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우리 속의 한국인
한국.중국. 일본 3국인의 인내력을 테스트 하기 위해, 파리와 모기떼가 들끓고 똥 투성이인 돼지우리 속에 3국인을 집어넣고 누가 가장 오래 버티나 시험을 해봤다고 한다.
제일 먼저 뛰쳐나온 사람은 성급하고 결벽증이 있는 일본인, 그 다음은 조금 덜 성급한 한국인이었다. 이제 남은 사람이라곤 중국인뿐이니 당연히 나올 때가 되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돼지가 꿀꿀거리며 뛰쳐나오는 게 아닌가? 자기보다 더 강적인 중국인에게 4족을 들었는지 투덜거리며 멀리 도망을 쳤다나.
일본인의 성급함은 국제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본인은 마치 경보 선수들처럼 굉장히 빠르다. 너무 빨리 걷다 보니 머리가 발보다 앞서 나가 있다. 그야말로 자라의 형상이다. 일본인 중에서도 가장 빠른 사람은 오사카 사람이다.
이번에는 한국인을 보기로 하자 한국 역시 만만치 않은 성급함의 소유자들이다. 서울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한국말은 ‘빨리빨리’이다. 그런데 한국인의 성급함과 일본인의 성급함은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틀린 구석이 있다. 일본인은 더러운 환경이나 시간 감각에서 성급함이 그러나는 반면, 한국인은 지저분한 환경에 좀 무신경하고 주로 대인관계에서 성급한 면이 그러나는 것이다.
한일의 성급함의 대명사 ‘빨리빨리’, ‘셋카치’(성급함)와 명확한 대조를 이루는게 중국인의 ‘만만디’다. 무엇에든 쉽게 놀라지 않고 노여워하지 않고 여유 만만한 성품과 그 끝없는 인내력은 세계 제일을 자랑한다.
인내력의 상징인 ‘만만디 문화’에도 이외로 ‘콰이콰이’(빨리뻘리)라는 말이 있다. 바로 돈과 상관있는 일에만 적용되는 말로 누구보다도 빨리 빨리 뛰어다닌다.
표현의 한국인. 은밀의 중국인. 수신의 일본인
한국인은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먼저 닿는 진열장이나 현간 앞에는 어김없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물건들이 가지를 자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물건의 질은 떨어지는 편이다.
중국은 한국과 정반대다. 정면에 작고 싼 볼품없는 물건을 진열해 놓고 고객이 찾거나 주문을 받으면 그제야 가게 안 깊숙한 곳에 숨겨둔 최고급 물건을 꺼내온다.
그것은 한국인은 표현하기를 즐기는 성격이고, 중국인은 은밀함을 즐기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화려한 네온사인, 선명한 원색계열의 의상과 톡톡 튀는 디자인의 물건들, 그것들은 자기표현에 능란한 한국인의 성격을 말해준다.
한국인 격정표현의 전형적인 케이스는 입버릇처럼 ‘아이고!’라는 굳어진 감탄사이다. 그 말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 어디서고 입에서 떨어질 물 모른다.
홍자성의 유명한 채근담에도 이런 가르침이 나와 있다.
지위는 너무 높지 않은 것이 바람직하다
정상에 오르면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
재능은 적당히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휘가 지나치면 멸하게 된다.
좋은 일도 적당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넘치면 비난과 중상이 따르기 마련이다.
동양 3국인 중에 감정표현이 가장 서투른 민족은 바로 일본인이다. 한국인처럼 능숙한 표현력도, 중국인처럼 표현과 은폐의 밸런스를 맞추며 적당히 조절하는 능력도 없기에 그들은 수신(受信) 이란 처세술을 쓴다. 따라서 일본인들은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표현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잘 따르는 모범생 같은 기질을 배우게 된 것이다.
똑똑한 한국인, 멍청한 중국인 그리고 일본인
중국인 중에는 바보천치처럼 보이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것은 우선 외모나 옷차림만 살펴보아도 센스가 없다고 할까, 신경을 안쓴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일부러 멍청이처럼 꾸미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여유를 부릴 줄 아는 지혜야 말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지혜라 할만하다.
행인지 불행인지, 한국인과 일본인은 전반적으로 똑똑해 보인다. 외모도 그렇고 머리 회전이 빨라 누구나 총명하게 느껴지지도 한다. 특히 한국인은 자기의 생각을 그대로 툭 털어 놓는 경향이 있어, 자기 주장이 강해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속을 숨김없이 드러낸다는 것은 단점까지도 모두 세상에 내놓는 것이 된다. 치부를 드러낸 상대와 적당히 몸을 가린 상대가 싸움을 한다면 누가 이길 것인가? 너무 강한 자기주장은 편견과 아집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지는 것이 이긴다는 발상이 한국인에겐 없는 것 같다. 지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건 없기 때문이다.
김용운 선생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한국인은 내용과 함께 명분도 중요시한다. 따라서 지는 것은 지는 것이며 이기는 것은 이기는 것으로 된다. 승부에 있어 일단 패배했다면 모든 것이 따라 변한다. 가치관마저 변하게 된다.
항상 지는 것이 이긴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다면 한국의 현싷도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관찮아요, 차 뿌 뚜어와 도모
도모라는 단어는 일본 문화의 단추를 여는 하나의 키워드이다. 뜻은 매우, 대단히 아무쪼록 또는 방향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데, 영어의 please 와 같은 의미이다. 처음 일본에 온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도모와 스미마센(미안합니다), 두 단어만 알면 일본에서 생활하는데 별 지장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상 생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다.
일본어의 '도모'처럼 자주 쓰이는 말로 '차 뿌 뚜어'와 ‘괜찮아요’ 역시 한국와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열쇠라 해도 되겠다.
중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제일 많이 들리는 소리가 바로 이 ‘차 뿌 뚜어’이다. 이것은 무엇은 하건 대충대충 어느 정도만 하면 괜찮다는 정확성과 세밀함이 없는 중국인의 사고방식을 집약시켜 놓은 말이다.
중국인들은 상대방을 신용할 때까지는 요모조모 따져가며 의심을 한다. 그러나 일단 신용할 만한 판단이 서면 철저하게 믿고 특히 신세를 진 상대에게는 어떤 곤란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끝까지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반면 한국인들은 신세를 지기까지 ‘신’을 지키지만 일단 신세를 지고 나면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신’은 점점 약해지고 아예 신세를 졌던 상대방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것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이 일본의 세밀함과 친절함이다. 한 개인도 잔체 일본 사회도 ‘차 뿌 뚜어’와 ‘괜찮아요’를 허용하지 않는 정확성이 일본 사회를 세계 제일로 끌어 올렸으며, 일본사회를 경제 대국으로 만든 것이다.
거짓말의 3국 비교
동양 3국 중 거짓말의 왕국을 꼽으라면 단연 중국이 넘버원이다. 중국의 거짓말은 가히 명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일본인은 거짓말을 잘 하지 않으며, 한국은 거짓말보다는 허풍 쪽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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