 잘 지켜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지혜로운 모습을 요셉, 느헤미야, 다니엘등에게서 잘 배울 수 있다.

 

2. 불공정한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며 살 것인가(10-14절)?

 

세상에서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부정이 있습니다. 스페인 격언에 다음과 같은 격언이 있습니다. '법이란 거미줄과 같아서 파리만 잡고 매는 놓친다.'

 

세상에 행하는 헛된 일이 있나니 곧 악인의 행위대로 받는 의인도 있고 의인의 행위대로 받은 악인도 있는 것이라(14절).

 

이런 일을 보고 사는 우리의 심정은 어떠한가? 마땅히 악인은 벌을 받아야하는데 오히려 칭찬과 축복을 받고, 마땅히 의인은 칭찬과 축복을 받아야하는데 오히려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우리 가운데 허다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이 견딜만한 세상인가?

 

10절에 솔로몬은 도무지 받아 들일 수 없는 불공정을 봅니다.

 

내가 본즉 악인은 장사 지낸 바 되어 무덤에 들어갔고 선을 행한 자는 거룩한 곳에서 떠나 성읍 사람의 잊어버린 바 되었으니 이것도 헛되도다

 

표준 새 번역을 보면 '나는 악한 사람이 죽어서 무덤에 묻힌 것을 보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장지에서 돌아온 길에 그 악한 사람들을 칭찬한다. 그것도 다른 곳이 아닌, 바로 그 악한 사람들이 평소에 악한 일을 하던 바로 그 성읍에서, 사람들은 그를 칭찬한다. 이런 것을 보고 듣노라면 허탄한 마음을 가눌 수 없다.'

 

우리는 악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맏고 세상 사람들로부터 매장 당해야 마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죽기까지 아니 죽은 후에도 칭찬을 받고 선한 사람들은 전혀 세상에서 빛을 보지 않고 고생만 하면 살다가 죽고 죽은 후에도 잊어 버린바 된다고 생각해 보시라. 얼마나 열받는 일인가? 그러나 그런 일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처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악한 일에 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않으므로 인생들이 악을 행하기에 마음이 담대하도다 죄인이 백 번 악을 행하고도 장수하거니와(11, 12절)

 

우리가 이런 일을 볼 때마다 얼마나 낙심하고 힘을 잃게 되는 가? 내가 참되고 진실하게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싶다. 그러나 바울은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면 거두리라고 하였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감당할 수 없지만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하나님이 알고 계시기 때문에 오히려 그 가운데 만족할 수 있다.

 

내가 정녕히 아노니 하나님을 경외하여 그 앞에서 경외하는 자가 잘 될것이요 악인은 잘 되지 못하며 장수하지 못하고 그 날이 그림자와 같으리니 이는 하나님 앞에 경외하지 아니함이니라(12, 13절)

 

그러나 인간의 눈으로 볼 때 그런 억울함이 있지만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반드시 최후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만이 복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믿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시적으로 사람앞에서 인정 맏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인정 받는 것을 기뻐해야 합니다. 사람 앞에서 비록 인정을 받지 못해도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인정 받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할 것입니다.

 

지혜 있는 자는 불평등하고 부정한 세상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분명히 우리는 좋은 법이 통과 되도록 촉진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에 의해 그것이 실행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 할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국을 세우시기 전까지는 우리의 세상에 불의는 항상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비관적 또는 냉소적 자세를 취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 들여야 할 것입니다. 종말을 내다 보는 비전을 가지고 살아야할 것입니다.

 

　

3. 불가사의한 일들을 어떻게 이해 할 것인가(15-17절)?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 사람,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 세상은 실망만 안겨 줍니다. 많은 고통스런 날들과 잠들지 못하는 밤을 지내면서, 전도자는 삶의 불가사의 한 것들에 온 힘을 기울여 보았습니다. 결국 그는 '해아래서 하시는 일을 사람이 능히 깨달을 수 없도다'(17, 3:11, 7:14,24,27-28)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마도 우리는 여기저기 있는 수수깨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물의 이치를 모두 알 수 없으며,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을 설명해 낼 수는 없습니다. 역사가 듀란트는 '우리가 알면 알수록 무지라는 사막은 확장되어가고, 지식이라는 신기루는 점차 희미하게 뒤로 멀어져 간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묘한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구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로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심이니라(신 29: 29)

 

하나님은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을 알기를 기대하지 않으십니다. 그는 우리가 배울 수 있는 한 배우되 그분이 가르쳐 주신 것을 순종하기를 원하십니다. 사실 우리가 순종하면 순종할수록 그분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실 것입니다(요 7:17).

 

무지의 고백은 참된 지식을 얻기 위한 첫 단계입니다.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마땅히 알 것을 알지 못함이요'(고전 8:2). 하나님의 진리를 알고자 하는 자는 정직과 겸손을 가져야 합니다. 하바드 대학의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지가 아니라 무지에 대한 무지가 지식의 사망을 가져온다.'

 

솔로몬은 삶을 누리고, 수고의 열매로 인한 기쁨을 누리라고 말합니다(15, 2;24, 3:12-15, 5:18-20).

 

이에 내가 희락을 칭찬하노니 이는 사람이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해 아래서 나은 것이 없음이라 하나님이 사람으로 해 아래서 살게 하신 날 동안 수고하는 중에 이것이 항상 함께 있을 것이니라(15절)

 

기억할 것은 이 훈계가 '먹고, 마시고, 즐기자'라는 불신앙적 쾌락주의 자의 철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것은 삶을 하나님의 선물로 받아들이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누리도록 모든 것을 후히 주시는 분이다'(딤전 6:17)는 것을 알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적극적인 신앙관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가지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하여 불평하는 대신에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 그것을 누려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억울하고 가슴 답답한일이 많아도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는 감사하고 기뻐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생각하면서 감사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기뻐해야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억울하고 분하고 속이 상해서 견디지 못할 때 우리는 조용히 골방에 들어가서 몇시간이고 엎드려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새로운 힘과 용기와 기쁨을 주시는 것을 체험할 것입니다. 이것이 악한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지혜의 무상함'(1:12-18)에 대한 솔로몬의 재고는 여기서 결론을 맺습니다. 지혜를 거부하는 대신 그는 삶에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에게 지혜가 중요한 것임을 확인합니다. 지헤는 모든 불가사의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결정을 해야할 때, 분별력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렇다. 모든 것은 때와 방법이 있습니다'(8:6). 지혜로운 자는 가장 적절할 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