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회자 칼럼

낮은 데서 피는 꽃

by liefd 2024. 9. 22.
반응형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피고 지는 꽃을 바라보며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습관이 되어 말았다.

 

이전에는 꽃이 피면 벌이 모여들었는데, 이제는 꽃에 파리가 모여 드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요즘 파리는 자기가 벌인 줄 착각하는 모양이다.

 

원샷을 누른다.

 

한해 계속해서 입만 무성하고 꽃이 피는 모습을 바라보며 애를 태우며 기다리게 된다.

 

봉오리 다닥다닥 맺힌 채 꽃을 피울 기미가 보이지 않는 키다리 국화가 안쓰럽다.

 

꽃 한번 제대로 피우지 못한 채 애만 쓰는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봄에 피던 꽃이 계속해서 지금까지 피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고 놀랍기만 하다.

 

삼일 전 아침 노란 꽃을 바라보며 원샷을 누른다.

 

나의 관심은 낮은데서 피는 꽃에 눈이 머문다.

 

사람은 어디에선가 인생의 꽃을 피우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이왕이면 누군가 알아주는 곳에서 꽃을 피우고 싶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도 낮은 곳에서 꽃을 피우고 싶다.

 

삭막한 사막에서 꽃을 피우고 싶다.

 

꽃이 토양을 선택하지 않듯이 필요한 것에 꽃을 피우고 싶다.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는 그곳에,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그 곳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바로 그곳에 꽃을 피우고 싶다.

 

올라간 높이보다 헤져나온 깊이를 알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 달란트 남기면 사람이 되고 싶다.

 

반응형