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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청소년 교인의 감소현상

by liefd 2024.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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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교인의 감소현상(1)

 

- 교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 의외로 심각

 

 

교회 청소년층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목회자들과 일반 교인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위기의식이 점차 강하게 자리잡아 가기 시작했다. 물론 연령별 기독교인 통계 같은 정확한 수치나 근거는 없다. 다만 피부로 느끼기에 젊은 층은 날이 갈수록 교회로부터 발길을 돌리고 있음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정확한 통계 없어-

 

두말할 나위 없이 청년층은 앞으로 다가올 세대를 책임질 기둥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교회를 등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한국 교회의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그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국 교회의 성장뿐만 아니라 활력이라는 측면에서도 엄청난 악영향을 몰고 오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본보는 과연 그러한 위기 의식이 사실인가를 확인하기로 했다. 동시에 그것이 사실이라면 과연 그 이유는 어디에 있으며, 젊은 층의 이탈을 막아낼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것도 함께 찾아 보기로 했다.

 

하지만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마찬가지로 연령별 종교인 통계 등 구체적인 자료가 나와 있지 않아 정확한 통계를 파악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따라서 본보 취재진은, 대학 등 특정집단 내의 종교 통계 자료, 일반 여론조사기관의 최근 연구 동향 등을 통해 청년층이 갖고 있는 종교적 성향을 파악해 이들의 종교간 이동실태를 추론해 보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이같은 '추론의 방법'이 궁극적으로 정확성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판단 아래 개교회 목회자들의 입을 통해 그들이 목회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바를 들어보는 방법도 병행하기로 했다.

 

-입시 부담감도 작용-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청소년 및 대학부 감소 현상 때문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껴오고 있다. 나름대로 떨어져 나간 학생층을 불러 모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증가현상은 순간적일 뿐 유지책으로는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교회 밖으로 나가도록 밀어내고 있는가?

 

'무엇'의 정체를 알기 위해 정부측 조사자료와 연구소 등 기관자료를 둘러봤지만 '무엇'의 정체로 규정하기에는 그 내용들이 사뭇 달랐다. 지난 '85년에 문화부와 경제기획원이 공동주관해 실시한 '인구센서스' 조사내용 중 '종교항목'에는 단순히 해당종교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어 기독교, 불교, 유교 등 종교인 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었다. 또한 조만간 출간예정인 '종교연감'을 준비하고 있는 종교사회연구소(소장=윤이흠 교수) 측에서도 기독교 내 청소년 및 대학부 인원 변동 조사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기독교인의 연령층 조사도 아예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짤막한 대답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 '84년 발행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이라는 책에도 종교현황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조사결과를 다루고 있었다. "일반기관에서 특정 종교의 연령층 인구를 조사한다면 무엇 때문에 그러겠느냐?"는 한 관계자의 말을 되짚어 볼 때, 선교 2세기를 넘어선 한국 교회 안에 전체적인 연령층 신앙인 수가 조사되지 않았다는 점은 반성하고 짚고 넘어갈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 끌어 모으는 대로 교회 증축에 성의를 보였던 것과 병행하는 '신앙인 증감 조사와 감소 요인 파악'이 진행되었어야 옳다는 말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한 목회자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교인의 감소현상과 그 요인'을 세부항목으로 다루어 놓아 어느 정도의 진단을 가능케 하고 있다. "2세 기독교인의 신앙교육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지난 '91년 목회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최복규 목사(한국중앙교회 담임)13세부터 30세에 이르는 연령층을 대상으로 교회출석을 꺼리거나 결석하게 된 요인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그 조사 대상이 대부분 최목사 자신이 시무하는 한국중앙교회 청소년 및 대학부 층이지만 결과는 특정교회 내의 문제를 벗어나 일반적인 사항이 주로 지적되었기 때문에 별다른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은 상급학교 진학에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중3과 고3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입시문제'와 관련해 교회기피현상을 나타냈겠지만 총 응답자수 73명 중 53%에 해당하는 39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오락프로그램과 대중오락시설과 관련해서는 39%'주일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교회출석을 못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늦잠과 같은 편리주의 때문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대상자 104명 중 20%21명이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교회 내적인 요인에 관한 조사였다. 112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조사에서 개인적인 상황에 대한 무관심, 장년 중심의 교회 운영이 각각 19%로 가장 많았고, 연속적 훈련체계의 미비(18%), 전문지도자 부재(16%), 교육시설 부재, 교사의 자질문제, 새로운 행사 미비가 각각 8%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점은 현재 청소년층이 학교에서 입시전쟁을 치르는 등 갈등상황을 맞고는 있지만 이것이 교회 출석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바꿔 말해서 학생들 개개인에 대한 상황 고려가 관심으로 표현될 때, 혹은 교회적으로 청소년층을 포용하는 노력이 나타날 때, 이들은 교회 밖으로 쉽게 떨어져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사의 자질론이 대두되며 청소년 전문지도자 양성훈련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이다.

 

대학부 및 청년층도 청소년층의 응답내용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논리적 이성 추구에 따른 신앙기피(35%), 부모의 불신앙(34%) 등을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논리이성추구'가 신앙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대학생층의 두뇌활동 강화라는 자연현상을 들 수 있겠지만 유초등부와 중고등부 시기에 신앙교육을 '믿음'이라는 범주에서 '맹목'과 혼돈하여 교육을 시킨 결과라고 하겠다. 이 결과는 감소현상의 교회적 요인에서 응답자 총 1백명 중 31명이 '연속적 훈련체계 미비'(31%)라고 답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잘 나타나 있다.

 

앞에서 잠시 언급된 부모의 불신앙에 따른 교회 포기현상(34%)은 청소년층의 11%와 비교해 볼 때 간과할 수 없는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이것은 학생이 성장할수록 가정의 문화를 존중한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결과로서 중고등부 시기에 가정전도를 실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몇 가지 통계조사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교회 내의 청년층 감소현상은, 이들이 처해있는 환경의 독특성과 교회 내의 열악한 교육환경이 결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요소 중 교회 내의 신앙훈련과 개인에 대한 관심 고양은 이들 젊은층의 독특한 조건을 변화시킬 수 있는 구심축이 됨도 아울러 알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 중요-

 

교회 내의 청소년 감소현상은 몇해 전부터 나타나던 현상이라 새삼 놀라운 일은 아니다. 교회 내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닌 듯 싶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회 내에서 청소년의 감소현상을 간파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적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교회는 점차 청소년들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같은 현상은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교육적 대안이 확실한 몇몇 교회들에 국한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G교회는 3,4년 전과 비교해 볼 때 1백여명 정도 청소년들이 감소했다. 이 교회 교육목사인 L목사는 청소년들이 교회에서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비단 G교회뿐 아니라 한국 교회 전반적인 문제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는 요즈음 청소년들이 입시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종교적 관심이나 사고보다는 '공부'에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일반 사회 청소년 단체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고 그들의 흥미와 요구에 부응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교회라는 공간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교회는 청소년들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갖지 못한 채 몇십년 전 교회 청소년 프로그램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고 L목사는 교회 외부적 문제와 더불어 청소년에 대한 교육정책의 부재 현상을 꼬집었다.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S교회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7년 전만 하더라도 150여 명이 참석하던 학생회가 현재는 겨우 20여 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 교회의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은 교회 차원에서의 학생회에 대한 교육적 사고가 잘못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교회는 7년 동안 학생회 담당 교육전도사가 무려 열 번이나 바뀌었다. 이중 자질면에서 크게 문제가 있었던 전도사도 몇명 있었지만 대부분 "S교회에 적합하지 않다."

 

"학생회를 이끌어 나갈 만한 지도력이 없다."라고 생각되었을 때는 사임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교육전도사에게 학생회의 모든 것을 맡겨놓고, 제대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때는 새로운 전도사로 대치하는 일이 몇해 동안 반복되는 속에서 청소년들이 점점 감소하게 된 것이다. '유능하고 능력있는 전도사만 들어오면 학생회는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청소년들의 가슴에 상처만 안겨준 셈이다.

 

이와는 반대로 교회가 정책적으로 청소년 교육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는 교회도 없지 않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영락교회는 교육국이 따로 편성되어 있어 교회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기획이 이곳에서 마련된다. 청년대학부의 경우 나이별, 취미별로 누어 성경공부를 할 수 있도록 세부적으로 부서가 나뉘어져 있다. 취미반으로서는 영어성경반, 일어성경반, 부부성경반, 금요성경반 등으로 나뉘어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서 성경을 공부할 수 있도록 선택의 기회를 주어, 적극적인 교회활동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특히 각 부서마다 담당 목사, 전도사, 간사를 두어 부서를 책임지고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왕성교회(담임=길자연 목사)는 교사들의 열심과,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적극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줌으로써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경우다. 고등부 부서활동으로 찬양부, 문예부 등을 조직해 찬양부의 경우 예배 시작 전 20여 명으로 구성된 찬양팀이 경배와 찬양으로 예배를 이끌며, 문예부의 경우 10명으로 구성된 '예닮사' 주보팀이 매주일 주보를 발행,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교회 내 청소년들의 감소현상은 교회 내외적인 요인이 함께 맞물려 작용함으로써 나타나고 있다. 교회 외적인 요인으로는 입시경쟁 위주의 학교교육, 사회 청소년단체의 증가, 산업사회에서의 개인주의 팽배 등을 들 수 있으며, 교회 내적인 요인으로는 교육정책의 부족, 프로그램의 빈곤, 교회 교육의 비전문화 등을 들 수 있다.

 

청소년 교인의 감소현상(2)

 

- 감동도 재미도 없어 밖으로만 맴돈다

 

 

청소년 교인이 감소하는 것은 교회의 교육 등 프로그램상의 문제와 사회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는 교회 내의 청소년 감소원인을 집중적으로 찾아내 그 문제점과 이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시대착오적 프로그램-

 

청소년 교인 감소의 교회 내적인 원인은 주로 교회의 프로그램 및 교육과 관련되어 있다. 특히 사회의 여러 측면이 발달하면서 청소년들이 흥미를 느끼는 대상이 엄청나게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아직까지 구태의연한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21세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19세기의 방법으로 짜여진 내용을 전달하려 하다 보니 흥미를 만족시켜 주지 못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대착오적인 프로그램이 계속되는 한, 청소년 교인들의 감소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의 모든 분야에 있어서 한 집단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형식, 내용, 이념, 그리고 교육자와 피교육자라는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사회가 변화하고 발전하면, 가장 먼저 피교육자가 교육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변화한다. 이 경우 교육은 그 이념을 살려 나가면서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형식, 내용 등을 변화시켜 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피교육자인 청소년층이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분야의 변화를 거의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교회의 교육 이념이 일정하게 세워져 있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밝혀지겠지만, 한국 교회의 교육 이념이 올바르게 수립되어 있다거나 아니면 이것이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전달된다는 징후는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들은 '배울 것이 없는' 교회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교회의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의식과 구조도 청소년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다. 교회의 어른들에게 있어서 청소년들은 '공부 잘하고 말만 잘 들으면 되는 존재' 정도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 틀에서 벗어난 청소년들은 단번에 '문제아'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힌다든지, 자신이 가진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재능이 허용된다면 성가에 필요한 목소리나 피아노 등 악기를 다루는 재주 정도이다. 한마디로 교회 전반적으로 청소년들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이 청소년들을 교회 밖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한국 교회는 교육적 측면에서나 의식적구조적 측면에서나 청소년들을 감싸주기보다는 소외시켰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 어떻게 교회가 청소년들을 소외시켰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살펴보자.

 

서울시 성동구 G교회에 다니는 고2 김모 양은 요즈음 교회에 나가는 것에 싫증이 났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난 김양은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열심파'에 속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자기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교회라는 울타리를 거두어내고 싶은 충동이 자주 생기는 것이었다. 김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제목만 바뀌었지 매년 똑같이 반복되어서 흥미를 잃었어요. 국민학교 때부터 배웠던 공과는 수준만 조금 높아졌을 뿐 내용은 변함이 없고요, 학생회 2순서도 찬양경연대회, 성경퀴즈대회, 기도회, 친목회 등 내용이 정해져 있어요. 임원회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 봤자 결과는 뻔하죠. 저희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신앙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도 못하고 있고, 간혹 학생회 자체 프로그램을 가졌더라도 내용이 신앙적이지 못하면 교회 어른들로부터 안좋은 소리를 들으니 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정말 요즘 같아선 이런 고민 안하고 교회를 떠나 버리고 싶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교회 집사님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김양의 이야기는 자못 심각하다. 학생회 임원으로서 교회에서 나름대로 열심파에 속했던 그녀가 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은 교회생활에서 오는 일시적 권태기 현상으로 넘기기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다.

 

또 한 예를 들어보자. 경기도 성남시 K교회에 다니는 고1 이모 군은 교회만 나오면 평소에는 얌전했던 성격이 반항적인 기질로 변한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말하는 '날나리', '비행소년'은 아니다. 이모 군이 교회만 나오면 반항적으로 변하는 이유는 교회가 학생들의 자유와 인격을 강제한다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특히 중,고등부 부장 장로님의 강압적인 태도는 이모 군이 반항적으로 나오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교회만 나오면 듣는 잔소리 "교회 오면 꼭 기도를 해야 돼요." "예배시간에 이 친구, 저 친구 보면서 '히득히득' 웃으며 장난쳐도 안돼고요, 예배는 경건하게 드려야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찬송은 크게, 온 마음을 다해 드려야지, 점심 굶고 왔어요?"

 

예배시간이 부장 장로님의 잔소리로 가득 차 짜증이 난 것뿐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이 부장 장로님과 전도사님, 교사 중심으로 계획되기 때문에 자신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자꾸 '꼭둑각시'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처럼 교회 내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빈곤은 어제 오늘에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보통 중,고등부의 경우 부장, 지도전도사, 교사들이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을 독점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막는다든가 아니면 전도사의 지도와 부장의 승인 하에 프로그램이 기획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모두 '신앙'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자칫 프로그램 자체가 구태의연한 면을 벗어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겠다.

 

 

-연속적인 훈련체계 미비-

 

또한 교회 청소년 감소의 원인에는 연속적인 훈련체계가 미비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교육을 담당하는 전도사, 교사들의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교사가 제대로 수급이 되지 않아 중, 고등부를 갓 졸업한 자가 중, 고등부 교사를 맡는가 하면 중,고등부 교사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도 받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중, 고등부 교사로 임명되는 경우를 우리는 교회에서 많이 보아왔다.

 

이처럼 중, 고등부 교사에 대한 전문적이고도 연속적인 교육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 교육의 효과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층을 실질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지도전도사의 문제점도 청소년 교인 감소의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교육전도사의 경우 임시직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건 바뀔 우려가 대단히 높아 불안정하다. 또한 교회의 교육 이념과 전도사 개인의 교육 이념의 차이, 또한 전도사와 교사와의 관계 등이 원만하지 못할 때 올바른 청소년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교회와 지도전도사, 교사가 의견을 하나로 수렴할 수 있는 창구와 더불어 연속적인 교육 훈련을 통해 교육 이념을 일치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교회 내 청소년의 감소를 부채질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교육이념의 이중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회는 청소년들에게 '신앙'만이 최고의 가치임을 역설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의식적으로나 노골적으로 이세상 가치인 '출세','성공' 등을 요구한다. , 아무리 교회활동을 열심히 해도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아니며, 청소년기 교회생활이나 개인생활이 성실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출세지향주의에 교회가 매몰되어 있다는 말이다.

 

올해 대학에 떨어진 서울시 관악구 L교회에 다니는 전모 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제 나름대로 신앙을 지키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교회생활뿐 아니라 학교나 가정에서도 교회에서 배운 하나님의 말씀대로 실천하려고 애썼고요. 교회 어른들도 저의 행동을 보며 항상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칭찬했죠. 하지만 제가 이번 대학입시에서 떨어지고 말았어요. 그뒤 저에게 들려오는 소문은 '거봐, 교회생활만 열심히 하니까 저렇게 됐지' '저렇게 될 줄 알았지. 뭐든지 적당히 해야 되는 법이야.' 하는 말이었어요. 그 이후 저는 제 행동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요즈음은 교회 나가기가 두려워져요."

 

이처럼 신앙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요구하는 교회교육의 이념으로 청소년들의 방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교회 내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청년 및 청소년 관련 신앙 프로그램의 부재와 빈곤현상은 중 ,고등부 지도교사의 자질부족과 맞물려 젊은층 교인 감소현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 감소현상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훨씬 방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즉 교회교육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목표가 일반 사회교육, 달리 말하면 학교교육 그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는 사실과 알게 된다.

 

극단적인 표현이 될지는 모르지만, 이른바 제도교육을 '성공을 위한 교육' '출세지향 교육' 혹은 '처세요령 교육'이라고 흔히 비판하고 있는 현상을 감안할 때 현재 교회교육이 강조하는 중심내용과 어떻게 다른지 한번쯤 재고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흔히 목회자를 포함해 일선 교회학교 교사들은 교육대상자인 학생들에게 "순종믿음신앙인순종"이라는 도식을 주요 성서 구절들을 인용하면서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순종하면 믿음이 있는 자' '불순종하면 믿음이 없는 자'로 구별할 수 있는 근거를 암암리에 주입한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의 순종-이삭을 바치다" "모세의 순종-애굽으로 되돌아 가다" "그리스도의 순종-십자가에 달리다"라는 표현들은 가까운 교회의 성서교재에서 흔히 발견되는 제목들일 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들이 과거에 주일학교에서 배웠던 내용들이기도 하다. 특히 설교자의 설교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이와 같은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모범학생으로 주목받는 경우는 일단 출석을 잘하고, 요절 암송을 열심히 하고, 성경지식이 많은 학생에 국한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회적인 가치관을 기준으로 할 때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바로 이런 가치관의 교회 유입 때문에 젊은층은 이중의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이런 현상 때문에 학교에서 모범인 학생이 교회에서도 모범생이 되고, 학교에서 문제아가 교회에서도 문제아가 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사회적인 성공'이라는 부담 위에 '모범 신앙인 추구'라는 부담을 더 얹은 격이 되기 때문에 교회 안의 젊은층은 차츰차츰 교회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교회교육의 정체성 확립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청되는 대목이다.

 

-순종적 인간상만 강조-

 

청소년층의 감소를 교회교육의 본질 내용이 굴절된 데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은, 더 소급해서 구조적인 측면으로까지 발전됨을 의미한다. 한국 교회는 최근 몇 년 동안 권위주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큰교회 선호 경향과 이에 발맞춘 대형교회 건축 현상 등은 권위주의가 겉으로 드러난 한 단면에 불과하다. 앞에서 지적한 순종적인 인간상 구현이라는 교회교육의 역기능도 알고 보면 권위주의가 만들어낸 작품인 것이다. 교회 안에 팽배한 권위주의는 세속적인 가치관의 유입이라기보다 목회자 및 평신도 지도자들의 우월의식이 빚어낸 또 다른 사고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절대자에 대한 존경이 인간에게 제대로 적용되지 못한 결과인 것이다.

 

아무튼 교회 안의 권위주의는 교회 운영면에서 '장년 중심의 목회'라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 청소년들은 목회라는 전반체계 밖으로 밀려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룰 문제는 아니지만, 교회운영을 담당하는 이른바 장로, 권사, 집사 등 제직들의 구성이 그렇다. 젊은층의 요청을 수용할 수 있는 창구가 아예 봉쇄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일한 창구가 있다면, 담당부서 교육부장이나 전도사가 고작이다. 그러나 교육부장은 당회에서 임명하고 있어 당회나 제직회 결정에 따라야 할 위치에 있으며 전도사 역시 담임목회자의 목회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청소년층의 욕구불만을 제도적을 흡수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지 못하다. 청소년층은 자신들이 원하는 어른을 교육부장으로 요청할 수도 없는 상태에 있는 것이다.

 

장년 중심의 교회 운영은, 극단적으로 예배시간 배정에서도 나타난다. 어른예배, 이른바 '대예배'라는 시간이 오전 11시경으로 맞춰진 상태라고 하더라도 어린이를 포함한 청소년들의 예배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시간조절을 마음대로 하고 있다. 주로 토요일 초저녁쯤 시작하는 학생예배는 어수선한 때가 더 많다. 대부분의 교회라고는 할 수 없지만, 주일예배를 준비하기 위한 청소담당 집사들이 학생예배 때에 맞춰 청소를 시작하는 예는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풍경이다. "이래도 저래도 된다"는 식의 가벼운 마음이 기성세대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적으로 볼 때 아버지, 어머니 격이 되는 어른들이 활보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의기소침해 할 뿐 아무런 요청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교회의 교육정신 왜곡과 더불어 교회의 권위주의 만연은 청소년층을 지금과 같은 소수정예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교회 외적인 문제로 최근 교회적인 대회가 있었던 '선교단체의 활동'에 관련된 내용이다. 여기서 그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상당수의 선교회들은 기존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층 및 대학부층을 자신의 선교회로 나오게 하며 활동을 하고 있다. 활동 자체에는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하다. 그러나 선교회에 다니는 젊은층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교회 활동에 소극적으로 임한다는 사실이다. 선교회의 프로그램이 더 매력적이고 마음에 든다는 것 때문에 교회를 이탈, 주일에 따로 예배를 드리기도 하고 대학 등 캠퍼스 선교에 전념하는 것이다. 교회활성화를 도와주어야 하는 선교회가 오히려 교인을 빼가는 역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앞에서 짚어본 청소년과 대학청년층 감소의 교회 내적 요인들은 전혀 특별한 내용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갱신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런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 '기록'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기록'은 교회라는 범주 밖에 있는 청소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전제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 취재 결과였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뜩이나 고민과 갈등이 많은 청소년들이 현재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총체적인 이해가 절실히 요청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이런 이해의 바탕에서 교회 프로그램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고, 또한 신앙훈련을 포함한 각종 연속훈련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층 전반에 대한 이해와 개인에 대한 이해가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을 경우, 교회 프로그램을 포함한 구조 변화 문제는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임을 쉽게 예견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는 청소년층을 포용하는 의식전환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하겠다.

 

민아의 일기

 

월말이면 성적표를 기대하시는 어머니

아침이면 신문을 찾아 헤메이는 아버지

작은 내게 많은 것들을 원하시는 부모님

아주 흔한 관념에 젖은 한심함을 왜 몰라

매일쓰는 가계부의 지출 잔고 만큼

우리 어머니는 나의 마음을 몰라

조간신문 경제란에 주식시세 만큼

우리 아버지는 Rock'N Roll을 몰라

 

옆집 성아와 나를 자꾸 비교하시는 어머니

단 한번의 실수로 나를 평가하시는 아버지

20년전 부모님들의 그런 모습을 왜 몰라

아주 흔한 관념에 젖은 한심함을 왜 몰라

매일쓰는 가계부의 지출 잔고 만큼

우리 어머니는 나의 마음을 몰라

조간신문 경제란에 주식시세 만큼

우리 아버지는 Rock'N Roll을 몰라

 

- 신성우 2집에서...

 

 

청소년 교인의 감소현상(3)

 

- 입시와 출세에 밀려 신앙생활은 '뒷전'

 

 

이번에는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우리 사회의 출세, 성공지향적인 풍토, 개인이기주의, 향락, 쾌락 문화의 만연이 어떻게 청소년들을 교회 밖으로 내몰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교회 청소년의 감소 현상을 나름대로 극복하며 착실하게 교회 교육을 이루어나가는 개교회의 예를 통해 올바른 청소년 교육을 전망해 본다.

 

 

-출세지향적 풍토 원인-

 

청소년들이 교회로부터 멀어지는 요인은 한마디로 '교회의 요구''사회의 요구'가 다르다는 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출세,성공지향의 풍토라고 할 수 있다.

 

한 생명이 태어나면 사람들은 새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지만, 동시에 그 생명에게는 사회 속에서 번듯한 인간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부담이 주어진다. 그 부담의 일부는 부모들에게 주어지긴 하지만 아무래도 남들보다 뛰어난 존재로 커나가야 한다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이 부담을 안고 자라나는 청소년들, 특히 진학을 위해 정진해야 하는 입시생들에게 있어서는 일분일초가 아까운 형편이다. 이들에게 누가 감히 교회의 집회에 꼬박꼬박 참석하라고 강요할 수 있겠는가?

 

학생들뿐만 아니라 부모들, 더구나 믿지 않는 부모들에게 있어서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은 '쓸데없이 낭비되는 시간'에 불과하다. 그 시간에 교회에 가지 않고 독서실이나 학원에 가는 남의 자식들이 자기 자식을 제치고 입시와 출세의 가도를 먼저 달려갈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부모가 "교회에 가서 사랑을 배우라."고 권하겠는가?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갈수록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적인 경향이 깊어진다는 사실도 청소년 교인 감소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가족중심의 사회분위기가 청소년들이 교회보다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중시하게 만들었다는 점도 한 요인이 되었다.

 

이기주의로 인해 공동체의식이 희석되었다는 것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학생들끼리 서로 노트를 빌려주지 않는다든지 모르는 것을 서로 물어보는 관행이 사라지는 등의 세태는 이기주의의 또 다른 표현인 것이다. 여기에 '우리 자식만'을 강조하는 부모들의 태도도 단단히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독교인 부모들까지도 '우리 자식만 1등하고 일류대에 가면 된다'는 식의 사고에 젖어 자기 자식만을 위한 기도를 서슴지 않는다. 말하자면 부모들이 먼저 나서서 이기주의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 스스로가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문화와 향락 분위기에 젖어 있다는 점은 아마도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일 것이다. '뉴키즈 온더 블럭'이나 '서태지'류의 강렬한 비트음악, 그리고 현란한 조명에 한껏 심취해 있는 그들에게 교회의 찬송가나 복음성가는 욕망의 대리 분출을 위한 도구가 되지 못한다. 그들에게 예수가 물고기 두 마리와 다섯 개의 떡으로 수천명의 배를 채웠다는 이야기보다는 연예인 최모 군이 또다른 연예인 누구와 결혼한다는 사실이 더 관심거리가 된다. 또 주말의 황금시간에 교회에 나가 따분한 설교를 들으며 졸고 있는 것보다는 TV에서 나오는 쇼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며 깔깔거리는 것을 더 즐거워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중시해야 할 사실은, 그들이 감각적 대중문화에 젖어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런 그들의 분위기를 기성세대가 이해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교회처럼 구태의연하고 권위주의적인 냄새를 짙게 풍기는 집단은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와 같은 부류로 취급되곤 한다. 따라서 교회 역시 청소년들의 눈에는 하나의 ''으로 여겨질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이 제발로 교회에 찾아오기를 기다린다거나 고리타분한 교회에 발붙이고 있기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우리가 지적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청소년 문화가 감각적이고 향락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기성세대들에게 있다는 점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건전한 의견 제시나 참여의 길이 봉쇄되어 있고, 게다가 청소년들은 향락적인 사회 분위기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학교 주변에 유흥업소가 들어서 있는가 하면, 지방자치단체조차 담배 자판기 등 위해시설들을 묵인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을 '교회의 분위기에 젖어들게'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볼 때 청소년 교인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해진다. 우선 청소년들을 그들만의 문화로부터 자꾸 분리시키려 하고 그들의 삶과 고민과는 관계없는 '복음'만을 강조, 그들의 정신과 육체를 분리시키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도 문제-

 

한국 교회 청소년 및 청년층 감소원인 중 교회 밖의 요인은 대체로 학교 중심적인 생활 패턴이 신앙과 갈등관계를 형성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른바 공부해야 한다는 학생층의 부담을 교회가 아예 도외시하거나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교교육이 전인교육의 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사회 일각의 주장이 상당한 호소력이 있어 분위기를 바꾸고는 있지만 '대학입학이 곧 출세'라는 공식이 기성세대에게는 물론 청소년층에까지 깊숙이 뿌리내려 의식전환을 이루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더구나 사회에서도 '대학을 나와야 인정받는다'는 식의 통념이 만연돼 있어 사회구조 자체의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청소년들은 대부분 과외학습, 즉 속셈학원 등에 등록해 학교 수업 후 따로 학습을 하고 있음을 들 수 있다. 집에 돌아오면 저녁 9시에서 10시경, 유일한 휴일인 일요일을 기다리는 희망도 이제는 옛날 얘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림은 물론, 연초에 잡아놓은 교회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험기간과 교회 프로그램이 겹칠 때 교회 참석은 형식적일 뿐 온통 생각은 교과서 내용에 몰두해 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빽빽하게 마련된 교회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부담을 가중시키거나 혹은 정신적인 휴식과 희망을 동시에 주는 삶의 활력소가 교회에서는 발견될 수 없다는 것이 학생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B교회 학생인 김모 군(중학교 3)의 경우, 학교 수업과 학원 수업을 동시에 하느라 매일매일 숨가쁘다고 말하고, "교회에 나와도 요절암송과 분반공부 등으로 짜여진 행사때문에 집에 돌아가면 피로감만 더 가중된다."고 말하고 있다. 학교수업 방식과 전혀 다를 것이 없는 교회 성서 공부 방식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한 예라고 하겠다. 같은 학년인 성모 군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은 반응을 나타냈다.

 

청소년층 감소 원인이 꼭 입시 위주의 교육 체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대의 변화에 교회의 대처가 너무 미온적이었다는 교회책임론을 드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태이다. 즉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분위기에 학생들을 그대로 방치한 채 일주일에 고작 한두 번 모여 노래나 부르고 성경공부를 하는 것으로 교회의 역할을 했다고 자위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학생들은 굳이 교회에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오는 학생도 신앙생활을 학교에까지 끌고나가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교회끼리 빚어지는 과다경쟁과 이에 따른 대형화 현상, 그리고 학교에서 암암리에 진행되는 공부경쟁(이것은 학교측이나 교회측에서 선의의 경쟁이라고 부추기기도 한다) 속에서 학생들은 '사랑''양보','겸손'과 같은 종교적 덕목과 갈등, 긴장관계를 표출하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지적할 수 있는 점은 이성 문제다. 남녀 학생들이 자유로이 교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흔히 종교시설을 꼽는다. 여기서 교회공간은 대표적인 예로 줄곧 부모들의 관심과 주시를 한꺼번에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건전한 이성교제가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만 있다면 다행한 일이지만 남녀 중 어느 한쪽이 부정 반응을 나타냈다면 교회쪽으로서는 청소년 감소의 어려움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한 명을 두고 여러 이성이 호감을 갖게 될 경우, 이같은 결과는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 은평구에 있는 E교회 청년 중 박모 군(23)은 동갑내기 여자 청년에게 사랑을 고백, 교제할 것을 제의했으나 여자측에서 끝내 거절해 교회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주변의 친구들을 통해 알아본 결과 아무 교회에도 가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현상이 전국교회 내에서 벌어진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정신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이성 문제를 교회가 소홀히 다룸으로써 민물고기를 바다에 내던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숙하지 못한 신앙인을 성숙한 신앙인으로 끌어올리는 책임이 교회에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산업화에 따른 잦은 이동, 즉 이사로 인한 인구감소, 취업에 따른 인구감소 등 교회가 미쳐 손쓸 수 없는 감소 요인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에서 청소년들이 줄어드는 요인으로는 가정적인 문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크리스찬 가정이라고 할지라도 기독교적 교육 이념을 부모 스스로 갖고 있지 못할 때 교회 청소년들로 하여금 더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

 

, 앞에서 지적한 교회 내외적인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근시안적 안목으로 부모가 자녀의 교회 활동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자녀가 입시경쟁 위주의 학교교육에 뒤질세라 부모는 교회교육에 관심을 둘 여유조차 없다고 말하는 것이 오늘 크리스찬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인 것이다.

 

서울시 송파구 G교회에 다니는 고2 B군은 교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기를 원한다. 교회공동체 속에서 성경공부도 자유롭게 하고, 무엇보다도 또래 학생들과 어울려 아무런 부담없이 지낼 수 있는 교회공간이 참 좋았다. 그래서 B군은 평일은 힘들지만 주일날이면 될 수 있는 한 교회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가졌으며, 학생회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그러나 B군의 어머니인 L집사는 걱정이 앞섰다. '저러다 대학도 못가면 어쩌나.' 조바심이 난 L집사는 자식의 장래를 위해 호되게 마음을 먹기로 결심했다. L집사는 B군의 교회활동을 전면 제한하고, 학생회 공식 예배만 참석하도록 했다.

 

이처럼 교회 내외적인 영향이 크리스찬 부모에게도 미처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교회 활동을 막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와 더불어 불신 가정 부모들의 반기독교적 사고는 교회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교회 활동에 참여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 왔다. 청소년기의 경우, 친구 소개로 처음 교회에 발을 들여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초신자인 청소년들이 교회에 지속해서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부모의 불신앙이라는 점 때문이다.

 

부모의 불신앙이 요즈음 들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핵가족화, 가족이기주의, 가족동반 외출 등 현대적인 가족 형태가 우리 사회에 자리잡혀 가면서 자녀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고조되었다는 측면과 이와는 반대로 입시위주의 교육, 부모의 과잉보호로 청소년의 자아확립의 의지가 약화되었다는 점이 맞물려 교회 청소년의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 청소년의 감소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참신한 프로그램 개발 시급-

 

청소년 사역의 현장에서 일하는 김낙균 전도사(영락교회)"교회 지도부를 비롯해 교인 전체가 교육적 사고를 지니지 않으면 이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한다. , 앞으로 교인이 될 청소년을 교회에서 양육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자체를 기독교적으로 양육하는 교육적 사고가 교회 전반적인 분위기로 정착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 교회지도부와 교인들이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의 대교정, 권위의식의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는 교회 내에서 기독교교육에 대한 끊임없는 재교육이 이루어짐으로써 가능하다고 김낙균 전도사는 설명한다. 이와 더불어 목회 현장에서 청소년을 직접 지도하는 지도목사(전도사)나 교사들의 의견이 교육 정책에 반영되고, 이들의 고충을 나눌 수 있는 교육위원회의 실질적인 가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청소년기의 성장발달에 적합한 다양하고 참신한 교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꾀하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 교회는 청소년기의 발달 과정에 맞게 독특한 신앙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교회다. 이 교회는 청소년의 성장발달과정에 따라 사춘기 초기의 급격한 신체적 변화를 경험하는 중1,2학년을 한데 묶어 학생 1, 사춘기의 폭발기인 중3,1 중심의 학생 2, 사춘기의 정체기인 고2,3 학생을 학생 3부로 나눠 학생들의 독특한 특징에 따라 신앙교육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 1부는 사춘기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공동체훈련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며, 아직까지 부모의 영향력이 큰 점을 고려, 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마련해 놓고 있다. 또한 갑작스런 사춘기 증세로 인해 갈등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청소년상담실을 운영, 이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장치도 마련해 놓고 있다.

 

미국 교회 청소년교육의 실패 원인이 흥미본위의 교육임을 감안, 학생 2부에서는 성령운동, 영성훈련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그리하여 새벽기도회에도 학생 2부의 20%50여 명이 참석, Q.T훈련을 받고 있으며 수련회도 3번 기획, 이중 겨울수련회에 중점을 두어 실시한다. 그 이유는 서울YMCA 설문조사 결과 겨울방학을 지나 새학기에 적응하지 못해 가출하는 청소년들의 비율이 높다는 통계에 근거한 프로그램 입안이다. 학생 3부의 경우 차분한 분위기에서 자아발견, 삶의 의미, 사회 적응 훈련에 입각해 교육하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 W교회는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활동이 돋보이는 교회이다. 학생회 부서활동 중 20명 정도로 구성된 찬양경배팀이 예배 시작 전 찬양 인도로 예배를 도우며, 신앙부의 경우, 지도 목사를 위해 기도하는 기도후원팀을 조직, 지도자를 위해 기도하고, 회원들의 기도제목을 받아 중보기도를 하는 열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대중예술부를 두어 영화평, 서평, TV프로그램평을 기독교적으로 조명한 후 월간지 형식으로 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

 

이처럼 청소년교육은 교회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실질적인 교육위원회의 제도적 장치 마련, 청소년들의 특징에 맞는 적절한 프로그램 개발, 교사로서의 자질 향상과 더불어 뜨거운 열정이 한데 모일 때 교회 청소년 교육의 미래는 밝다고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제자들 사이에 누가 가장 위대하냐는 문제로 말다툼이 벌어졌다. 예수님은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한 어린 아이를 데려다가 곁에 세우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 아이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하는 것이며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면 바로 나를 보내신 분을 영접하는 것이다. 너희 중에 가장 작은 사람이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누가복음 9:46-48,현대인의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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